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받은 인센티브(보너스), 세금 내나요?

[크립토 법률상담소] Case #54

등록 : 2019년 10월 21일 18:39

크립토 법률상담소. 이미지=금혜지

질문:

요즘 직원 인센티브(보너스)를 암호화폐로 주는 블록체인 회사도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암호화폐를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나요?

황재영 변호사

황재영 변호사(AMO Labs/펜타시큐리티)의 답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과세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인센티브는 소득세법상의 ‘근로소득’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법률 없으면 세금 없다”는 조세법률주의 하에서도 속칭 보너스는 세금 부과 대상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라고 한 암호화폐로 인센티브를 받았다면 어떨까요?

국내에서 암호화폐는 자산이자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한 달간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떡 한 상자를 주거나, 장기 근속 사원에게 냉장고를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때 세금을 내야 한다면 떡이나 냉장고의 시가를 소득으로 보아 세금을 계산해야 하겠지요.

한편 소득세법 제127조에 따라 국내에서 소득을 지급하는 자(회사 등)는 원천징수의무를 집니다. 따라서 떡, 냉장고, 암호화폐를 인센티브로 주고 싶은 회사라면 그 시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세금을 미리 떼고 나머지를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암호화폐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다고 단언하기가 애매합니다. 세금을 부과하는 배경에 ‘받는 쪽의 자산이 증가하면 주는 쪽의 자산은 감소한다’는 회계 차원의 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떡이나 냉장고는 회사의 자산이며, 회사는 이를 취득하기 위해 비용을 지출했을 것입니다. 법인세법의 관점에서 보면 회사에서 빠져나간 자산 상당액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궁금하게 마련입니다. 이에 일반적으로 빠져나간 자산을 취득한 사람에게 상여금 소득이 발생하고, 그 금액은 지급 시의 시가로 쉽게 책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경우는 다소 복잡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구입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개발한 암호화폐를 인센티브로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암호화폐의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회계기준상 암호화폐가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인정된다 해도, 암호화폐를 발행해 보유하는 만큼 그 회사의 자산이 늘어난다고 인정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습니다. 1원에 거래되는 암호화폐를 발행한 회사가 3000억 개의 암호화폐를 추가 발행해 보유한다고 해서 회계상 3000억원을 가진 회사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이 경우 암호화폐는 오히려 돌멩이에 가까워 법인세법이나 소득세법 및 회계처리상 자산의 흐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암호화폐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초기 개발비용 등으로 암호화폐의 원가를 산정할 수는 있겠지만, 이후 암호화폐가 추가 발행된다면 그 가치는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요? 또한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유통되지 않는 물량을 감안하면 암호화폐의 거래소 시세를 시가로 인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암호화폐 관련 세무와 회계의 영역은 현재 상당한 공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처럼 널리 유통되는 암호화폐가 아니라면 세무 당국 입장에서도 암호화폐 인센티브에 세금을 부과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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