한국(엔 없는…) ‘암호화폐 규제’의 모든 것

2019년 상반기 블록체인 규제 동향 ⑥한국

등록 : 2019년 7월 4일 12:30 | 수정 : 2019년 7월 4일 13:55

출처=Getty Images Bank

올해 상반기 한국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17~2018년 금융위원회 등이 행정규제 관련 조치를 취한 적은 있지만, 이후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 모집이나 암호화폐 거래소의 운영에 관한 법률규정이 제정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사업자들의 행위가 기존 법령에 위배되면 그에 따른 규제를 받는다.

 

1. KYC, AML 규제

구체적인 법령이 없으니 행정규제를 살펴보자. 대표적인 국내 암호화폐 규제 조치로는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018년 1월30일 시행했다.

위 가이드라인은 가상통화 취급업소(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하는 금융회사(은행 등)의 역할과 책임을 명시했다. 또한 금융회사가 FIU에 금융거래 보고할 때, 대상이 된 금융거래 자료, 합당한 근거자료 등을 함께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간접적인 규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등은 가이드라인 시행 전 발급받은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유지했다. 하지만 은행은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추가로 신규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은행은 가상화폐 취급업소가 고객확인을 위한 정보제공을 거부하거나 제공한 정보를 신뢰할 수 없는 경우 지체없이 거래를 거절하거나 종료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7월10일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1년간 시행되는 이 가이드라인은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개정안으로 대체될 예정이었으나, 특금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금융위는 최근 가이드라인의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2. ICO, STO 규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TF’는 2017년 9월29일 “지분증권‧채무증권 등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하여 자금조달(ICO)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고 밝혔다. ICO를 금지한다는 것은 가이드라인 형태의 행정지도에 불과했지만, 정부의 방침을 거스르고 국내에서 대놓고 ICO를 할 기업은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9월 22개 기업을 대상으로 ICO 실태 조사를 시작했고, 국무조정실이 주도하는 ‘범정부 가상통화TF’는 2019년 1월31일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투자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ICO 투자에 신중을 기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ICO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은 제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ICO, IEO는 현재상태에서 사실상 가능하다. 다만 현재 존재하는 법률에 위배되지 않게 진행되면 된다. 판매 과정에서 방문판매법이나 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지 않아야 하며, 특히 사업 내용에 허위 사실을 포함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허위사실이 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문제 될 수 있고, 모금된 자금을 함부로 유용한다면 형법상 횡령죄가 문제 될 수 있다. 또한 발행되는 암호화폐가 선불전자지급수단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면, 전자금융거래법상 등록이나 인가 의무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증권형 토큰 발행(STO)은 자본시장법의 엄격한 규제에 따라야 하므로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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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외국환 규제

국외에서 ICO를 했다면 외국환거래법상 규제가 문제 될 수 있다. 국내 프로젝트들이 일반적으로 시스템 개발을 하기 때문에 외국의 발행 법인이 국내에 자금을 송금하면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암호화폐로 자금을 전달할 경우에는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를 하더라도 수리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인 상황이다.

 

4. 세금 규제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 납부 의무를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암호화폐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국세청은 암호화폐가 화폐로서 통용되는 경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서 거래되는 경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따라서 그 법적 성격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부가가치세 납부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득세는 소득세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과세대상 항목에 해당해야 과세가 가능하고, 사업소득의 경우 암호화폐와 관련된 항목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사업에 준하는 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이라면 소득 신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급여를 현금이 아닌 암호화폐로 받은 경우 근로소득에 산입돼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양도소득세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만 부과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암호화폐 양도에 따른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 규정이 없으므로 양도소득세는 문제되지 않는다. 법인세의 경우 포괄적 과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암호화폐로 인해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한 경우 법인세 과세가 가능할 것이다.

 

5. 거래소 규제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를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법령은 없다. 2019년 3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가 규정되어 있다. 다만 위 신고제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서 사실상의 허가제 내지 등록제와 다름이 없다.

만일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ISMS 정보보호인증을 받고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사용하는 거래소의 경우 신고를 통해 합법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어떤 인허가 제도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누구나 거래소를 설립·운영해도 됐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현행법상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시 인허가 등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등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지침 등을 마련함에 있어 국내법적 검토를 해야 한다.

나아가 거래소 사업은 인터넷과 이동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이므로 거래소 운영자는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정보통신망법을 준수해야 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2019년 6월 암호화폐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를 반영해 법제화할 것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도 고객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의 주체이므로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KYC와 AML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파트너 변호사이며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사진=한서희 제공

각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전문가들의 기고를 통해 2019 상반기 각국별 블록체인 규제의 동향을 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①싱가포르 2019년 하반기, 싱가포르에 암호화폐 규제법이 생긴다
②일본 암호화폐 규제, 일본도 결코 널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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