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다음 반감기에는 가격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등록 : 2019년 11월 14일 11:00 | 수정 : 2019년 11월 14일 10:33

Why Bitcoin’s Next ‘Halving’ May Not Pump the Price Like Last Time

반(半)감??? 출처=Rodrigo Argenton via Wikimedia Commons

비트코인 반감기는 영어로 ‘halving’ 또는 ‘halvening’이라고 부른다. 부르는 말은 다를지 몰라도, 비트코인 반감기와 관련해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채굴 보상 감소를 둘러싼 논쟁이 향후 6개월 내내 치열할 것이라는 점이다.

왜일까? 이전 두 번의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가격 급등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다음 반감기에도 시장에 똑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저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믿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반감기 이후 가격이 급등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가격 예측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정말로 반드시 오른다면, 그 점이 반영돼 비트코인 가격은 미리 올랐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비트코인 가격이 6개월 앞둔 반감기 덕분에 급격히 오른 현상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반감기의 효과가 아직도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것일까?

그 이유는 예측된 반감기로 인한 영향이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반감기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소문(narrative)’처럼 되었으며, 그 소문의 실체는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반감기란 무엇이며 일어날까?

우선 반감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발생하는지부터 알아보자.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총공급량을 2100만 개로 정해놓았다. 새로운 비트코인은 완만히 통제된 비율로 네트워크 프로세서(채굴자)가 블록을 프로세스(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지급된다. 채굴 보상은 약 4년을 주기로 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공급되는 속도가 4년마다 반감하는 것이다. 채굴하면 할수록 희소성이 증가해 채굴이 어려워지는 금 채굴의 특성을 모방한 것이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블록을 하나 쌓을 때마다 채굴자는 비트코인 50개를 보상으로 받았다. 2012년 11월 28일 첫 반감기를 맞은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은 50개에서 25개로 줄었고,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 7월 9일에는 다시 25개에서 12.5개로 절반이 줄었다.

다음 반감기는 2020년 5월로 예상되며, 채굴 보상은 현재의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든다.

(출처: Digital Asset Research – 가격 예측이 아닌 통계 모델)

위 그래프를 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반감기 전에 비트코인 가격(하늘색 스래프)이 상승하기 시작해 반감기 이후에도 한동안 상승세가 지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시장이 지금까지 겪은 반감기가 단 두 번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반감기에도 이전과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추측은 근거가 빈약하다.

그래서 근본적인 수요와 공급을 토대로 추가로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공급 충격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암호 분석가인 투르 데미스터는 최근 비트코인이 다음 반감기까지 가격을 8천 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려면 시장에 유입되는 투자금이 적어도 29억 달러는 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디플레이션 효과를 상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투자가 증가하지 않더라도 반감기 이후 (시장에 유입되는 새로 발행된 비트코인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도 압력이 줄어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Plan B’라는 필명을 쓰는 유명한 비트코인 거래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현재 재고를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주식 대 유동 비율(stock-to-flow ratio, S2F)’을 사용해 비트코인의 과거 가격 변동을 거꾸로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금과 은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이 모델은 정확도가 높다. Plan B는 이 모델로 다음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거의 6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위 그래프의 검은 선)

물론 이 모델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철저한 사례 분석을 거쳤고, 거꾸로 예측한 그래프도 실제 비트코인의 가격변동 그래프와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또한,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른다는 직관에도 부합한다.

그렇다면 더욱 더 궁금해진다. 왜 아직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 예측점을 향해 올라가지 않는 것일까?

이 의문점을 해결하려면 비트코인 반감기를 둘러싼 ‘소문’을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반감기는 가치 투자와 직결되는 ‘근본적인(fundamental)’ 사건이 아니다. 자산 분석에서 ‘펀더멘털’이라는 용어는 수익, 시장 크기, 대차대조표 같이 변동성은 있지만, 정량화가 가능한 가치 창출 특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반감기는 전통적인 투자 용어로 가치창출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치투자와 직결되는 사건도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반감기, 즉 이미 프로그램으로 예정된 비트코인의 희소성은 가치투자와 직결되는 근본적인 사건이 아니다. 반감기는 사실에 바탕을 둔, 어차피 일어나기로 돼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은 한 가지로만 해석될 가능성이 크지만, 사실에 의한 영향은 거의 모든 경우 온갖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비트코인에 빗대어 보면, 반감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반감기가 가져올 영향, 반감기로 인해 일어날 현상을 둘러싸고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보자.

 

반감기 가격 상승에 회의적인 이유

다음 반감기 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반감기가 가져올 효과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3300달러에서 한때 12000달러까지 올랐던 것을 기억하는가? 이 증가폭이 반감기로 인한 가격 상승폭의 전부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시장은 정보를 비교적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여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똑똑한 투자자들은 반감기 이후 조정될 공급량을 이미 계산에 넣고 이에 따라 미리 매수에 나섰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둘째, 비트코인 가격 예측 모델이 이전에는 잘 맞았지만, 다음 반감기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비트코인의 생태계가 이전 두 번의 반감기가 때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4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이제 막 생겨났을 때고, 기관투자자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인 곳은 거의 없었다. 또 암호화폐의 가치를 평가하는 제대로 된 분석틀도 사실상 없던 시절이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이 ‘이번 반감기는 다를 것’이라고 믿는 것도 전혀 근거 없는 추측은 아니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일부 업계 인사들은 채굴자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다수의 영세 채굴자들이 시장 밖으로 밀려나게 되면 반감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상쇄될 수 있지만, 만약 가격 상승에 비해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경우 네트워크의 중앙화가 강화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또, 전통적인 시장에서 가격은 공급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데, S2F모델은 수요를 고려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공인된 모델이 없는 만큼 암호화폐 시장의 수요는 ‘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격은 정말 급등할까?

반복 논리(recursive logic)에 따르면 수요가 반감기 ‘소문’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수요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많은 사람의 기대가 비트코인을 투자 자산으로 매수하려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공급 모델과 이전 두 번의 가격 상승에 매혹된 신규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소위 ‘비대칭 위험-보상’의 개념이 등장한다. 이 개념은 가치가 오를 가능성은 매우 높고, 반대로 가치가 내릴 위험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즉, 모델의 잘못된 예측으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위험보다 예측이 맞아떨어져 500%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 중심 가격 예측 모델들이 전통적인 수요·공급 원칙을 기반으로 새로운 예측을 하더라도, 비트코인이 ‘소문’에 영향을 받는 한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가격이 반등하면 ‘소문’들은 한데 뭉쳐 공급 중심 모델이 옳았다는 확신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것이다. 비록 공급 모델이 옳지 않은 상황이라도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되면 소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가격이 다시 소문을 부추기는 끝없는 순환의 고리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향후 몇 달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런 머리 아픈 순환의 고리는 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비트코인의 공급 스케줄을 둘러싼 시끄러운 논쟁으로 인해 비트코인 고유의 독특한 경제 시스템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고, 이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비트코인 공급량 감소 이후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면 반감기 이후 가격 급등을 예측한 모델들은 결국 옳았다고 증명될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소문’은 변덕스럽고 소문을 믿는 투자자들은 용감하다. 더군다나 현실에는 ‘소문’ 말고도 비트코인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어떤 요소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든, 여러 가격 예측 모델의 등장은 좀더 폭넓은 금융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역할과 시장 현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똑똑한 투자자들은 이러한 예측 모델을 환영하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예측이 의미하는 바를 주시할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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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