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워싱턴브리핑

등록 : 2019년 8월 13일 13:29 | 수정 : 2019년 9월 18일 18:14

Picture of The Congressional building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n Washington DC during spring time, with no people, and clear blue sky

미국 의사당.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규제, 정부 기관보다 의회가 먼저 내놓을까?

암호화폐 규제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기관은 어디일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물어보면 당연히 행정부와 정부 기관이 맡아서 할 일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정부 기관보다 의회가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과 전망이 나온다.

CQ의 핀테크 애널리스트 크리스 브러머 교수는 지난 6일 칼럼에서 “의회가 (정부 기관보다) 더 빨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 규제를 새로 만들 때 밟아야 하는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환경과 당면한 문제를 면밀히 분석해 규정 초안을 마련한 뒤 시장의 반응, 여론을 수렴해 고칠 부분은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최종안을 정할 때는 정부 부처나 기관 내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8월은 워싱턴 정가도 휴가철이지만…

보통 8월은 워싱턴 정가가 바쁘게 돌아가는 시기가 아니다. 의원들도 회기가 없는 휴가철을 맞아 대부분 지역구에 머문다. 다만 올해 여름은 7월에 페이스북의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두고 청문회를 세 차례나 열었다는 점이 다르다. 청문회는 보통 법안을 만들기 전에 꼭 거치는 단계다. 본인이 직접 증인으로 청문회에 나섰던 브러머 위원은 CQ에 쓴 칼럼에서 의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페이스북 청문회에 참석해 받은 인상은 의회가 리브라에 관해서는 속히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데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현재와 같은 분점정부(여소야대) 상황에서 초당적인 합의가 없으면 의회가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공화당은 상원에서만 다수당이고 하원의 다수당은 민주당이다. 또한, 내년에 대선을 포함해 선거가 있기 때문에 의회가 사안에 따라 더더욱 과감하게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폭넓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관해서는 의회가 나서서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다.

크리스 브러머 교수는 암호화폐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의회가 여기에 반응할 거라고 내다봤다.

“특히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금세탁의 온상이 되거나 테러 단체의 자금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의원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거래에 관한 사안마다 합리적인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플 법률 자문위원 “암호화폐 규제안 더 명확해야”

리플(Ripple)의 법률 자문위원 스튜어트 알더로티(Stuart Alderoty)가 CQ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미국 규제 기관에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더로티는 복잡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규정은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거라고 경고했다.

규제를 만들고 규정을 도출하는 과정은 원래 매끄러운 경우가 거의 없다. 여러 기관이 다양한 규정과 고려 사항을 놓고 협의를 벌이다 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현재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기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혁신에 걸맞은 규제 환경을 발빠르게 구축하는 데 애를 먹는 건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며 백서를 발표한 뒤에는 규제 당국이 서둘러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만들고 규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페이스북이 워낙 많은 이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플랫폼인데다 이미 고객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정부와 의회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러 정부 기관과 의회는 앞으로 암호화폐 규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알더로티는 간단치 않은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요소가 몇 가지 있다고 밝혔다.

 

“명확한 규제가 자리 잡지 못한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

알더로티의 칼럼을 요약해 소개한다.

“암호화폐 규제를 명확하게 다듬는 작업은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다. 현재 미국은 암호화폐 업계를 감독하고 관장할 주무 부서와 기관도 제대로 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기관이 서로 다른 규정을 들이밀고 있다. 국세청(IRS)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고 여기에 세금을 매기려 한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간주한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몇 가지 조건만 맞으면)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하고 규제하려 한다. 여기에 각 주정부가 정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암호화폐 기업은 실제로 사업할 수 있는 권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미국만 그런 건 아니다. 여러 기관이 암호화폐 상품이나 업계 전체를 규제하겠다고 서로 나서는 통에 엇박자가 나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나라는 상당히 많다. 그래서 더욱 명확한 규정을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지만, 미국은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 암호화폐 업계는 혼란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 처했다. 이는 잘 육성하면 혁신을 이끌 잠재력을 지닌 미국 회사들의 진출과 성장을 가로막는다.

미국은 기술은 물론 이를 규제하는 정책과 방침에서도 세계를 선도했던 경험이 있는 나라다. 1990년대 중반 미국 규제 당국은 인터넷의 잠재력을 제대로 알아봤다. 전화나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규제하던 기존의 통신 규제로 인터넷을 다뤄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기술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지금은 동시에 서둘러 제대로 된 규정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인 86% “리브라에 관심 없어”

시빅 사이언스(Civic Science)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86%는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브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5%에 그쳤다. 페이스북이나 벤모, 애플페이 등 결제 앱을 사용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18~24세 응답자 사이에서 그나마 리브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그동안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와 관련해 진행된 다른 설문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빅 사이언스가 지난달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는 미국인은 79%였지만, 암호화폐를 실제로 사본 적이 있는 사람은 6%에 그쳤다. (다른 조사 결과를 보면 암호화폐에 투자해본 사람의 비율이 좀 더 높게 나온다) 시빅 사이언스의 다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페이스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77%나 됐다.

 

대중은 시큰둥?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펴낸 뒤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은 페이스북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며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했다. 미국 의회도 이례적으로 한 달에 세 차례나 암호화폐 청문회를 열었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트위터에서 암호화폐를 거론했다. 이에 반해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여론은 한마디로 리브라에 시큰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론은 늘 바뀌기 마련이고, 소비자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규제 마련은 어차피 미국 의회와 규제기관이 책임지고 해야 하는 일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히 여론의 향배가 규제의 내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여론이 암호화폐 자체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시빅 사이언스는 여론이 암호화폐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 당국이 리브라 규제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심사라고 밝혔다.

“리브라는 이제 막 백서를 출간한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대중의 관심도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어디까지 리브라에 관여할 수 있게 할지를 비롯해 리브라의 규제안이 어떻게 확립될지는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다. 페이스북은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해 프라이버시 문제에 있어서 홍역을 치른 전력이 있는 회사다. 대중이 페이스북의 고객 개인정보 관리 약속을 믿지 않는 건 당연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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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