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메인 회의록 유출: 우지한은 공동창업자를 어떻게 날렸나

등록 : 2019년 11월 1일 18:15 | 수정 : 2019년 11월 1일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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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메인 대표 우지한. 이미지=코인데스크 자료사진

 

요약

  • 지난달 29일 열린 비트메인 내부 회의록 일부가 유출됐다. 공동창업자 잔커투안(Micree Zhan, 詹克团)의 갑작스러운 퇴출 이면에는 오랫동안 이어진 비트메인 내부의 권력 다툼이 있었다.
  • 잔커투안과 또 다른 공동창업자 우지한(Jihan Wu, 吴忌寒) 사이의 갈등은 비트메인이 2018년 12월에 대규모 해고를 추진하던 때 최고조에 달했다.
  • 우지한은 29일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저조한 2019년 경영 실적으로 인해 고위 임원들 사이에 긴장이 높아졌다고 인정했다.
  • 텐센트뉴스에 따르면, 잔커투안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비트메인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졌다.

 

비트메인 내부 회의록이 유출됐다. 유출된 회의록을 보면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기업 안에서 벌어진 권력 다툼의 전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진흙탕 싸움의 결과 공동창업자 잔커투안은 비트메인에서 축출됐다.

코인데스크가 입수해 검증을 거친 지난달 29일 비트메인 내부 회의록 일부에 따르면, 우지한은 이날 회의에서 2013년 함께 비트메인을 창업한 이래 오랫동안 함께 비트메인을 이끌어온 파트너이자 공동 대표 잔커투안을 왜 해임해야 하는지를 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2018년 1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우지한은 29일 비트메인의 대표이자 자회사 베이징 비트메인 테크놀로지의 상임이사로 돌아왔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즉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29일 오전 직원들에게 잔커투안의 모든 직위를 즉각 해제한다고 공지하고, 이후 소집된 임직원 전원 회의에서는 2018년 말부터 잔커투안과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우지한은 임직원들에게 “잔커투안은 일상적인 사업 결정에 관해 의견이 갈린 걸 권력 다툼으로 키운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고조되는 긴장

우지한은 29일 열린 회의에서 잔커투안과 2015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비트메인이 대규모 해고를 결정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우지한은 해고를 추진하고자 했지만, 잔커투안이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우지한의 말에 따르면, 우지한과 세 명의 다른 공동창업 멤버들은 그 당시 해고가 회사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잔커투안을 설득해 만장일치로 해고 결정을 내리길 원했다. 그러나 잔커투안은 해고의 필요성을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고위·중간 관리자들을 결집해 해고 계획에 반대하려 했으나 관리자 대부분이 해고에 찬성하는 상황이었다.

“2018년 당시 모든 직원은 회사가 여러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불필요하고 성급한 투자를 했고 수십, 수백 명의 직원을 섣불리 채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직원은 구조조정에 찬성했다.” – 우지한, 29일 사내 회의 발언

잔커투안은 이에 굴하지 않고 12월 17일에 다시 회의를 소집하여 자신이 단독 CEO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지지하지 않는 직원들의 스톡옵션 인센티브를 취소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잔커투안의 이러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우지한과 잔커투안이 함께 공동 CEO에서 물러나는 대신 비트메인은 해고를 진행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우지한은 회의에서 “잔커투안은 불안정한 사람이었고, 합의에 대해 억울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한 발 더 물러나 잔커투안에게 회사 대표직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심각한 내부 분열을 야기했고, 그렇지 않아도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비트메인의 거래처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우지한은 이야기했다.

“해고와 공동 CEO 사임 소식이 전해지던 날, 공급업체들에서 미지급금 결제를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또 베이징의 한 은행은 신용 한도를 늘려주기로 이미 합의한 사안에 대해 다음날 취소를 통보했다. 이후 몇 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않았다면 비트메인은 암호화폐 겨울을 이겨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 우지한

 

잃어버린 기회

우지한에 따르면, 2019년 들어서도 비트메인의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했지만, 회사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채굴 장비 시장이 하락세다. 더불어 우리의 채굴풀 장악력도 약해지고 있다.”

실제로 카난(Canaan), 왓츠마이너(WhatsMiner), 이노실리콘(InnoSilicon)등 비트메인의 경쟁사들은 올해 호황을 틈타 판매 실적이 좋아졌다.

반면 비트메인의 대표 채굴풀인 BTC닷컴(BTC.com)과 앤트풀(Antpool)은 풀인(Poolin)과 F2풀(F2pool)에 밀려 최대 채굴풀 자리를 내줬다. 풀인은 전 BTC닷컴 창업자들이 설립한 채굴풀이다.

잔커투안의 의견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전화도 걸어보고 문자 메시지도 보내봤지만, 답변은 없었다. 텐센트뉴스는 잔커투안이 비트메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변호사들과 이미 접촉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비트메인 대변인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미친’ 아이디어들

우지한과 잔커투안은 잔커투안의 아이디어 때문에 자주 다퉜다. 우지한은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미쳤다’고 표현했다.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 채굴과는 관련 없는 인공지능 사업에 회사가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고집이었다.

잔커투안의 ‘미친’ 아이디어 중에는 선전시에서 근무하는 금융·회계 직원들이 AI 상품 영업을 맡아야 한다는 것도 있었다고 우지한은 직원들에게 말했다.

“그럼 선전의 회계 장부는 누가 관리합니까? 기업공개를 위한 금융 데이터는 어떻게 준비합니까? 대졸자 300명을 새로 뽑는다고요? 현재 우리 회사 직원 수가 얼마나 되죠?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뽑으면 이들의 교육을 담당할 만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나요?” – 우지한

우지한은 잔커투안이 이미 ‘전망이 나빠진’ 사업에 투자를 늘리자고 최근 제안했고, ‘비트메인이 처한 좋지 않은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핵심 개발자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비트메인에 인공지능 분야 투자는 너무 큰 모험이다. 이 분야에 투자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하려면 먼저 주력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야만 한다.”

“회사 내부에서는 제가 경영을, 잔커투안이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묻고 싶습니다. 저와 잔커투안 중 누가 더 기술에 애정이 있을까요? 잔커투안이 애정을 가진 것은 기술이 아니라 끝없는 권력욕을 채우는 일입니다. 잔커투안이 사랑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허영심이죠. 여러분, 잔커투안을 회사에서 퇴출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 우지한

 

기업공개와 ‘쿠데타’

비트메인이 2018년 홍콩에서의 기업공개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이번에는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텐센트뉴스가 보도했다. 비밀리에 진행된 이번 기업공개 신청은 텐센트뉴스가 ‘우지한의 쿠데타’라고 묘사한 사건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에 이루어졌다. 텐센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쿠데타의 신호탄이었던 우지한의 이메일 발송 하루 전인 10월 28일에도 잔커투안은 비트메인의 인공지능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회사 대표 자격으로 선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했었다.

잔커투안은 29일 우지한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부랴부랴 베이징으로 돌아왔으나 회사 건물로 진입하는 것마저 저지당했다고 텐센트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여기서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한 가지 있다. 비트메인이 회사 대표이며 대주주인 잔커투안의 모든 직위를 어떻게 해제할 수 있었을까?

비트메인이 2018년 9월 홍콩에서 기업공개 신청을 할 당시 작성된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12월 대규모 경영개편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잔커투안의 비트메인 지주회사(Bitmain Technology Holding Company) 지분은 36%였던 반면, 우지한의 지분은 20.25%에 불과했다.

이외에 거위에셩이4.18%, 자오자오펑이 6.26%, 후위슈오가4.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신탁 기금이 직원들의 스톡옵션 인센티브 몫으로 18.47%를 소유하고 있다.

외부 대주주들로는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Sequoia China Capital), 리치웨이 신탁회사(Richway Investment Limited), 시노베이션(Sinovation)이 각각 2.7%, 1.17%, 1.1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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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