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리브라보다 우리 스테이블코인이 더 낫다”

“자체 스테이블코인 비너스 보급 위해 각국 정부, 중앙은행과 협의중”

등록 : 2019년 9월 23일 14:00 | 수정 : 2019년 9월 23일 12:41

Binance Is Pitching Its Stablecoin as a Government-Friendly Libra Competitor

새뮤얼 림. 출처=바이낸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비너스(Venus) 프로젝트를 ‘규제 당국이 손을 들어준’ 코인으로 소개하며, ‘페이스북 리브라의 대안’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비너스와 리브라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선을 긋던 것과 180도 달라진 전략을 들고나온 것이다.

지난달 바이낸스는 전 세계 여러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현지화 된’ 스테이블코인 비너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바이낸스의 CEO 자오창펑은 비너스가 “리브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창펑 트위터: “스테이블코인 보급에 기여하려 한다. 시장이나 업계를 장악하는 암호화폐를 만드는 데는 관심 없다.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쪽이 편하다. 그래서 비너스도 리브라에 도움을 주면서 공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계를 정복할 야심 같은 건 우리에게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비너스 프로젝트를 두고 바이낸스가 세계를 정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을 향한 자오창펑의 답변이었다.

그러던 바이낸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뀐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OECD 글로벌 블록체인 정책 포럼에 참석한 바이낸스의 최고 컴플라이언스이사 새뮤얼 림은 비너스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비너스를 리브라에 대한 우리의 답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아니면 리브라의 대안으로 볼 수도 있다. 비너스는 리브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림은 현재 개발도상국들의 중앙은행 및 규제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브라가 출시되면 법정화폐의 지위가 약해지거나 통화 주권이 침해될까 우려하는 나라들이다.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법정화폐로 리브라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통화 정책의 효과도 제한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비너스가 강조하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 정부에) 최종 권한은 당신들에게 있다, 비너스는 통화 주권을 빼앗아 갈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래서 리브라와 다르다고 말한다.”

개발도상국 정부들일수록 리브라에 대한 우려는 심각하다고 림은 말했다.

“정확히 어떤 건지 한 번 써보고 판단하자는 나라도 잇지만, 반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리브라를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나라도 있다. 선진국이라면 리브라를 차단하고 관리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다르다. 대부분 통화량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돈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기업이 만드는 디지털 결제 수단은 아예 우리나라에 발도 못 들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바이낸스는 이미 우간다에 거래소를 여는 등 아프리카에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다만 림은 어느 나라와 비너스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지 밝히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앞으로 3~6개월 안에 여러 나라 정부, 중앙은행, 대기업들과 계속해서 제휴를 맺고 비너스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림의 설명에 따르면 리브라와 비너스의 핵심적인 차이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관장하는 주체다. 즉 리브라와 달리 비너스는 해당 코인을 발행하는 나라 정부가 코인의 가치를 어떻게 담보하고 코인을 얼마나 발행할지를 정한다. 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는 보유금의 규모를 얼마로 할지도 해당 국가의 중앙은행이 정한다. 바이낸스의 역할은 바이낸스 체인(Binance Chain)을 제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운영할 수 있게 돕는 것으로 제한된다. 바이낸스 체인은 바이낸스의 자체 블록체인으로, ERC-20 규정을 따라 발행되는 토큰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것과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비너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 요청에 페이스북은 지난 7월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가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서면으로 제출한 의견서로 답변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비너스, 무엇이 다른가

바이낸스는 최근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미국 내 일부 주에서 투자자들의 예치금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리브라를 둘러싼 주요 국가 정부와 규제 기관의 우려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바이낸스는 이를 기회 삼아 비너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프랑스의 브루노 르메어 재무장관은 리브라가 출시하면 “각국의 통화 주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지금 상태대로는 절대로 리브라의 출시를 승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마커스 대표는 리브라의 가치를 여러 법정화폐의 묶음으로 담보하기 떄문에 각국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통화정책을 해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반박했다.

림은 이어 비너스가 개발도상국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언뱅크드, 즉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비너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줄 거라고 말했다.

“작은 나라들도 암호화폐(비너스)를 통해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자유롭게 편입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마치 현재 바이낸스가 모든 고객에게 높은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림은 이어 비너스의 이용 사례가 증명되면 기존 외환거래 시장의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로 내다봤다.

“비너스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유동성이 높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또한, 이 모든 실험을 각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샌드박스 같은 환경에서 진행하므로, 몇몇 정부에는 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림은 마지막으로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바이낸스라는 브랜드가 지니는 높은 평판을 (리브라와 대비되는) 비너스의 강점으로 꼽았다.

“우리는 지금 정확히 계획한 대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부랴부랴 블록체인 팀을 꾸리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날부터 암호화폐 업계에 있었다. CEO 자오창펑이 암호화폐 업계에 발을 들인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 새뮤얼 림, 바이낸스 최고 컴플라이언스 이사

(정확히 말하면 자오창펑이 암호화폐 발을 들인 건 2013년의 일이다. 핀테크 분야로 좀 더 범주를 넓히면 자오창펑은 2000년대 중반 이 분야에 발을 들였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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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