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이더 선물거래 승인 가능성? 당분간은 없다

등록 : 2019년 11월 8일 16:00 | 수정 : 2019년 11월 8일 15:59

Regulated ETH Futures? Not So Fast

출처=셔터스톡

지난달 초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히스 타버트 위원장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고유 토큰인 이더(ETH)가 “증권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시장 규제기관인 CFTC의 발표인 만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발언이다. 왜냐하면 가까운 장래에 이더 파생상품이 승인될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타버트 위원장은 지난달 말에는 심지어 “내년에는 이더 선물계약이 출시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했다.

업계는 이더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들떴다. 파생상품 투자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데, 위험 분산은 포트폴리오 관리의 기본인 동시에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데 필요한 버팀목이다. 파생상품 시장이 활기차게 움직이면 투자가 증가하기 마련이고, 그 결과 가격이 탄력을 받고, 이는 또다시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나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타버트 위원장의 발표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 거래소에서 이더 선물상품 거래가 승인되는 일은 가까운 장래에는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수요 부족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먼저 이더 선물상품에 대한 수요 부족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이더 선물상품은 미국 밖에 있는 거래소에서만 취급하고 있으며, 거래량도 적은 편이다. 이더 선물상품을 취급하는 암호화폐 플랫폼 중 1~3위에 속하는 비트멕스(BitMEX), 후오비(Huobi), 데리비트(Deribit)의 자료에 따르면, 이더 선물상품의 24시간 평균 거래량은 비트코인 선물상품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이더 현물 거래량이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의 25%인 데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표 : 비트코인, 이더의 현물 및 선물시장 24시간 거래량 (기준일: 10월 28일, 단위: $10억)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나이가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어려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성숙함에 따라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혹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투자에 더 적합한 자산으로 보고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일 수도 있다. 이더 파생상품 개발은 기업에는 비용 대비 이익이 별로 없는, 밑지는 장사일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더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가 탄력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이더 파생상품 출시를 가로막는 더욱 근본적인 장애물이 있다.

 

근본적 위험

이더리움의 시스템 전체 업그레이드인 이스탄불의 일정이 오는 12월 4일로 발표되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동반하는 하드포크를 통해 진행된다. 기존 시스템에서 생성된 블록은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업그레이드는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전망이다. 시장에는 위험 요인이다. 올해 초 계획했던 콘스탄티노플 업그레이드가 실행을 불과 48시간 앞두고 ‘심각한 취약성’이 발견돼 연기된 적이 있다. 버그를 찾고 수정하는 것은 사전에 처리할 수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완전히 대비하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이더리움이 합의 메커니즘을 바꿀 예정이라는 부분은, 파생상품의 기반 자산으로서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유사한 작업증명 방식의 합의 알고리듬으로 운영되지만, 오래전부터 지분증명 방식으로의 변경을 추진해 왔다. 지분증명 방식은 사용자의 지분을 걸고 자격을 얻어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을 쌓는 방식이다.

이것은 마치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모터를 교환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무리 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동일한 방식의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 해도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파생상품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파생상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이 위험을 합리적으로 측정하고자 노력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들은 위험을 관리할 수 있지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재분배되는 것뿐이다. 그 결과 거래소가 안게 되는 추가적 위험이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더의 불확실성이 이렇게 크다면, 이더 파생상품의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질 수도 있다.

게다가 이더리움이 새로운 알고리듬을 채택한 이후에 사용자 일부가 신규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계속 유지될 것이고, 사용자가 적지 않다면 활발하게 운영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더 파생상품은 어떤 네트워크를 따라가야 할까?

 

실존적 위험

이더리움의 또 다른 위험은 네트워크를 롤백(뒤로 되돌릴) 가능성이다. 2016년 이더리움 기반 애플리케이션 DAO에서 6천만 달러 규모의 해킹이 발생했다. 당시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들은 블록체인을 해킹 전 상태로 롤백하여 도난당한 자금을 복구하고 이더리움 생태계를 분할하기로 했다. 당시만 해도 이더리움은 지금보다 훨씬 초창기였고, 많은 사람은 대규모 해킹 탓에 이더리움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으리라 판단했다. 이더리움이 오늘날처럼 성공적으로 운영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이더리움 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모았다.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스마트계약 지갑이 해킹을 당했다고 가정해보자. 해킹 이후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모든 활동을 되돌리고 DAO가 했던 것처럼 하드포크를 진행하면 해킹당한 금액을 원상복구 할 수 있다. 여러분이 ETH를 몇 개 보유하고 있다면 롤백에 찬성하겠는가?
1백만 미만 (12%)
1백만 ~ 1억 (9%)
1천만 ~ 1억 (16%)
어떠한 경우라도 개입 불가 (63%)

 

다행히도 과반의 응답자가 롤백은 절대로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무결성과 안정성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거의 4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이더를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한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탈릭 부테린이 이런 질문을 던진 것 자체가 이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CFTC가 보기에 이더는 상품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 이미 발생한 일을 되돌리고, 그 본질을 변화시킬 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변화에 취약한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과연 규제기관이 승인할 수 있을까? 정보가 공정하게 공유되고 위험이 합리적으로 측정되었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규제의 위험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더리움이 계획하고 있는 알고리듬 변경은 더 심각한 변화의 첫 단추일 수 있다. 이더가 상품이 아니라 증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분증명 방식에서 이더를 보유한 이들은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 생성에 영향을 주기 위해 지분을 스테이킹할 수 있고, 그 대가로 수입을 얻는다. 이러한 거래는 작업증명 방식에서 채굴자들이 채굴 보상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지분증명 방식에서 보상은 연이자 형태로 분산 지급된다. 이더를 스테이킹한 데 대한 정기적인 수입을 예측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이더는 상품이라기보다 증권에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물론 이더가 증권이 된다 해서 이더 파생상품의 가치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더가 CFTC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두 기관의 규제를 모두 받게 된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두 기관이 암호화폐 자산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다. CFTC는 암호화폐와 혁신을 옹호해온 기관이다. CFTC의 전 위원장이었던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는 업계에서 ‘암호화폐의 아버지’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였다. 새로 부임한 타버트 위원장도 취임 후의 발언으로 볼 때 암호화폐에 대체로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EC는 다르다. 비트코인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시장이 시세조작에 취약하며 성숙하지 않았다고 보는 기관에게, 이더리움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물어볼 것도 없다. SEC가 이더를 감독하게 되는 순간 파생상품 거래소들은 사실상 이더를 취급하려던 계획을 접어야 할 것이다.

 

투자 위험

살펴본 바와 같이, 이더리움의 발전 단계와 전망, 불충분한 수요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거래소에서 이더 파생상품 거래가 머지않아 승인되리라는 기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고민거리가 많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놀라운 작업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이더를 투자 자산으로 검토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단편적인 베팅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것이 문제가 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이더리움은 계속 발전하여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만, 이더가 투자 자산의 지위를 얻지 못할 뿐이다.

돌이켜보면 비트코인도 처음부터 투자 자산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시장은 독특한 방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상품화한다. 어쩌면 먼 훗날 이더는 대안적 투자 시장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이더리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지지를 받으며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 글을 쓴 노엘 애치슨은 비트코인과 이더를 소량 보유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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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