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불투명한’ 바이낸스자선재단, 더 나은 세상 만들 수 있을까

등록 : 2019년 8월 5일 12:00 | 수정 : 2019년 8월 7일 16:27

Binance Exchange’s Charity Falling Short of Transparency Goals

자오창펑. 출처=코인데스크

요약

  •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지난해 최소한 1300만 달러를 기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재단의 계좌에 든 돈이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재단 대변인은 1300만 달러는 기부를 약속한 금액일 뿐 실제 기부 금액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바이낸스 자선재단 계정에 든 암호화폐는 600만 달러어치로 기부를 약속한 금액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아프리패드라는 비영리 단체와 제휴를 맺고 핑크케어토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제로 지원을 받을 대상은 정하지 못했다.
  •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밝힌 대로 완벽히 투명한 자선기금 관리가 이뤄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생리대 걱정 없는 세상(period equity)’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자선 프로젝트인 핑크케어토큰(Pink Care Token)의 모토를 새로 내걸었다.

몰타에 본사를 둔 바이낸스 산하 비영리 재단인 바이낸스 자선재단(BCF, Binance Charity Foundation)은 이달 초 아프리카 가난한 지역의 여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도록 생리대를 비롯한 위생용품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의 헬렌 하이 총재는 코인데스크에 바이낸스를 통해 암호화폐로 기부하면 재단이 같은 액수의 자체 토큰인 핑크케어토큰을 우간다의 학부모, 교사들에게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핑크케어토큰은 학생들이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교환하는 데 쓸 수 있다.

핑크케어토큰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비트코인 20개, 약 2억 3천만 원에 해당하는 기부금이 모였다. 프리머티브 벤처스(Primitive Ventures)의 공동창업자 도비 완을 비롯해 애링턴 XRP 캐피털(Arrington XRP Capital)의 창업자 마이클 애링턴 등이 기부에 참여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부한 사람이 자신의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상에 공개된 각종 기부금 관련 기록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등 바이낸스 자선재단을 향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바이낸스의 창립자 자오창펑은 지난해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는 데 1천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트론(Tron)을 만든 쑨위천(저스틴 선)도 300만 달러어치 암호화폐를 기부하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10월 거래소에 토큰을 상장하고 받는 수수료를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바이낸스 자선재단에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여러 명 있었지만, 현재 자선재단 지갑에 든 돈은 비트코인 507개로, 가격 변동성을 감안해도 600만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바이낸스 자선재단 대변인은 나머지 돈이 어디에 있느냐는 코인데스크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자오창펑이 내기로 한) 1천만 달러는 그 정도 금액을 내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밖에 기부로 받은 돈은 잘 보관하고 있고, 본격적인 자선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대로 기부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변인은 쑨위천이 낸 기부금의 일부는 이미 핑크케어토큰 캠페인에 쓰이고 있다고 했다. 기부금을 쓴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갑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자, 대변인은 코인데스크에 해당 페이지를 몇 분 뒤에 새로고침해보면 된다고 답했다. 기부금은 인터뷰 직전에 핑크케어토큰 캠페인에 배정됐다.

자오창펑이 처음에 약속한 완벽히 투명한 자선기금 관리가 이뤄지기까지는 그야말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바이낸스 자선재단 대변인은 원래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시점에 기부금이 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황상 이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재단의 헬렌 하이 총재도 사실 아프리카에서 평판이 좋은 인물은 아니다. 하이는 바이낸스에 합류하기 전에 중국 신발 제조업체 화젠 그룹 에티오피아 공장의 책임자로 일했는데, 당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한 달에 50달러도 되지 않는 월급을 지급하는 등 인권침해 사실이 알려져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하이는 코인데스크에 자신은 이미 화젠 그룹을 2013년에 떠났으며, 현재는 화젠 그룹의 주식도 다 처분했고, 관련된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 블록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전체 기금의 10%를 운영비로 책정하고 지금까지 100만 달러가량을 운영비로 썼다. 바이낸스 자선재단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운영비는 바이낸스 자선재단뿐 아니라 바이낸스와 제휴를 맺고 같이 자선 사업을 하는 모든 비영리 단체의 운영비를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렌 하이는 바이낸스가 우간다의 160개 학교에 다니는 총 10만 명의 여학생에게 생리대를 지급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핑크케어토큰 캠페인을 거친다고 말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 대변인은 기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 개선할 부분이 많다면서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자선재단의 일에 관여하는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 업무 과정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외부 기관의 감독도 기꺼이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조언은 얼마든지 환영한다.”

코인데스크는 바이낸스 자선재단의 지원을 받기로 한 우간다의 학교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해당 학교 측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기사를 추가할 예정이다.

 

아프리패드(AFRIpads)와의 제휴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비롯한 위생용품을 지급하기 위해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지역 비영리 단체인 아프리패드(AFRIpads)와 제휴를 맺었다.

아프리패드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사라 설리반은 코인데스크에 핑크케어토큰을 받은 학생들은 토큰으로 1년 치 생리대 등 위생용품이 든 아프리패드의 딜럭스 키트를 교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패드는 키트를 나눠주고 받은 토큰을 바이낸스의 우간다 거래소에서 우간다 법정화폐인 실링으로 바꾼다.

설리반은 우선 학생 5만여 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며, 아프리패드가 첫 번째 지원 대상을 모집할 학교 50여 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 총재가 제시한 160개 학교 10만 명과는 차이가 있는 수치다. 설리반은 이어 암호화폐 토큰을 이용한 생리대 지원이 “생리를 시작하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여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는 데 창의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의 아이리스 두 이사(가운데)가 우간다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 바이낸스 자선재단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공정한 생리’ 정도로 옮길 수 있는 ‘period equity’라는 말은 활동가 제니퍼 바이스울프가 자주 사용해 유명해진 말이다. 바이스울프는 주기적으로 생리를 하는 여성도 교육을 비롯한 기본적인 사회 활동에 지장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생리를 시작하는 순간 생리대를 비롯한 위생용품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여학생이 전 세계에 걸쳐 수백만 명에 이른다. 생리대만 넉넉히 지급된다면 여성이 더 많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좀 더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운동가들은 생리대가 사회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생리 빈곤(period poverty)이라 부르며 이를 퇴치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낸스 자선재단도 이러한 모토와 설명을 차용해 쓰고 있다.

바이스울프는 코인데스크에 아프리패드가 우간다에서도 생리대 걱정 없는 세상을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회사라고 추켜세웠다. 아프리패드는 자원이 부족한 시골의 여학생이 쓸 수 있도록 재사용 가능한 생리대를 고안해 보급하기도 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의 어시나 위 이사장도 아프리패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바이낸스 재단이 아프리패드를 제휴 업체로 선정한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지속가능한 지원 모델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아프리패드는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업체로, 우간다 남부에 있는 아프리패드 공장에서는 지역 여성을 채용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한다. 현재 지원 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우간다의 비영리 단체인 테크플러스러브재단(Tech Plus Love Foundation)이 선정을 돕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패드를 칭찬했던 바이스울프는 정작 암호화폐가 이런 기부에 적합한 수단일지에 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한 지역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대로 지급하고 지원하려면 지원 프로그램은 철저히 그 지역 사람들의 필요에 맞춰져 있어야만 한다. 지원 대상이 될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면 프로그램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풀뿌리 마케팅

바이낸스는 법정화폐를 아프리패드에 기부해 목표 금액을 달성할 수도 있었지만, 암호화폐를 이용한 핑크케어토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우선 바이낸스 우간다 지사와 제휴를 맺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법정화폐를 입금한 뒤 암호화폐 거래를 촉진하고자 우간다에 별도의 법인을 세웠다. 핑크케어토큰은 일종의 디지털 쿠폰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급자와 토큰을 지원받아 그 제품을 사는 사람이 거래소에 암호화폐 계좌를 만들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비트코인 판매업자로 일하는 웬시 누와가바는 우간다에서는 소량의 상품을 모바일 결제로 사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골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는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많고, 물류 창고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많은 물건을 한꺼번에 판매하고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난제는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도시를 벗어나면 제대로 된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핑크케어토큰 프로젝트를 통해 암호화폐 자체를 알리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가 우간다에서 특히 유용한 지점도 있다.

누와가바는 자신이 비트코인 판매업자들의 단체 채팅방에 속해있다고 밝혔다. 한 달에 2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돕는 판매업자 206명이 모여있는 곳이다. 누와가바의 고객 가운데는 5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운용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달에 1천 달러 정도를 사고파는 개인 투자자들이다. 비트코인을 전자상거래 결제 수단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이른바 결제 사각지대가 많다. 우간다에서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쓸 수는 있지만, 우간다 밖으로 돈을 보낼 수는 없다. 페이팔 계정을 열어도 우간다 계좌로는 돈을 받을 수 없다. 비트코인이 이 틈을 메워줬다.”

이런 상황에서 핑크케어토큰은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암호화폐를 알리고 접하게 하는 기회로 분명 쓸모가 있다. 비록 투명성 부분에선 개선할 여지가 많더라도 말이다.

“핑크케어토큰 프로젝트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사용하는 법을 익히고 상상하게 되면 좋겠다. 우선 우간다에서 시험한 모델을 비슷한 수요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는 방법도 찾아볼 계획이다.” – 헬렌 하이, 바이낸스 자선재단 총재

번역: 뉴스페퍼민트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자 주.

코인데스크가 7월27일 이 기사를 보도한 지 닷새 뒤인 8월1일 바이낸스는 자료를 내어, 바이낸스자선재단(BCF)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온 자선사업 내역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 부두다에 힘을 : 산사태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우간다 부두다(Bududa) 지역 이재민에게 생필품을 암호화폐로 구매해 전달
  • L 이스트리나 : 유럽지역 말기 환자와 장애인 들에게 치료비 일부를 암호화폐로 전달
  • 어린아이들에게 하루 한끼 : 유저가 1BNB(현재 가격으로 약 3만 2829원)를 기부해 한 명의 아프리칸 어린이에게 열흘간 점심을 제공
  • ALS 환자 돕기 : 희귀병인 근위축측삭경화 증후군을 겪는 환자에게 치료에 필요한 일부 비용을 보조
  • 노트르담 대 성당 복원 : 화재로 대부분 소실된 인류의 문화자산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전달
  • 핑크케어토큰프로젝트 : 아프리카 빈곤여성에게 1년치 생리대를 무상으로 제공

바이낸스는 이들 사업 진행을 위해 약 1만 2298 BNB(약 4억 373만원), 3427 PAX(약 400만원), 및 2.03 BTC(약 2000만원) 등의 기부금을 암호화폐로 공여받았으며, 6만명에 달하는 수혜자들이 직접 BCF로부터 자선기금이나 물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또 관련 홍보 및 운영비용 120만달러는 바이낸스가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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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