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업비트, 법 악용해 루나·클레이 상장”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서 비판

등록 : 2019년 10월 8일 16:00 | 수정 : 2019년 10월 8일 16:49

업비트 로고

출처=페이스북

두나무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의 암호화폐 루나(LUNA)가 업비트에 상장된 것과 관련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입법 공백을 이용한 셀프 상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8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설립된 투자전문회사로, 두나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와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지난 5월 자료를 내어, 1년여 간 26개 기업에 약 550억 원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현성 티몬 의장이 공동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도 그중 하나였다. 테라의 자체 발행 암호화폐 루나는 올해 7월 업비트에 상장됐다.

김 의원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투자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암호화폐가 해당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루나 2천만개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업비트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가격 조작 등 부정한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업비트는 자체 공지를 통해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보유한 루나를) 3개월 동안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3개월’이라는 자의적 기간 설정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반대로 상장 후 3개월이 되는 10월 26일 이후에는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난해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하면서, 3년간 블록체인 생태계에 1천억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테라에 대한 투자는 이같은 일환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진 것이지, 시세 차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두나무앤파트너스 정책상 투자한 프로젝트의 암호화폐는 최소 3개월 동안 매각을 하지 않으며, 그 기간은 프로젝트별로 다를 수 있다”며 “이해상충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업비트 공지사항을 통해 매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보유한 암호화폐의 종목과 수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암호화폐 가운데는 테라의 루나와 TTC프로토콜의 TTC 두 종목이 업비트에 상장돼 있다.

한편, 김 의원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회사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가 업비트 인도네시아에 상장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카카오가 자신이 투자한 업비트(두나무)를 통해 암호화폐 클레이를 국내 상장하려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입법 공백을 이용해 자신이 개발한 암호화폐를 편법 상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한겨레 자료사진

앞서 지난달 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회사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를 업비트 인도네시아에 상장했다. 업비트 싱가포르 또한 클레이 상장 계획을 9월 초 발표했다. 다만 그라운드X는 업비트를 포함한 국내 거래소의 클레이 상장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김 의원의 주장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업비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업비트 APAC’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거래소다. 업비트 APAC은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의 동남아 지역 사업을 도맡은 관계 기업이다. 카카오는 두나무의 지분 8.1%를 소유하고 있고, 카카오가 출자한 케이큐브1호 벤쳐투자조합과 카카오청년창업펀드도 두나무의 지분 11.7%과 2.7%를 각각 소유한다. 이를 모두 더하면 카카오는 두나무의 주식 22.5%를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김 의원 말대로 카카오가 두나무를 통해 클레이 상장에 관여할 수 있는 듯 보이지만, 두나무 쪽은 업비트 APAC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초 UDC2019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해외 송금이 어려워 해외 지사 설립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에 김국현 업비트 APAC 대표가 개인 대출을 받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거래소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마련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대출 규모 얼마나 되며 어디에서 이뤄졌는지, 두나무가 대출 상환을 도왔는지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두나무 쪽은 어쨌건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암호화폐 상장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역별 거래소마다 별도의 자체 상장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이들 중 한 곳에 특정 암호화폐가 상장됐다고 해서 다른 곳에도 상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카카오와 업비트의 이같은 상장 수법은 (가상화폐를 규제할 수 있는) 특금법(특정금융정보거래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이 없는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것”이라며, “상장을 한 거래소가 허수 주문과 자전거래 등으로 형사재판 중인 업비트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지금 당장은 거래소가 투자관계회사의 코인을 상장하는 것이 이해상충이라는 경영윤리 차원의 비난에 그치겠지만, 업비트가 그동안 시세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임을 감안한다면, 금감원장은 업비트에 상장된 클레이나 루나를 통해 카카오나 업비트가 어떻게 시세차익을 이어가는지 면밀히 감시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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