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블록체인 전략 3가지

등록 : 2019년 10월 4일 20:25 | 수정 : 2019년 10월 5일 14:08

“블록체인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에서 관심 갖는 분야는 디지털자산 수탁, 컴플라이언스, 스테이블코인 등이다”

이우열 국민은행 IT그룹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앤드 레볼루션 인 뱅킹 서밋 2019’에서 국민은행의 블록체인 전략과 관심 분야 3가지를 밝혔다.

KB국민은행의 블록체인 관심분야. 출처=KB국민은행 발표자료

이 대표는 첫 분야로 디지털자산 수탁을 꼽았다. 전통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등 디지털자산 시장이 커질수록 이를 안전하게 보관, 관리해줄 수탁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 블록체인 개발사인 아톰릭스랩과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수탁 서비스 기술검증과 개발도 거의 마쳤고, 감독기관 승인 요청도 해둔 상태”라고 했다.

국민은행의 두번째로 관심 분야는 컴플라이언스다. 이 대표는 규제기관과 블록체인 기업 사이에서 금융기관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며 ▲컴플라이언스, ▲정산, ▲고객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등을 꼽았다.

이 대표는 “다른 업종과 다르게 금융은 돈이 왔다갔다하고, 이자가 낮아도 (고객이) 은행을 사용하는 이유는 믿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뢰가 은행업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ATF의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등 규제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해 시장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의 세번째 관심 분야는 디지털자산 발행이다. 국민은행은 ‘KB Chain’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자산의 자금조달과 유통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증권형토큰발행(STO)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대표는 “세상의 자산들이 토큰화되면 중앙화가 아닌 분권화로 세상을 바꿀 것이다. 시점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만으로는 준비 할 수 없다. 이미 2개 업체와 협업해서 여러 시스템을 만들고 테스트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의 행보는 눈에 띈다. 다른 국내 금융기관도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며 암호화폐 발행, 수탁 보다 분산원장을 통한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선 벌써 선도적인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계획을 밝힌 미국의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인 JPM코인을 이미 내부에서 테스트 중이다. 웰스파고도 스테이블코인을 개발 중이며,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2020년 상반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플랫폼을 오픈할 계획이다.

수탁에서도 여러 움직임이 있다. 세계 5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자회사를 통해 기관 투자자 대상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지난 6월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세계적으로 디지털화폐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자극 받은 중국 인민은행은 리브라 전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기 위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FATF 가이드라인, 특금법 개정안 등 완벽하진 않지만 국내외 규제가 마련되고 있고, 미중간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정과 법률이 모두 만들어진 후에 시작하려 하면 이미 늦는다”면서 “예전엔 다른 금융기관이 상품을 만들면 금방 따라갈 수 있었지만, 승자가 독식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엔 준비 못한 경쟁자는 격차를 극복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허인 국민은행 행장도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블록체인은 암호화를 기반으로 중개기간 없이도 변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기술로, 4차산업혁명시대 주요 기술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KB국민은행도 전사적 핵심기술 중 하나로 보고 중장기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과 서울이더리움밋업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선 컨센시스, JPM 쿠오럼(Quorum), 온더, 체인링크, 메이커다오, 이더리스크(Etherisc), 셀로(Celo), 아톰릭스랩, 해치랩스, 수호 등이 참여해 각자의 사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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