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워싱턴브리핑

등록 : 2019년 8월 6일 16:00 | 수정 : 2019년 9월 18일 18:13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리브라에 엄격한 잣대? 페이스북이니까!”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를 두고 의회의 강도 높은 청문회와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상·하원에서 열린 관련 청문회가 무려 무려 세 차례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리브라를 향해 유달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의회 내에서 페이스북의 평판은 아주 좋지 않다. 의회는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함부로 유출한 데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페이스북이 디지털 통화를 만들어서 20억 명 넘는 고객에게 결제 수단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섰으니 의회로서는 이를 곱게 허락해줄 리 없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당파를 막론하고 페이스북 뜻대로 리브라가 출시돼선 안 된다는 데는 의견이 같다.

 

말말말

“미국 국회의원들이 혁신을 가로막으려 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리브라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나선 주체가 페이스북이라서 미국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페이스북이라서 사람들이 훨씬 더 엄격하고 까다롭게 따지게 된다. 페이스북이 대선 때 한 일, 의회 조사와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을 고려하면 의회가 리브라를 쉽게 허락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 프렌치 힐(공화, 아칸소) 하원의원, 7월 20일 발언

물론 페이스북이 하는 프로젝트라고 리브라의 취지까지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다.

“솔직히 나는 리브라에 관한 동료 의원들의 발언에 적잖이 실망했다. 특히 상원에는 페이스북을 경멸하는 시선을 리브라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리브라에 관한 모든 것도 결국엔 페이스북으로 단순화해버리는 시각이다. 규제 당국자라면 기반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해서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그 두 가지는 다르기 때문이다.” – 데이비드 슈바이커트(공화, 애리조나) 하원의원 / 하원 블록체인 코커스 공동의장, 7월 19일 발언

 

몇 년째 계속되는 의회와 페이스북의 갈등

페이스북이 지난 대선 때 정치 컨설팅 회사에 이용자 약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넘긴 데 대한 사법 당국의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의회도 새로운 법을 발의하며 페이스북을 계속 압박하고 있는데, 지난달 31일 다이앤 파인슈타인(민주,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유권자 개인정보 보호법(Voter Privacy Act)을 발의했다. 사실상 페이스북을 겨냥한 이 법안은 연방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개인 정보를 각 후보 캠프가 함부로 가져다 쓰지 못하도록 본인이 직접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와 후보 캠프가 개인정보에 함부로 접근해 이를 통해 유권자를 오도하거나 여론을 조작하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 법안은 데이터를 그런 식으로 악용하지 못하게 막는 법안이다. 현재 각 후보 캠프는 전 국민을 상대로 정교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개인별로 성향을 분석해 이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발송한다. 이런 식의 데이터 수집과 맞춤형 정보 제공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갉아먹을 뿐 아니라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 – 다이앤 파인슈타인 의원

 

 

암호화폐 접근법, 나라마다 달라도 너무 달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무역 및 금융 전문가 레베카 넬슨에 따르면, 나라마다 암호화폐를 대하는 태도와 규제에 대한 의견이 천차만별이다. 넬슨은 지난달 30일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의 암호화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 의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 세계 190여 나라의 암호화폐 규제를 분석해보면 일치하는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라마다 암호화폐가 쓰이는 환경이 다르며, 규제 방식도 제각각이다. 넓게 보면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사용을 장려하는 나라부터 전면 금지하는 나라까지 접근법이 다양하다.” – 레베카 넬슨, 의회조사국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관련 규정이나 환경 규제도 당연히 나라마다 다르다.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통화도 나라별로 공공의 이익을 따진 계산 결과는 다를 것이다. 그 만큼 접근법과 규제도 당연히 다를 것이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큰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린 결정이 대체로 많은 나라에 영향을 미치기는 할 것이다. 미국 의회가 내리는 결정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친(親) 암호화폐 성향 국가

넬슨은 먼저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화폐 산업 전반을 개발하고 장려하는 데 힘을 쏟는 나라들을 언급했다.

“이 나라 정부들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가 금융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로써 암호화폐 산업을 대하며, 자연히 규제도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장려하는 쪽으로 고안된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ICO도 폭넓게 허용하는 나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위스다. 스위스는 주요 테크 기업을 유치해 전 세계 기술 혁신의 중심이 된 미국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삼아, 가상화폐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를 만들고 있다. 블록체인 천국으로 불리는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싱가포르의 접근법도 이와 유사하다.

 

반(反) 암호화폐 성향 국가

반대로 암호화폐를 정도는 다르지만 일단 금지하거나 제약하는 나라가 사실 더 많다. 중국, 한국, 알제리, 볼리비아, 모로코, 네팔, 파키스탄, 베트남, 카타르, 바레인 등의 국가들에서는 암호화폐 거래 등 암호화폐를 이용한 경제활동이 전면 금지됐거나 제약을 받는다.

 

말말말

“만약 미국이 암호화폐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를 금지한다면 암호화폐는 끝내 미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전 세계적인 혁신에서 뒤처지고 마는 것이다.” – 마이크 크레이포(공화, 아이다오) 상원의원, 7월 30일 청문회 발언

 

 

7월 들어 세 번째 열린 암호화폐 청문회

지난달 30일 한 달 안에 상·하원 통틀어 세 번째, 상원으로만 따져도 7월 두 번째로 암호화폐 청문회가 열렸다. 가상화폐를 어떻게 규제할지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역시 페이스북의 리브라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가 초점이 됐다.

메르사 바라다란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교수는 가상화폐를 파생상품에 빗댔다. 파생상품은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으며, 2008년 금융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다.

“사실 기반 기술이 무엇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어떤 기술과 그를 활용한 상품 때문에 새로 어떤 위험을 지게 되는지가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다고 이렇게 생겨나는 위험이 딱히 줄어드는 건 없다. 결국, 블록체인은 규제 당국이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핵심과는 관계가 별로 없다.”

바라다란 교수는 이어 의회가 디지털 자산을 각각 통화, 증권, 상품, 아니면 다른 자산 가운데 무엇으로 규정하고 어떻게 분류할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현상이라고 새로운 규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기존의 기준을 분명하게 다듬고 적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바라다란 교수는 말했다.

 

혁신과 규제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수익률이 높지만, 위험도 큰 정크본드(junk bond), 프로그램 트레이딩, 복잡한 각종 파생상품은 모두 한때 금융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파생상품이 미국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은 의원들도 잘 알고 있다.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의원들은 다시 한번 혁신과 소비자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저마다 균형점에 관해 듣는 조언도 다르고, 아직 이렇다 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분간 청문회가 적어도 몇 번은 더 열려야 할 것이다.

 

말말말

이날 청문회에는 블록체인 협회를 대표해 암호화폐 기업 서클(Circle)의 CEO 제레미 얼레어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알레어는 디지털 자산은 다른 기존 자산과 특징이 다른 만큼 규제도 달리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혁신이 자랄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회는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종류의 자산으로 분류하고 관련 규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는 미국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선도적으로 육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디지털 자산이 주도하게 될 경제 개혁과 혁신에서도 뒤처져 이로 인한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할 것이다.” – 제레미 얼레어, 서클 CEO

“디지털 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은 모두 실제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기술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를 적절히 규제하지 못하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의원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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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