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블록체인 진흥’이 우려스럽다”

등록 : 2019년 11월 5일 11:00 | 수정 : 2019년 11월 5일 11:03

중국 얼굴인식 시스템. 출처=셔터스톡

최근 각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중국의 행보를 놓고 전 세계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의견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의 효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줌으로써 암호화폐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탈권위’라는 본질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며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중앙의 관리자 없이 운영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오랫동안 막아왔다. 그러던 중국이 이제 국가가 철저히 관리하고 주도하는 암호화폐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이미 계획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가 주도형 암호화폐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감시 능력과 통제력을 높여줄 것이다.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거대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데스크는 중국에서 자랐지만 현재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익명의 비트코인 이용자 A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A씨는 중국의 블록체인 ‘도입’을 좀 더 해방된 사회로 가는 진보라고 보기는커녕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중국인들에 대한 통제 강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A씨의 걱정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달 26일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당원들의 충성 서약을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중국은 100만 명 넘는 무슬림 국민을 ‘재교육’한다는 명목으로 강제수용소에 단체로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막강한 권력을 지닌 중국 정부가 완전히 통합된 금융 시스템을 통제하는 날이 오면 중국 내 소수민족의 상황은 특히 더 나빠질 거라고 A씨는 걱정했다.

A씨는 2014년부터 중국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수염이 희끗희끗한 프로그래머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일부 편집했으며, 특히 A씨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므로 A씨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는다.

 

Q: 최근 중국의 ‘친 블록체인 행보’를 어떻게 보십니까?

A: 너무나 무섭습니다.

암호화 기술은 핵융합과도 같은 기술입니다. 핵융합은 수많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원자력 발전소를 만드는 데 쓰일 수도 있지만, 핵폭탄을 만드는 데 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융합이나 암호화 기술 같은 분야에서는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만약 전체주의 국가가 암호화 기술을 제어하고 통화 시스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장악해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추적하는 데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겁니다. 중국이 하려는 게 바로 그 일입니다.

Q: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에서는 중국 정부의 ‘블록체인 진흥’ 발언이나 친 암호화폐 행보를 두고 중국이 마침내 암호화 기술을 받아들였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동아시아 사람들은 정부를 자신들을 돌보는 부모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이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나 1984년(조지 오웰)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이들은 현실 세계의 대부분은 별문제가 없다고 인식합니다. 이들과 다르게 행동하려는 소수의 사람은 정부가 허락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할 시에 정부의 탄압을 받게 될 겁니다.

제 부모님은 18년째 기독교 선교사로 일하고 계십니다. 중국에서 선교사로 일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우리집 전화기는 늘 당국의 도청을 당했고, 컴퓨터도 걸핏하면 해킹당했습니다. 부모님이 중국 공안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어요. 제가 알기로 부모님은 단 한 번도 누구를 해코지한 적이 없지만, 중국에서는 제 부모님 같은 사람을 테러범이나 티베트 독립주의자라고 부릅니다.

중국에서는 자본 통제가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 ‘(당국이) 검열하기 어려운 돈을 저장하는 최적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Q: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 속에서 어떻게 살았나요? 

A: 우리 가족은 매우 세세한 규칙들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전화나 이메일로 대화할 때는 민감한 단어들은 모두 뺐어요. 그리고 서버 주소가 중국으로 되어 있지 않도록 주의했죠.

한번은 저희 부모님의 위페이(WePay)와 알리페이(AliPay) 계정이 차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부모님이 법정화폐를 현금으로 가지고 계셔서 그럭저럭 살 수 있었습니다. 만약 중국의 화폐 체계가 100% 디지털화됐다면 부모님은 그 위기를 버티지 못하셨을 겁니다.

Q: 가족들은 (상대적으로)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A: 저는 부모님께 돈을 보내드릴 때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제 가장 큰 걱정이 부모님이 강제로 추방당할지 모른다는 것인데, 암호화폐는 중국에서 쉽게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추방 통보를 받으면 48시간 이내에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현금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48시간 이내에 짐을 꾸리는 연습을 하곤 했습니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훈련이었다고나 할까요.

다만, 현재 부모님의 모든 자산은 암호화폐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 있든 가족 중 한 명이라도 개인키(private key)를 알고 있으면 자산은 안전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암호화폐에 접근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부모님의 자산 대부분을 제가 관리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에게 암호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접근성은 여전히 너무 떨어집니다. 게다가 부모님이 암호화폐를 은행 서비스처럼 완전히 이해하고 계신 것도 아니고요.

결국,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암호화폐가 검열하기 어렵다는 특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개인 거래 방식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꾸준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암호화폐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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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