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 스티븐 네라요프 강요 혐의로 기소

등록 : 2019년 9월 20일 13:00 | 수정 : 2019년 9월 20일 10:39

DOJ Brings Extortion Charges Against Early Advisor to Ethereum, tZero

출처=셔터스톡

미국 사법당국이 스티븐 네라요프(Steven Nerayoff)를 강요(extortion) 혐의로 기소했다. 네라요프는 이더리움을 초창기부터 지지해온 사업가로, 오버스탁(Overstock)의 증권토큰 플랫폼 티제로(tZero)의 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변호사이자 블록체인 컨설팅 회사 알케미스트(Alchemist)의 창업자이기도 한 네라요프는 현지 시각으로 18일 아침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고, 곧이어 오후에 브루클린 법정에서 기소됐다. FBI는 알케미스트의 직원 마이클 흘라디(Michael Hlady)도 체포했다.

뉴욕 동부지방검찰청은 네라요프와 흘라디의 범죄 혐의를 “전형적인 재물 강탈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FBI는 “오래된 수법을 새로운 기술을 포함한 현재 맥락에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제기된 혐의에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피고들은 최대 2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네라요프 측 변호를 맡은 아비 모스코비츠 변호사는 코인데스크에 “민사 사건이 부적절하게 왜곡돼 형사 사건으로 둔갑했다. 네라요프 씨는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혐의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 소장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네라요프의 회사는 지난 2017년 7월 시애틀 소재 익명의 스타트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해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스타트업은 네라요프와 계약을 맺은 뒤 2017년 가을, 사업 자금을 모으려고 ICO를 추진했는데, 네라요프가 이 과정에서 원래 계약서에 명시한 자문료 이상의 돈과 보수를 요구한 것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네라요프는 ICO에서 판매된 암호화폐의 22.5%를 포함해 회사가 투자받는 돈의 22.5%를 자문료로 받기로 돼 있었다. “투자받는 경로와 관계없이 전체 투자금의 22.5%가 네라요프의 몫”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ICO를 시작하기도 전에 네라요프는 해당 스타트업에 이보다 더 많은 대가를 요구했다. 스타트업 임원이 네라요프에게 받은 이메일에 따르면, 네라요프는 사전판매와 공개 판매를 합쳐서 이더 6만 개 이상을 판매하게 되면 그 가운데 3만 개를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회사가 ICO로 판매할 자체 토큰도 기존에 약속한 것보다 더 달라고 요구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ICO를 방해하고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혐의의 핵심이다. 요구한 돈을 주지 않으면 자신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해당 회사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문을 닫게 해버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해당 스타트업은 네라요프가 요구한 대로 많은 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한 정당한 추가 컨설팅 서비스는 없었다.

 

또 다른 용의자 흘라디

해당 스타트업은 ICO 사전 판매를 통해 이더 55677개를 판매했다. 이어 두 달간 이어진 공개 판매에서 이더 2만 개가 더 모였다. 당시 가격으로 이더 75677개는 약 3200만 달러였다. 네라요프는 전체의 22.5%가 아니라 추가로 요구한 대로 3만 개의 이더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8년 3월, 네라요프는 이번에 회사에 이더 1만 개를 대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시가로는 445만 달러였다. 네라요프가 자신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운영실장이라며 흘라디를 회사에 소개한 것도 이때였다.

“네라요프는 흘라디를 정부 기관에서 요원으로 일했으며 공항에 총기를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인가도 받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흘라디는 나중에 스타트업 임원에게 자신이 총에 맞은 적도 있고 사람을 죽여본 적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냥 아무나 죽인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요인을 암살해 끌어내려야 하는 작전에 투입됐었다며, 자신은 아일랜드공화국 정규군, 미국 국가안전국(NSA), 중앙정보국(CIA), FBI에서 모두 일해봤다고 말했다.” – 검찰의 소장

2018년 3월 스타트업의 임원 한 명이 뉴욕에 있는 네라요프를 방문해 네라요프 집에 하루 묵었다. 그런데 밤중에 흘라디가 여성 임원이 혼자 자는 방에 들어가 불을 켜고 침대 바로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는 이더 1만 개를 빌려주지 않으면 회사를 ‘박살 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몇 시간 뒤에는 네라요프도 방에 들어와 같은 협박을 했다.

네라요프와 흘라디는 이후에도 해당 임원에게 줄기차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대출을 종용했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을 대며 가족의 신변을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해당 임원은 회사 직원을 시켜 3월 28일과 4월 1일 사이에 네라요프에게 이더 1만 개를 대출해줬다. 검찰은 네라요프가 이렇게 빌린 돈을 전혀 갚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티제로에서 중추적 역할?

증권토큰 플랫폼 티제로는 지난 2018년 3월 1일 네라요프가 자문위원으로 티제로에 합류한다고 신고했다. 티제로의 모회사 오버스탁은 2017년 보도자료에서 네라요프를 “이더리움 기반 ICO를 설계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이더리움 초창기에 네라요프의 역할을 비슷하게 설명한 문서와 자료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스티븐 네라요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이더리움 기반 토큰 판매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다. 스티븐은 유틸리티(utility)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해석해냈고, 특히 가스(gas)나 연료(fuel)를 법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토큰 판매의 주춧돌을 놓았다.” – 테크스타(TechStars) 액셀러레이터 웹사이트 네라요프 이력서

실제로 이더리움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네라요프가 이더리움에 초창기부터 관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다만 네라요프 혼자서 토큰 판매를 설계했다는 설명은 과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네라요프는 2014년 진행된 한 토큰 판매에 관한 법률 소견서를 써주고 20만 달러를 받았다. 또한, 이더리움 초기 작업에 관여한 개발자 두 명에게 확인한 결과, 네라요프가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 개념인 가스를 만들어내는 데 관여한 것은 맞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티제로 대변인은 코인데스크에 현재 티제로는 네라요프와 아무 상관이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티제로는 현재 네라요프 개인, 네라요프의 회사인 알케미스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과거에 알케미스트가 티제로에 증권토큰판매와 관련해 자문을 해줬고 티제로가 알케미스트에 자문료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는 어떤 계약도, 거래도 없었다.”

네라요프는 캐스퍼랩스(Casper Labs)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캐스퍼랩스는 이더리움이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 합의 알고리듬인 지분증명 합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곳이다. 캐스퍼랩스 홈페이지의 임직원 소개란에서 네라요프의 이름이 18일 저녁 돌연 사라졌는데, 캐스퍼랩스 측은 검찰의 기소 사실이 보도된 뒤 코인데스크에 네라요프가 과거에 캐스퍼랩스를 떠났다고 알려왔다.

“우리도 네라요프 씨가 체포된 사실을 뉴스를 보고 나서 알았다. 네라요프 씨는 캐스퍼랩스에서 어떤 직도 맡고 있지 않다.” – 캐스퍼랩스 대변인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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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