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봇으로 차익거래해도 되나요?

[크립토 법률상담소] Case #44

등록 : 2019년 8월 5일 19:00 | 수정 : 2019년 8월 5일 18:36

크립토 법률상담소. 이미지=금혜지

질문:

거래소가 봇으로 차익거래 해도 되나요?

황재영 변호사(AMO Labs/펜타시큐리티)의 답변:

황재영 변호사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거래소의 거래 참여를 규제할 규정은 없습니다. 차익거래 자체가 불법적인 것도 아닙니다. 다만 허위의 거래로 이용자를 유인하거나 수익을 낸다면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

거래행위 자체가 금지되지 않는다면 거래방식 또한 특별히 제한되지 않으므로, 봇을 사용하는 것도 사실상 자유로운 상황입니다. 일반 투자자라면 단타 매매나 차익거래에 뛰어들었다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제도적으로 금융시장에 편입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종목들이 시세대로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점차 금융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금융권 출신의 트레이더들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익거래는 여러 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가격 차이가 있을 때, 또는 특정 종목의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가 있을 때 그 차액을 수익으로 실현하는 거래입니다. 차익거래는 전체 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가격이 하나로 수렴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차익거래 그 자체가 시장에 부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위 질문은 1)거래소가 직접 거래에 참여해도 되는지(행위내용), 2)이 때 봇을 사용해도 되는지(행위방법)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기존 증권시장에서 거래소가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의 ‘회원’만이 시장에서의 거래자격을 가지므로 거래소의 매매는 문언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기도 합니다. 거래소의 임직원 또한 자본시장법 제63조에 따라 주식매매를 통제받게 되며, 법제와 별개로 한국거래소는 내규로 임직원의 투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에는 거래소의 거래 참여를 제한할 법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특정 종목을 단타 매매하며 수익을 낸다고 해도 이를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진짜 거래가 아닌 허위의 거래로 거래량만을 부풀리거나 특정 코인의 시세를 조작한다면 이용자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봇(bot)의 사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거래행위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 행위를 어떻게 할지는 사실상 행위자의 자유입니다. 증권시장 및 외환시장에서도 기관과 개인이 차익거래나 초단타매매 등을 위해 봇을 이용하고 있어, 규제가 정비되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봇을 사용하는 것 역시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요약하면 암호화폐 거래소가 거래에 참여해 수익을 내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봇의 사용을 제한할 근거도 없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차익거래나 단타 매매로 수익을 내는 것은 기존 금융시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도가 아니라 시장 주체의 도덕성에 의존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된 종목을 거래하는 현명함이 더욱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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