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페이스북 리브라’를 규제할 수 있나요?

[크립토 법률상담소] Case #40

등록 : 2019년 7월 8일 15:00 | 수정 : 2019년 7월 8일 16:41

크립토 법률상담소. 이미지=금혜지

질문:

각국 정부가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도 궁금한데요, 현행법상 정부가 리브라의 국내 사업을 막는 등의 규제를 할 수도 있나요?
황재영 변호사

황재영 변호사(AMO Labs/펜타시큐리티) :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입법 없이는 리브라를 규제할 특별한 근거가 없습니다. 해외송금 과정에서 법정화폐 교환의 매개로 사용되는 경우 이용자가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 정도만 준수하면 되겠습니다.
향후 활용처가 많아져 리브라를 굳이 법정화폐로 교환할 이유가 없어진다면, 국가간 송금에 대한 외국환거래법 적용조차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금융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리브라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송금과 결제 등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서비스가 리브라의 기본 기능이 되겠지요. 그런데 전통적으로 금융은 정부의 규제가 가장 강력한 산업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금융규제와 암호화폐 규제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리브라는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규제 공백 상태에 있습니다. 즉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하는 고유의 규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 관계에 수반되는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별도로 리브라를 규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거래 당사자가 원한다면 리브라를 이용한 결제 또한 자유롭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출처=페이스북 제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출처=페이스북 제공

게다가 리브라는 향후 다른 코인과 달리 ‘현실적인 이유’로 외국환거래법상 문제조차 야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막강한 인프라에 힘입어 리브라가 결제수단으로 널리 통용되면, 리브라를 다른 법정화폐로 교환할 필요성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법원은 암호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법정화폐→암호화폐→다른 법정화폐’ 형태의 교환이 일어나는 경우에만 외국환거래법이 적용됩니다. 즉 리브라를 받아 다른 법정화폐로 교환하지 않는다면 국외 반출이든 국내 반입이든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은행을 통해 송금하면 정부는 모든 자금 이동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활용한 송금 사례들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각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유통시키는 주체를 규제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세계 각국의 법규를 준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법규 준수와 별개로, 이용자의 법규 준수까지 자동화해 돕는 편의성 높은 플랫폼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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