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킨스 전 회장 “업계가 FATF에 데이터 제공하고 규제도 제안해야”

[DAXPO 2019] FATF 전 회장 2명 대담…신제윤 "중국 회장국 맡아도 큰 변화 없어"

등록 : 2019년 9월 3일 13:17 | 수정 : 2019년 9월 3일 13:20

로저 윌킨스 전 FATF 의장이 3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부산광역시가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공동주최한 DAXPO(디지털자산거래소박람회) 2019에서 FATF 규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로저 윌킨스(가운데) 전 FATF 의장이 3일 DAXPO(디지털자산거래소박람회) 2019에서 FATF 규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정아/한겨레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최근 암호화폐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제기구인 FATF를 이끌었던 두 전직 회장이 한 자리에서 FATF의 기능과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스트레일리아 법무장관 출신인 로저 윌킨스 전 FATF 회장(2014~2015년 재임)과 한국 금융위원장 출신인 신제윤 전 회장(2014~2015년 재임)은 3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부산광역시가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공동주최한 DAXPO(디지털자산거래소박람회) 2019에서 FATF가 재임 당시 암호화폐 규제 논의를 시작한 이유와 목표를 설명했다.

윌킨스 전 회장은 FATF의 주안점이 2가지라고 설명했다. 하나는 국가간 규제 통일이다. 그는 “각국 규제 차이를 이용해 암호화폐 차익거래를 하는 것을 방지하는 게 FATF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가상화폐 거래 양성화다. 그는 “완벽하게 음지화될 것을 우려했고, 대규모 암시장이 조성될 수 있어서 이런 상황을 불러오기보다 투명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다”라면서 “가상화폐 거래를 음지화하는 것을 지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저 윌킨스 전 FATF 회장. 출처=이정아/한겨레

로저 윌킨스 전 FATF 회장. 출처=이정아/한겨레

윌킨스 회장 시절부터 논의를 시작한 FATF는 2018년 7월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취급업소(VASP)를 정의했다. 지난 6월 취급업소에 등록제를 도입하고 금융기관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권고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이를 반영한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이다.

다만 윌킨스 전 회장은 국제 규제 통일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 감시감독 장치와 규제 인프라를 마련한 미국이 이를 전 세계에 확산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규제를 도입하더라도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나라가 많다”가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법무장관 출신인 그는 오스트레일리아도 상당히 발전했지만 미국 수준이 되려면 앞으로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규제의 또 다른 한계는 국경이다. 그는 “미국은 미 달러가 기축통화라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미국 시민에게 영향을 끼친다면 조치를 할 수 있지만 호주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국가는 미국처럼 치외법권 지역인 외국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제재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다. 근데 가상자산 거래는 국경을 넘나드는 게 특징”이라며 국제 규제 통일에는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FATF 사무국이 전 세계 상황을 다 알 수는 없다. 암호화폐 업계가 실증적인 데이터를 모아서 FATF에 제공하고, 규제를 어떻게 만들자고 정부 등에 계속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5~2016년 FATF 의장을 역임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출처=이정아/한겨레

2015~2016년 FATF 의장을 역임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출처=이정아/한겨레

이날 두 사람은 중국이 차기 FATF 회장국을 맡은 이후에 대한 전망도 논의했다. 중국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제 31기 FATF 회장국을 맡는다.

윌킨스에 이어 2015~2016년 회장을 했던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중국이 가상자산에 엄격한 입장이지만, 특정 국가가 회장을 맡아도 FATF 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암호화폐가 중국의 법정화폐인 위안화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도 “중국 시장에서 핀테크와 모바일결제가 부흥하고 있어 규제와 현실에는 차이가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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