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암호화폐 ICO를 이렇게 허가했다

ICO를 위한 AMF 비자 선택 제도 도입

등록 : 2019년 10월 26일 09:00 | 수정 : 2019년 11월 1일 17:39

출처=pixabay/nuno_lopes

글쓴이는 이해붕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자문단 부국장이다.


2018년, 우리나라.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ICO(암호화폐공개) 광풍이 거셌던 2017년, 범정부적으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TF가 구성돼 가동되면서, 모든 형태의 ICO가 금지됐고(9월),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실시 등 긴급대책과 투기근절 특별대책이 마련돼 발표됐고, 가상통화거래소 폐쇄 의견도 제시됐다(12월). 이로써 2018년의 상황은 예견됐었다.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1월, 7월), ‘가상화폐, 법정통화 제도 위반이다’ ‘ICO는 네 번의 사기극을 만든다’는 법무부의 입장이 주도적 힘을 얻으면서, 엄청난 충격파가 몰아쳤다.

  • 가짜 돈을 팔아 진짜 돈을 받아낸다
  • 모집한 진짜 돈을 기술개발 등에 쓴다고 ‘공약’한다
  • 받아낸 진짜 돈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한다
  • 가짜 돈 가진 사람들이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화폐가 돈이다, 금이 된다’면서 사기치게 만든다
    – 법무부 정책기획단 토론자료(2018년 2월, 정병국의원 주최 세미나) –

2018년, 다른 나라. 두 나라만 살펴보자. 무슨 일이 진행되었을까?

먼저, 일본. 2016년 5월, 「자금결제법」과 「범죄수익은닉법」 등을 개정하고, 2017년 9월부터 가상통화 규제 제도를 본격시행했다. 교환소(거래소) 해킹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다시 한번 관련법들을 개정할 필요가 있었다. 2018년 내내, 일본 금융청(JFSA)은 ‘가상통화교환업등에 관한 연구회’를 운영했다. 가상통화 업계, 학계, 기존 증권업계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회 자료와 회의록, 매번 금융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런 과정이 2019년 또 한번 관련법들을 개정하는 법률안의 토대가 됐다.

긴 이름의 법률안이 2019년 5월 31일 통과됐다.「정보통신기술의 진전에 따른 금융거래의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결제법 등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안」. 2020년 4월 본격 시행된다. 내각회의를 거치면서 조율됐기에, 중의원과 참의원 통과는 신속했다. ‘가상통화’를 ‘암호자산’이라는 용어로 바꿨다. 투자형(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되면, 「금융상품거래법」과 「금융상품판매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시세조작 금지, 판매규칙 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출처=Présidence de la République, Soazig de la Moissonnière

다음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를 ‘스타트업의 나라’(startup nation)로 성장시켜 나가자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기업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한 종합프로젝트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범국가적으로 추진됐다. 그 법안은 잘 알려진 「기업성장변화법」(Loi PACTE)이고, 2019년 5월 22일 통과됐다. 2017년 말부터 프랑스는 각 정부부처와 의회, 업계 등 시민사회의 리더들로 6개 작업반을 운영했고,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구했다. 프랑스 금융시장감독청(Autorité des Marchés Financiers, AMF)의 역할도 컸다.

AMF는 2017년부터 ICO 연구조사 네트워크(UNICORN) 가동을 시작했고, 2017년 10월부터 두달 간 ICO 제도화와 관련해 업계 등 시민사회에서 당국의 입장(이슈페이퍼) 보다 더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고 문을 활짝 열었다(public consultation). 2018년 2월, AMF는 의견수렴 결과를 요약한 보고서도 발표했다. ICO를 비롯해 디지털자산 취급에 대한 연구와 의견을 토대로 새로운 규제체계를 구상해 PACTE법안에 포함시켰다. 그 밖에 다른 분야의 조치들도 PACTE법안에 담겼고, 초안에 대해 한번 더 온라인 의견수렴을 거쳤다. 범국가적인 종합프로젝트법안은, 2018년 6월 내각회의를 거쳐 의회에 제출됐고, 2019년 5월 입법절차가 마무리됐다. 2018년 프랑스는 이렇게 바쁘게 흘러갔다.

프랑스 정부는 PACTE법안이 집단지성이 동원된 대화(dialogue)와 공동노력(co-construction)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동원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생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구체적인 조치들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 Delphine Gény-Stephann 프랑스 재정경제부 무임소 국무장관

2019년. 프랑스 금융시장감독청 AMF는 PACTE법에 의해 개정된 「통화및금융법」(Monetary and Financial Code) 시행에 필요한 규정과 시행지침 마련에 나섰다. 2019년 6월, 종합감독규정(AMF General Regulation)을 개정해 시행규정을 마련했고, 일종의 행정지침으로 ‘ICO 청약권유문서 작성, 비자발급 및 사용기준 등에 관한 지침’(INSTRUCTION AMF: DOC-2019-06)을 발표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일전, 프랑스 PACTE법안을 소개하면서, 이 법안에 ICO 프로젝트, 거래소 등 ‘디지털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포함되었고, 은행들이 프랑스 금융당국(AMF)의 비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계좌개설을 거절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한바 있다.*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된,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KBW 2019’에서는, 부산 블록체인 규제특구를 설명하면서 유재수 부산경제부시장이 프랑스의 ‘ICO 옵셔널 비자’(Optional VISA for ICOs) 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 “프랑스 은행들 암호화폐 스타트업 계좌발행 거절 못한다”, 2019년4월29일
* “프랑스판 혁신성장의 뚝심”, 2019년5월21일, [편집장 칼럼]

프랑스는 어떤 재료로, 어떤 공법으로 집(regulation framework)을 지었나

이 글에서는 프랑스 AMF가 마련해서 시행에 들어간 법제도적 프레임워크를 Q&A 형식을 빌어 간단히 설명드려 보기로 한다. 프랑스 의회 홈페이지에 있는 Loi PCTE 최종독회본(아직 영문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어,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법조문을 번역 정리했다), AMF 종합감독규정(GR)과 위 행정지침(DOC-2019-06)의 자세한 내용은 AMF 홈페이지 발표자료를 참고하시면 된다.

Q: PACTE법은 범국가적 종합프로젝트법안이라고 하는데, ICO 규제방안을 포함해 어떤 실행조치들을 포함하고 있는 법인가?

A: 법안 이름은 우리말로 ‘기업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액션플랜’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이니셜을 땄다(The Plan d’Action pour la Croissance et la Transformation des Entreprises). 영어로는 ‘Action Plan for Business Growth and Transformation’이다.

프랑스는 2017년 말부터 각 정부 부처와 의회 그리고 업계 등 시민사회의 리더들로 6개 작업반을 구성해 액션플랜 마련에 들어갔다.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법안을 만들었다. 금융시장감독청인 AMF는 그 일환으로 ICO를 비롯해 디지털자산 서비스업자에 대한 연구와 제도화 여부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새 규제체계를 마련해 프로젝트법안에 포함시켰다.

PACTE법안은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먼저, 기업이 성장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끔 사업활동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모든 장애물을 없애 주고, 성장과 혁신적 변화에 필요한 자원 공급도 원활하게 해 주자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프랑스 경제의 기저에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성공해 가면서 사회 중심에서 책임있게 제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 법안의 액션플랜을 요약하면, 자유로운 기업활동, 더 혁신적인 기업의 자금조달 지원, 보다 공정한 기업활동이라고 하는 3대 부문에 걸쳐, 10여 가지 부문별 핵심 실행조치가 담겼다. 혁신적 기업들이 다양한 자금조달 경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관점에서, 그 방법의 하나로 ICO를 통한 자금조달을 투명하게 하고,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업자(DASP)에 대한 규제방안도 포함된 것이다.

Q: PACTE법안이 범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됐던만큼,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에 의견을 묻고 취합해 다시 발표하고, 온라인 의견수렴을 한번 더 거쳐 법안을 확정하는 과정이 인상적인데?

A: 프랑스 정부는 법안 마련 과정에 대해, 범국가적인 열린 대화와 공동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각 분야 작업반이 관련이슈들을 연구해 제도화 방안을 검토하고 현재의 입장을 정리한 이슈페이퍼(Issue Paper)를 발표했고, 제시된 것보다 더 좋은 의견은 없는지, 바람직한 제도화 방안은 뭔지 의견을 묻고 모으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프랑스 금융시장감독당국인 AMF 역시, ICO 등과 관련한 논의자료(Discussion Paper)를 참고자료로 제시했고, 두 달간 의견을 제출받았다. 제출된 의견은 다시 요약해서 최종물로 발표했고, 법안의 토대가 됐다.

Q: ICO 등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 AMF는 기초 논의자료에 어떤 내용을 담았나?

A: AMF는 크게 이슈를 네 가지로 나눠 16쪽 분량으로, 디스커션 페이퍼를 정리해서 제시했다. 각 이슈별로 정리된 입장을 보여준 다음, 말미에 이 보다 더 좋은 의견이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1. ICO를 개괄하고 현상을 정리해 보여줬다.

2. 투자 관련 위험요소를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규제를 받지 않는 활동이다, 정보제공이 미흡하다, 투자금 손실 우려가 높다, 시장변동성이 매우 크다, 스캠이나 자금세탁 우려가 있다, 투자한 프로젝트의 진행이 부실할 수 있다 등의 리스크 요소를 정리해 보여줬다.

3. ICO와 기존 법제도와의 관계를 분석한 내용을 포함했다. 금융증권상품, 크라우드펀딩, 펀드(UTIS, 대안투자펀드) 등 기존 제도와의 관계를 보여줬고, 중개업자 이슈를 다루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4. 마지막으로, 제도화 즉, 규제옵션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ⅰ) 현상을 유지하면서 모범규준을 수립하는 방안; (ⅱ) 기존의 증권규제에 적용되는 투자설명서(prospectus) 체계를 원용하는 방안; (ⅲ) ICO에 특화된 일시적 규제를 채택하는 방안; (ⅳ) 프랑스에서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ICO에 대해 승인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그리고 (ⅴ) 원하는 자에 한해 신청을 받아 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제시된 옵션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Q: AMF는 두 달간 의견수렴을 한 자료를 요약해서 발표해 줬다는데?

A: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의견을 받았다. 2018년 2월, 회신 내용들을 요약한 자료를 보도자료와 함께 발표했다. 의견수렴 결과 파악된, 향후 ICO 등에 대한 규제의 주된 방향을 포함했다 요약자료는 17쪽 분량이었다.

디지털경제 부문 활동 관계자, 금융업 전문가, 개인, 시장인프라 관련기관, 학계, 법조계 등이 82건의 의견을 제출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적절한 법적 규제체계 수립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다.

ICO와 발행되는 토큰들에 대해서는, 워낙 다양해서 그 성격과 법적지위를 명쾌하게 분석하기 어렵다는 AMF의 논점과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규제옵션에 대해서는 ICO에 특화된 새로운 규제체계 마련을 제일 높게 지지했다.

토큰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프로젝트와 그 진전 상황, 권리 관계, 조달한 자금 취급 상황 등 최소한의 정보가 문건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됐다. 토큰 취득권유에 책임이 있는 법인체와 그 경영자 등의 능력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ICO는 금융시장당국이나 특정목적을 갖고 설립된 기관의 승인 대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다수가 조달된 자금에 대해 에스크로를 보장하는 규칙이나,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을 방지할 메커니즘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Q: AMF가 규제체계를 PACTE법안에 포함시켜 나간 과정이 인상적이다. 다른 작업을 진행한 건 없었나?

A: 2017년 초부터 UNICORN이라는 ICO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Universal Node to ICO‘s Research & Network의 줄임말이다. 2018년 11월에는 프랑스와 전세계 ICO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니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얻은 교훈을 정리했고, 설문조사 결과와 글로벌시장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ICO를 살펴보니, 정보의 소통과 투명성이 중요했고,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AMF는 혁신적인 프로젝트 개발은 허용하되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보호수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PACTE법안에 ‘optional visa’라고 하는 승인 선택제도를 채택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유로존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국가별로 규제가 다양하면 취약점이 될 수 있으니, 일관성 있는 규제체계가 수립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Q: PACTE법을 통해 새 규제체계가 통화금융법(Monetary and Financial Code)에 포함됐고, AMF에 새로운 권한이 부여됐다. 새 규제체계의 대강은 무엇인가?

A: PACTE법 제85조부터 제88조는 통화금융법을 개정하는 조문이다. 새 규제체계가 법제화됐다. 주요 항목은 크게 다섯 가지다.

1. ICO를 공개적으로 일반인 대상으로 떳떳이 하고자 하면 AMF에 신청해 승인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Optional VISA 제도다.

2. 디지털자산을 취급하는 서비스업자도 원하면 AMF 규제권 내로 들어오라고 선택권을 주는 제도가 채택됐다. Optional License 제도다.

3.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조달 방지라는 맥락에서, 디지털자산 활동에 종사하는 업체의 임원이나 주주에 대해서는 등록을 의무화하고, AML/CFT(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의무를 부과했다.

4.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의 조건도 명시했다.

5.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했고, AMF의 권한을 보강해 줬다.

ICO. 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디지털 암호자산과 관련된 활동, 즉 ICO와 이를 취급하는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규제가 새롭게 도입된건데, ICO에 대한 optional visa 제도라는게 무엇인가?

A: 지금까지는 특정한 규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앞으론 ICO를 하려는 사람들이 승인을 받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고, 승인받지 않고 할 수도 있다. 당사자의 임의적 의사에 맡긴다는 원칙이다. 여기에는, ‘승인받은 ICO면 더 믿을만한 것 아니겠는가’ 라고 하는 상식이 작용될 여지가 생겨나겠지만, AMF는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PACTE법은 ICO를 “유틸리티 토큰에 대한 청약을 하도록 대중을 상대로 제안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제한된 수의 자들에게만 청약기회가 열려 있는 토큰 취득권유는 ICO로서의 요건에서 제외했다. AMF는 종합감독규정(GR)에서 ‘150명’ 기준을 세웠다. 청약권유 대상이 150명 미만으로 제한되는 ICO에 대해서는 비자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행정지침(DOC-2019-06)에서 명확히 했다.

ICO 토큰은 이렇게 정의했다.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으로서, 그러한 자산의 소유자를 직간접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발행되고, 등록되고, 보유 혹은 전송될 수 있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권리를 디지털 형태로 표시(표창)하고 있는 것”

기존에 금융상품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디지털자산이고, 감독대상으로 할 ICO 토큰의 정의를 명확히 한 것이다. 법에서 ICO를 통해 발행되는 유틸리티 토큰은 ‘무형자산’이라고 했으니, 논란의 여지를 줄였다. 증권형은 종전의 증권관련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고 했다.

프로젝트 발기인들이 AMF에 세부적인 정보문건을 제출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비자(승인)를 내주기로 원칙을 세웠다. 온라인 권유인만큼, 여권(passport)에 비자 도장을 찍어주듯, AMF가 온라인 권유문건에 비자를 삽입해 주고, AMF 로고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다.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시하고 적발해 조치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보호수준이 높아지도록 승인신청 조건을 정했다. 정보를 알고 투자하는 여건(informed investment)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1. 토큰 발행인은 프랑스에서 법인체로 설립되거나 등록돼야 한다(법인화, 지점).

2. 정보제공문서(information document)는 토큰 취득권유에 관한 정보, 자금조달을 필요로 하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 해당 회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취득권유 통지와 함께 제공해야 한다.

3. 토큰 발행자는 취득권유 기간 중 모집된 자금 등 조달자산에 대해 모니터링(감시)과 안전한 보호체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4. 토큰 발행자는 비자가 부여된 시점과 청약권유 마감일 사이에 모집에 관한 중대한 변경이 있을 경우 AMF에 반드시 통지해야 한다.

5. 토큰 발행자는 반드시 AML/CFT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Q: 백서와 같은데, 정보제공문서의 요건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이는데?

A: 비자 발급과 사용 기준, 준수해야 할 구체적 지침을 제시했다. 비자 신청시 체크리스트 역할을 할 기본서식(templates)도 제공하고 있다(행정지침).

정보제공문서에는 유의사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AMF의 승인 범위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제공되는 정보가 정확하다고 진술하는 정보제공문서 작성책임자의 서약이 포함돼야 한다. ICO를 통한 자금과 디지털자산의 모집과 관리 절차를 밝혀야 한다. 조달자산에 대한 모니터링과 안전보호 방안을 예시로 제시해야 한다. 취득권유가 마감되면 2영업일 내에 모집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할 정보항목도 정해 줬다.

AMF는 비자 신청서 접수일부터 20영업일 내에 승인 혹은 불승인 여부를 결정해 통지하도록 했다. 거부하기로 했으면, 거부결정에 대해 정당한 근거도 제공하도록 했다.

Q: ICO에 대한 승인신청 선택제인 optional visa 제도의 의미, 장점은 무엇인가?

A: 비자를 받으면 일반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개적인 취득권유’(공모, public offering, general solicitation)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ICO 승인(비자) 제도는, 말 그대로 신청할지 말지 당사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제도다. 프랑스에서 AMF 비자를 받지 않고서도 ICO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계속해서 합법이다. 그러나 비자를 받은 ICO와 달리, 비자를 받지 않으면 일반대중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권유를 할 수 없다. 사모(private placement)만 해야 한다. AMF는 비자를 내준 ICO 리스트를 공표하기로 했고, 승인받지 않은 블랙리스트도 관리하기로 했다. 불법적이고 사기적인 권유가 온라인에서 벌어지면 이것도 감시해 조치를 할 권한이 부여됐다.

구체적인 시행규정이 AMF 종합감독규정(GR)에 정해졌고, 세부 작성지침(DOC-2019-06)을 발표했다.

Q: PACTE법은 ICO 승인제도와 관련해, 은행계정 접근 허용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했다는데?

A: AMF의 비자를 취득한 토큰 발행인에 대해서는 은행 등 여신취급업자가 계정 접근을 허용하도록 했다(PACTE법 85조-통화금융법 L.312-23).

금융기관들은 비자를 취득한 토큰 발행인, 등록된 서비스제공자들에 대해 예금 및 지불 계정에 대한 접근에 관하여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이며, 비례적인 규칙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들이 효과적이고 방해받지 않으면서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만한 충분히 포괄적인 규칙이어야 한다고 법조문에서 요구한다.

접근을 거부할 경우 이에 대한 항변의 방법과 그 기한도 구체적으로 정하라고 했다. 접근불허 이유를 건전성감독청(ACPR)과 금융시장감독청(AMF)에 통보하도록 했다.

Q: 디지털자산을 취급하는 서비스업자도 AMF 인가를 받을지 말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데, 그 요건은 무엇인지?

A: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자(DASP)는 스스로 AMF 감독관할에 들어가는 쪽을 선택해 사업인가(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디지털자산 서비스 라이선스 유형은 네 가지다.
1. 제3자를 위한 디지털자산의 수탁보관 서비스 (커스터디)
2. 법정통화나 다른 디지털자산을 교환의 매개로 하는 디지털자산 매수·매도 관련 서비스 (브로커, 딜러)
3.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
4. 기타 관련 서비스. 타인의 주문을 접수해 전달, 타인의 포트폴리오를 운영, 자문을 제공, 발행되는 토큰을 총액인수하거나 모집을 주선하는 행위

디지털자산 서비스업자에 대해서는 내부통제 절차, IT시스템 복구 절차 등 모든 금융서비스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핵심규칙들도 적용된다.

DASP 서비스 유형과 적용규칙을 정하게 된 이유는, 효율적이고 투명한 가격형성 메커니즘을 갖춰 시장이 건전하게 작동되게 하면서, 믿을 수 있는 정보의 제공과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보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Q: AML/CFT 맥락에서, 선택형이 아닌 관련 당사자 의무등록 제도도 마련됐다고 했는데?

A: 등록이 요구되는 행위 유형은 2가지다. 선택적 인가와 관계가 없다. (1) 제3자를 상대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수탁보관(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와, (2) 법정통화와 교환대가로 디지털자산의 구매·판매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그 대상이다.

AMF는 건전성감독청(ACPR)과 협의를 거쳐, 적용될 의무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비스업자인 법인의 임원과 주주에 대한 평판과 경쟁력,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금지 절차 수립과 집행 실태를 검증할 계획이다.

Q: 크립토펀드, 즉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의 조건도 마련됐다는데?

A: PACTE법을 통해 개정된 통화금융법에서는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유형을 두 가지로 정했다.

1. 전문투자자 전용 투자펀드로서 펀드에 적용되는 유동성/자산평가 규칙을 준수하는 경우다.
2. 전문투자자 전용 사모지분투자 펀드(PEF)로서 디지털자산에 대한 투자한도를 총자산의 20%로 하는 경우다.

참고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크립토펀드 조건으로 총자산의 10%를 투자한도로 설정한바 있다.

Q: 투자자보호 장치가 강화됐다고 하는데, AMF가 부여받은 권한 등의 내용은 무엇인가?

A: PACTE법(그리고 개정된 통화금융법)은 AMF에 승인된 ICO, 인가받은 서비스제공업자에 대해 감독권한을 부여했다. 승인된 ICO 발행인, 인가받은 서비스제공업자가 관련규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조치할 권한도 받았다.

비자를 받지 않은 ICO, 인가받지 않은 서비스업자들은 일반대중 상대로 취득권유를 하거나, 프로젝트에 대한 스폰서 내지 후원활동을 할 수 없게 금지했다.

광고행위는 여전히 승인 대상으로 했다.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요구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AMF는 관련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ICO, 디지털자산 서비스업자를 블랙리스트로 공표할 수 있게 됐고,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사기적인 웹사이트가 있으면 이를 찾아내 접근까지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마무리하며

프랑스는 ICO를 통한 자금조달 등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체계를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감독당국의 역할을 두고 르 메르(Le Maire)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당국은 올바른 정책,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프랑스 정부는 더 많은 자유, 더 높은 투명성, 더 확실한 투자자보호를 지향한다”고.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유로존 국가들에게, ‘프랑스가 암호자산에 관한 최적의 규제체계를 마련했으니 EU 회원국들도 채택하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파리, 블록체인 컨퍼런스). 집단지성을 동원해서 만든 합리적 규제체계라고 자긍심을 느낄만도 했다.

정답을 찾아내는 일, 사회적 합의물을 창설해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접근방식을 바꾸기도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제는, 고권적이든 불만적이든 일방의 주장과 의견만 제시되는 단계(texting)를 넘어, 제시된 의견을 모으고 토론하고 수긍하는 단계(contexting)를 거쳐, 모두가 지켜야 하는 게임의 룰을 만들어내는 단계(hypertexting)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모두가 수긍하고 동의한 법적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실질적으로 부과하고, 공익을 침해할 기회도 차단할 수 있는 합의된 틀이 곧 법제도가 아닐까 싶다.


이해붕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자문단 부국장.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이해붕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자문단 부국장

증권감독원(1990년~1998년)을 거쳐, 금융감독원에서 기업공시, 법제연구, 파생상품 불공정거래조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파견, 자본시장조사국 부국장을 거쳐, 2017년 5월부터는 핀테크 현장자문단에서 혁신금융사업 진출 등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에게 법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블록체인과 토큰이코노미 생태계와 글로벌 규제동향 연구도 충실한 자문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비트코인 백서, FINMA 가이드라인, FATF 가이던스 등 글로벌 금융당국과 국제기구의 자료를 번역했고 자료를 정리해 나누고 있다. 제도화 방법과 그 논점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함이다.


각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전문가들의 기고를 통해 2019 상반기 각국별 블록체인 규제의 동향을 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①싱가포르 2019년 하반기, 싱가포르에 암호화폐 규제법이 생긴다
②일본 암호화폐 규제, 일본도 결코 널널하지 않습니다
③중국 익명성 탓 규제 불가피…중국, 1월 블록체인법 도입
④미국 미국 SEC는 어떻게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할까
⑤몰타 '암호화폐 선진국' 몰타의 법제도
⑥한국 한국(엔 없는…) 암호화폐 규제의 모든 것
⑦프랑스 프랑스는 암호화폐 ICO를 이렇게 허가했다
⑧홍콩 ‘선허용 후규제’ 홍콩 암호화폐 규제가 선진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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