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각 경쟁: 디지털화폐를 어찌할 것인가

등록 : 2019년 11월 17일 08:00 | 수정 : 2019년 11월 17일 20:58

Three Fronts in the Global Digital Currency Wars

출처=셔터스톡

* 글쓴이 제레미 얼레어(Jeremy Allaire)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써클(Circle)의 공동창업자로서 CEO와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써클은 개인과 기관투자자, 기업가들이 개방형 기술을 활용해 창업과 투자를 하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 암호화폐 플랫폼이다. 칼럼의 내용은 얼레어 개인의 의견으로 코인데스크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하다.


지난 몇달 사이 암호화폐 분야에서는 주목할 만한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다. 시장과 규제와 관련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가운데 유수의 글로벌 테크 기업과 각국 정부들은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지털화폐에 높은 관심이 쏠리자 세계 각국의 글로벌 리더들은 향후 디지털화폐가 지니게 될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정치경제 분야를 변화시켜 국제 통화 시스템의 미래까지 바꿀지도 모르겠다.

비주류와 얼리어답터들이 주로 이용하던 블록체인 인프라가 이제는 세계 주요 정부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경제 시스템 전반을 근본적으로 디지털화하려는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러 중앙은행이 발행한 암호화폐 토큰을 합친 합성통화토큰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금융자산이나 계약을 토큰화한 뒤 스마트계약에 따라 거래하는 시스템도 논의된다.

전 세계 규제기관들은 현재의 경제 시스템이 모든 이용자를 연결하는 개방형 글로벌 정보통신 인터넷, 즉 블록체인 인프라처럼 변해가는 문제에 대처하고자 애쓰고 있다.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급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가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법정화폐나 기타 금융자산을 대신할 수 있는 암호화폐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기본 레이어(base layer)’는 신뢰 컴퓨팅(trusted computing)을 통해 기록을 보존하며 거래를 처리한다. TCP/IP와 HTTP 프로토콜의 기본 레이어가 광범위한 글로벌 인터넷망을 일반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 데 비교할 만하다.

여러 기업과 정부는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에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1. 개방형 금융(open finance)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법정화폐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예: US달러코인(USDC))을 발행하는 써클이나 코인베이스와 같이 암호화폐 기업으로 시작한 기업들이 취하는 접근방식이다. 이를 통해 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은 탈중앙화된 신용대출 시장과 같이 고차원적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결제 서비스와 무역금융을 위한 수단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의 사금융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이 접근법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내에 이미 존재하는 금융 결제 관련 법규의 규제를 받으며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방형 금융에서 이러한 사기업들의 개발 움직임은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2. 정부 주도형

이 접근법의 대표적인 예로 곧 출시를 앞둔 중국의 디지털화폐 전자결제(DCEP)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DCEP 인프라는 디지털 화폐 버전의 중국 위안화를 거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인프라로, 100% 통제되고 중앙화되어 있으며, 정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된다.

이 접근방식이 중국의 정치경제 모델에는 적합해 보일지 모르나 개방형 인터넷이라는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며, 따라서 업계로부터 큰 환영은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 민간 컨소시엄 구성

리브라연합에 참여하는 회원사들이 각출해 구성하는 리브라 예치금(Libra Reserve Currency)이 이 접근방식을 취한 대표적인 사례다. 각국 법정화폐를 연동한 글로벌 디지털 합성통화 출시가 목적이다.

중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도 결제 시스템을 중앙화하고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방식으로 만들 계획이므로, 개발자와 기업은 개방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미래

위의 3가지 접근방식은 근본적으로 조금씩 다른 세계관을 대변한다.

우선,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받으면서 돈을 마음대로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개방형 금융시스템을 공용 인터넷상에 만드는 것을,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답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진다. 이 질문은 곧 개인과 기업이 개방형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금융 거래를 처리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원하느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즉 금융 거래 시 개인적인 정보는 암호화하지만, 전체 거래는 인터넷에 구축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평가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진다.

개방형 금융시스템이 싫다면, 중국의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처럼 금융시스템을 혁신하려는 움직임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자본의 흐름과 시스템 접속 권한마저 일일이 통제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가? 중국과 같은 시스템은 효율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의 유통을 촉진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과 같이 인터넷 사용을 심하게 통제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 또한, 중국과 거래를 원하는 세계 곳곳에 있는 개인과 기업들에 동일한 조건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대 사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운영하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모습을 제안한다. 페이스북이 구상하는 리브라는 기존의 법정화폐 대신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화폐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소수의 기업이 폐쇄형 인프라에서 참여와 혁신을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허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받아들일까?

주요국 정부, 특히 전 세계 무역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의 정부들은 지금 당장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개방형 암호화폐를 혁신하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정책결정자들이 내리는 선택에 따라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미래가 확연히 바뀌게 될 것이다.

각국 정부가 디지털화폐 문제를 연구하고 논의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창의력 넘치는 전 세계 기술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를 활용해 새로운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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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