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약간의 절차만 더하면 FATF ‘여행규칙’ 준수 가능”

[DAXPO 인터뷰] 어우스마이(마이클 어우) 쿨빗X 대표 "KYC·AML 솔루션 개발해 하드웨어 지갑 탑재"

등록 : 2019년 9월 3일 11:55 | 수정 : 2019년 9월 9일 11:30

어우스마이(마이클 어우) 쿨빗X CEO. 출처=김외현/코인데스크코리아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규제에 관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보다 한달 앞선 지난 5월, 대만에 기반을 둔 한 스타트업이 FATF 회의에 초청됐다. 블록체인 전문 보안 기업 쿨빗X(CoolBitX, 庫幣科技)다. 쿨빗X는 FATF 위원들에게 가상화폐 자금세탁방지 체계에 대해 제언하고, 자체 개발한 KYC(고객확인) 및 AML(자금세탁방지) 중심 암호화폐 거래 및 보안 솔루션 ‘시그나 브릿지(Sygna bridge)’를 소개했다.

2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만난 어우스마이(歐仕邁, Michael Ou) 쿨빗X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현재의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에 아주 약간의 절차만 더해도, FATF가 요구하는 ‘여행 규칙(travel rule)’을 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증명, 서약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signum’을 변형한 ‘시그나’와 ‘다리’라는 뜻의 영어 단어 ‘브릿지’를 더한 이름에 힌트가 있다.

“시그나 브릿지 솔루션은 쉽게 말해 암호화폐계의 ‘SWIFT(국제은행간 통신표준코드)’을 지향한다. 다만 SWIFT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다. 쿨빗X가 제공하는 API를 활용하면, 특정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의 KYC/AML 절차를 거친 이용자 정보 및 검증 데이터를 또다른 VASP에 간편하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수초 안에 검증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의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에 그리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서도 FATF 권고안을 준수할 수 있다.”

시그나 브릿지를 통해 VASP들은 다른 VASP가 검증한 고객 정보를 암호화 된 형태로 전달받는다. 쿨엑스월릿 이용자들은 다중 레이어 KYC를 거친 뒤에만 외부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인출할 수 있다. 따라서 암호 자산이 여러 VASP를 거쳐 이동(travel) 하는 동안에도, 해당 자산이 범죄 등과 무관함을 보증할 수 있다. 시그나 브릿지 네트워크 전체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그나 브릿지 솔루션을 이용하는 개별 VASP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따라서 쿨빗X는 일본과 같은 국가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했거나, 믿을만한 회계 기업의 평가를 통과한 VASP들에만 솔루션을 납품한다.

복수의 VASP를 연결한다는 의미 외에도 ‘브릿지’라는 단어엔 암호화폐 산업과 전통 금융 산업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 암호화폐 생태계의 규제 준수 및 보안 수준을 전통 금융권 수준으로 끌어올려, 더 많은 개안 및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깐다는 큰 그림이다. 쿨빗X는 지난해 3월 일본의 대표적인 금융회사 중 한 곳인 SBI 홀딩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 당시 SBI 홀딩스 관계자가 “곧 FATF 규제가 암호화폐 업계에도 손을 뻗칠 테니, 특히 ‘여행 규칙’을 잘 살펴보고 대비하라”고 조언했다고 어우스마이는 회상했다.

쿨빗X는 SBI 홀딩스가 세운 암호화폐 거래소 VC트레이드가 FATF 권고안을 준수하기 위해, 시그나 브릿지 기술이 적용된 맞춤형 암호화폐 지갑 ‘쿨엑스월릿’을 활용하는 개념증명을 시작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쿨에스월릿은 카드형 하드웨어 지갑으로, 국내에서도 많이 쓰이는 카드형 OTP 단말기와 유사한 형태다. 어우스마이는 “VC트레이드 외에도 아시아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네 곳과 최근 추가로 시그나 브릿지 개념증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거래소들과의 개념증명 결과를 보고서로 정리해, FATF와 일본 금융청(FSA), 한국 금융결제원(KATC), 미국 재무부 등 규제 당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어떤 사람들은 규제를 걸림돌이 되는 장애물 같은 것 내지는 준수하기에 너무 낡은 것이라고 여긴다. 그 결과 규제 관련 뉴스 혹은 규제 당국과의 협력 필요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규제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VASP들이 죽는 게 아니라, 그 정반대가 맞다. 명확한 규제를 통해 암호화폐 가격 및 거래량 조작, 다단계 사기 등이 사라져야, 이 산업의 고객과 잠재 고객들이 스스로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된다고 느낄 것이다.”

어우스마이는 지난해부터 아버지 어우지위안(歐吉原)이 창업한 대만의 카드 제조기업 스마트디스플레이어(智慧光科技)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스마트디스플레이어의 보안 솔루션은 30개 이상 국가에 위치한 은행 50여곳에서 쓰이며, 비자, 마스터카드, 유니온페이 등 카드사의 검증을 받았다. 어우스마이는 스마트디스플레이어에서 규제 당국과 소통한 경험 덕에, 암호화폐 분야의 경쟁 상대들보다 한발 빨리 실전에 적용 가능한 규제 준수 솔루션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우스마이는 3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부산광역시가 부산 해운대 파크 하얏트에서 개최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박람회(DAXPO 2019)에서 FATF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한 기술 솔루션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시장 참여자들이 FATF 여행 규칙을 위한 기술적 해법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봤다”고 DAXPO에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규제 당국과 은행을 비롯한 전통 금융 기관들은 무엇보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쉬운 사용성과 자금세탁 방지 의무 준수가 그 뒤를 잇는다.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규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건 수익 창출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 대중화를 위한 유일한 길은 규제 준수다. 규제 준수를 통해서 암호화폐 산업이 기존에 가닿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향한 문을 열어제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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