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적 하락 매커니즘’ 비트멕스…비트코인 폭락 또 올 수 있다

등록 : 2019년 9월 26일 06:00 | 수정 : 2019년 9월 26일 05:51

이미지=Getty Images Bank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특정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BTC) 대량 출금이 전세계 비트코인 현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큰 물량의 비트코인을 운용하는 ‘고래’ 투자자가 사실상 전체 암호화폐 시장을 좌우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비트코인 가격은 상당히 급격한 움직임을 보였다. 4시간 동안 16% 넘게 가격이 떨어졌는데, 불과 15분 만에 8% 가량의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렇게 급락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기록적인 가격 하락의 이유로는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의 마진콜과 그에 따른 계약 청산(자동반대매매)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단기적으로 선물 가격이 급변동하면서 현물 가격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기간동안 청산된 선물 포지션은 5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비트멕스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선물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날 비트멕스에서는 왜 갑자기 대량의 마진콜이 발생했을까. 한국의 블록체인 데이터 스타트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서 그 원인을 분석했다.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매일 같은 시간에 비트코인을 일괄 출금시키는 비트멕스의 거래소 청산 정책 때문에 거래소 내부 비트코인 유통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세계표준시 기준 9월 24일 오후2시, 상당한 양의 비트코인이 비트멕스에서 출금됐다. 출처=크립토퀀트

비트멕스의 선물 거래는 비트코인 기반으로 이뤄진다. 비트코인이 있어야 선물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상당량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를 들고난다. 특이한 것은, 비트코인 입금은 아무때나 가능하지만, 비트코인 출금은 고객들의 요청을 모아뒀다가 세계표준시(UTC) 기준 13시 정각부터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점이다. 입금은 분산되어 있는데 출금은 특정 시간에 집중되어 있는 구조다.

주 대표는 “이 시간대에는 거래소로 들어오는 비트코인의 양보다 빠져나가는 비트코인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진다”며 “일시적으로 거래소 내부의 비트코인 유통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입출금 흐름이 크게 차이날수록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폭락이 있었던 25일 13시부터 15시 사이에 약 5만개의 비트코인이 이 비트멕스를 빠져나갔다. 같은 시간동안 거래소로 들어온 비트코인은 3062개 정도에 불과했다.

“유통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스프레드(spread)가 커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비교적 적은 물량으로도 큰 폭의 가격 변화가 가능해진다. 선물 거래는 일정 비율 이상 가격이 변동되면 계약들이 청산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거래가 청산되면 더 급격한 가격 변화를 일으키고, 이 가격 변화는 더 대규모의 거래를 청산시키게 된다.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크립토퀀트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지난 1년간의 비트멕스 비트코인 입출금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했다. 큰 폭의 가격변동이 있었던 2018년 11월 14일, 2019년 4월 2일, 2019년 9월 25일 모두 비트멕스에서 큰 폭의 비트코인 출금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멕스 비트코인 출금 온체인 데이터(2019.09.23 ~ 2019.09.25, 2018.11.15 ~ 2018.11.21) 두 상황 모두 가격하락 전에 대규모 출금이 있었다. 출처=크립토퀸트

크립토퀀트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한 대형 투자자들이 같은 날 비트멕스에서 충분한 양의 비트코인을 인출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전체에 어느정도 큰 변동성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 대표는 “과거에도 4차례 큰 폭의 하락이 있었는데 모두 하락 직전에 비트멕스에서 큰 폭의 출금 흐름이 관측된다”면서 “상관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선물 거래소 입출금 흐름 데이터를 통해 현물 비트코인 가격 위험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분석의 의의”라고 덧붙였다.

비트멕스의 입출금 데이터를 가지고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방향도 예측할 수 있을까. 주 대표는 “출금 규모만 가지고는 알기 어렵고, 롱(Long)/숏(Short) 포지션 비율을 확인해야 알수 있다”면서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가격 변동성이 큰 순간에 롱 포지션이 더 많으면 가격이 하락하고, 숏 포지션이 더 많으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오부테인(NeoButane)의 비트멕스 펀딩&프리미엄 지수(BitMEX Funding and Premium Index)가 과도한 매수-매도 마진에 대한 정보를 주는데, 이를 통해 유동성 위험에 얼마나 취약한지 판단할 수 있다”면서 “25일 데이터를 보면 프리미엄은 숏 포지션에 더 유리했고, 롱 포지션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9월부터 현재까지의 비트멕스 출금상황. 출처=크립토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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