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에서 도쿠리에 담겨 나오는 사케를 마시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취기가 오를 때가 있어요. 도수가 얼마나 되는지, 다른 술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세기인지 알아두면 양을 조절하면서 즐기기 편해요.
도쿠리란 어떤 그릇인가요
도쿠리는 사케를 담아 잔에 따라 마시는 호리병 모양의 병이에요. 한자로는 德利라고 쓰고, 이자카야에서 흔히 보는 길쭉한 병 형태가 바로 도쿠리예요.
도쿠리의 용량은 보통 이찌고우, 즉 180밀리리터인 경우가 많아요. 혼자 가볍게 한두 잔 마실 때 적당한 양으로, 작은 잔인 오쵸코에 나눠 따라 마시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가게에 따라 반 홉이나 한 홉 반 등 다른 용량의 도쿠리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문할 때 용량을 확인하면 생각보다 많이 시켜서 곤란해지는 일을 피할 수 있어요.
사케 도수는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일반적인 사케의 도수는 14도에서 16도 안팎이에요. 와인보다는 세고 소주보다는 약한 중간 정도의 도수라고 보면 돼요.
다만 모든 사케가 이 범위에 머무는 건 아니에요. 가수를 하지 않고 발효 원액 그대로 병에 담는 겐슈, 즉 원주 타입은 도수가 훨씬 높아서 파란색 라벨은 18.5도, 흰색 라벨은 19.5도에 이르는 제품도 있어요.
겐슈는 일반 사케보다 농도가 진하고 알코올감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평소 사케를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도쿠리 한 병을 다 비우는 것도 생각보다 금방 취할 수 있어요.
사케 등급은 어떻게 나뉘나요
사케는 크게 쌀과 물, 누룩만으로 만든 준마이 계열과 여기에 소량의 양조 알코올을 더한 혼조조 계열로 나뉘어요. 양조 알코올을 넣는 이유는 향을 끌어올리고 맛을 깔끔하게 다듬기 위해서예요.
- 준마이다이긴조는 정미율이 가장 낮아 쌀을 많이 깎아내고 만든 고급 등급으로, 향이 화려하고 맛이 섬세해요.
- 준마이긴조와 준마이는 다이긴조보다 정미율이 높아 쌀 본연의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편이에요.
- 혼조조는 양조 알코올이 소량 들어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아요.
- 후츠슈는 등급 구분 없이 유통되는 보통주로, 이자카야에서 가장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타입이에요.
등급이 올라갈수록 정미율이 낮아져 쌀을 깎아내는 비율이 커지고, 그만큼 생산 비용도 올라가서 가격 차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온도에 따라 도수 느낌이 달라져요
사케는 차갑게 마시는 레이슈와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아츠칸으로 즐기는 방식이 나뉘어요. 같은 도수라도 온도에 따라 알코올이 느껴지는 정도와 향이 퍼지는 느낌이 꽤 다르게 느껴져요.
따뜻하게 데우면 향이 더 진하게 올라오면서 목 넘김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도수가 높은 겐슈 타입도 데워 마시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차갑게 마시면 알코올감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편이라, 도수가 높은 사케를 처음 접한다면 차갑게 마시기보다 따뜻하게 데워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자카야에서 도쿠리 주문할 때 팁
처음 사케를 접한다면 도수가 낮은 혼조조나 준마이 계열부터 시작하는 게 부담이 적어요. 메뉴판에 등급이 적혀 있지 않다면 점원에게 도수나 맛의 특징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여러 명이 함께 마신다면 도쿠리 한 병을 나눠 마시는 게 일반적이지만, 도수가 높은 겐슈 타입을 고를 때는 한 병의 양이 생각보다 셀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문하는 게 좋아요.
도쿠리에 담긴 사케는 보기엔 가볍지만 14도에서 16도, 때로는 그 이상인 경우도 있는 만큼 은근히 센 술이에요. 등급과 온도에 따라 맛과 알코올감이 달라지는 걸 알고 마시면 같은 도쿠리 한 병도 훨씬 다채롭게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