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블록체인 특구 지정, 정부 분위기 변화의 신호탄”

등록 : 2019년 8월 8일 09:00 | 수정 : 2019년 8월 8일 13:41

부산광역시의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는 암호화폐 특구가 될 수 있을까? 유재수 부산 경제부시장은 궁극적으로 부산 특구가 암호화폐 공개(ICO)를 포함한 ‘보다 큰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부시장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한 ‘정부·기업·국민이 함께하는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에 참석해, “ICO와 같은 시스템을 혁신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 채널로 열어준다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산 지역화폐 시스템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면, 보다 큰 모델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고 나서, 암호화폐 특구가 되는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국내에서 안 되니까 싱가포르 등으로 ‘블록체인 망명’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특구를 추진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암호화폐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게될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의 리브라만 보더라도 이는 불가피한 방향성이다. 허가형 혹은 제한된 퍼블릭 블록체인 형태로 출발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나.”

유재수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해시드

 

유 부시장이 이같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부산이 특구로 지정되기 전인 지난 6월에도 “국민들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이라는 상황을 전제로 특구가 지향하는 것은 암호화폐 공개(ICO)와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포함한 전반적인 디지털자산 관련 종합생태계라고 밝힌 바 있다.

유 부시장의 입장은 지난달 부산시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최종 선정한 정부와 다소 결이 다르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는 암호화폐 공개(ICO)를 비롯한 암호화폐 발행·유통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구 내의 관광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실증사업만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부산 지역에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부산 디지털 지역화폐 발행은 허용하면서, 지역화폐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유 부시장은 특구 지정이 이뤄진 것만으로도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시장을 보는 정부의 눈은 개고기 시장을 보는 것과 비슷했다. 눈 감으면 안 보인다는 거였다. 블록체인이란 말만 들어가도 투자나 (해외) 송금을 막았다. 그런 정부가 부산을 특구로 지정해 줬다는 건, 정부의 자세가 많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모태펀드 자금이 블록체인으로 흘러들어가기 어려웠다. 정부가 모태펀드의 자금을 받는 투자회사들에게 은연중에 겁을 줬기 때문이다. (특구 지정을 계기로) 적어도 이런 행태 정도는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유 부시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행정 실험이 우선 성과를 보인다면,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태도도 점차 누그러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은 블록체인 특구이기도 하지만, 세종특별자치시와 더불어 스마트시티로도 지정된 도시이기도 하다. 스마트시티의 운영체제를 블록체인화 한다면 기술적 실험으로 쉽게 연결해 나갈 수 있다. 가상화폐 열풍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신뢰만 있다면, 정책결정자들도 점진적으로 규제 마련에 나설 것이다. 부산에서 신뢰할 만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도 부산 특구에서 성공적인 블록체인 사업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위원장은 “지난해까지 ICO가 수없이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비즈니스 모델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시장 진입을 통해 진전된 개념의 암호화폐가 나온다면 정부가 초기에 갖고 있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특구법을 비롯한 ‘규제샌드박스 4법’이 업계에 숨통을 틔웠다. 정부의 혁신 성장 의지도 강하므로 적절한 계기가 마련된다면, 기관투자자나 모태펀드 등의 (암호화폐) 투자 허용을 비롯해 숨통을 틔워주는 일에 대해 적어도 연말에는 다시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이날 토크쇼엔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신현성 테라 공동대표 등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도 암호화폐 법제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 토큰 발행을 허용하고, 경쟁력 있는 투자사들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법으로 나와 있는 것도 없이 창구지도같은 형태로 은근히 규제가 이뤄지기에 시장 왜곡도 크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협업이 완벽히 차단돼 있다. 좋은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핀테크업체에 은행 결제망을 개방하는 금융결제원의 ‘오픈뱅킹’ 사업에조차 암호화폐 기업은 예외다. 정말 혁신을 위한 것이라면 선별적으로라도 문을 열어야 발전이 있을 것이다.” -신현성 테라 공동대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춘 국회의원, 김서준 해시드 대표, 이헌재 여시재 이사,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유재수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출처=해시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춘 국회의원, 김서준 해시드 대표, 이헌재 여시재 이사,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유재수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출처=해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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