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소닉 하한가 정책 종료, 계획된 떠넘기기였나

등록 : 2019년 12월 4일 10:15 | 수정 : 2019년 12월 4일 21:04

3일 비트소닉 웹페이지.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매도주문  걸어봤자 의미도 없네요. (그동안) 사이버머니라고 놀림받아도 참았는데 진짜 사이버머니 같네요. ○게임 고스톱 머니는 내돈 가지고 장난질이라도 안하지.”(비트소닉 네이버 카페 사용자 ‘렛허고’)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은 지난 1일 거래소 자체 토큰인 비트소닉코인(BSC)의 하한가 고정 정책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을 2850원으로 설정한 채 11개월 동안 유지해오던 정책이다.

이날 바뀐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10일동안 BSC 가격은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장거래에 의해 하루 -30%까지 하락이 가능하다. 빗장이 풀리자 BSC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했다. 2일 BSC 종가(낮 12시)는 전일 종가에서 30% 떨어진 1995원을 기록했다. 3일 BSC 호가 역시 전일 대비 하한가인 1400원까지 내려가있는 상태다. 4일 오후 9시 현재 이 가격대에 쌓여있는 BSC 매도 잔량은 약 1742만개다.

향후 같은 추세로 매일 30%씩 가격이 떨어질 경우 10일째 BSC의 가격은 개당 80원이 된다. 지난해 10월 BSC의 최초 상장가는 100원이었다. 업계에서는 1년 전과 달리 비트소닉 거래소가 시장에서 상당 부분 신뢰를 잃은 만큼 실제로 80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 토큰 인위적으로 고가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 의혹

하한가 고정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 비트소닉 거래소를 모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사실 이 말부터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한가 고정은 암호화폐 거래소 중 비트소닉만 가지고 있는 매우 이색적인 정책이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지난 3월 ‘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이 수상하다‘는 기사로 그 독특한 방식을 짚어본 바 있다.

비트소닉은 지난해 12월부터 직접 자신들이 만든 거래소 토큰의 하한가를 임의로 설정하고, 그 이하로 들어오는 주문들은 자동 취소시켜왔다. 시장 논리와는 상관없이 거래소가 인위적인 방법으로 거래소 토큰의 가격 방어를 해왔다는 얘기다. 비트소닉은 당시 공지사항을 통해 “거래소 배당형 코인의 취지를 잘 살리고 고객이 안전한 투자 환경에서 이용하실 수 있게하기 위함”이라고 정책의 목적을 설명했다. 아울러 “BSC 코인의 가치 상승을 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총 5000만개의 BSC를 시장가로 매입하는 바이백(buy back)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거래소가 하한가를 설정해 토큰 가격이 일정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막고 시장가로 대규모의 토큰을 구입해줄 경우, 시장 논리든 아니든 해당 토큰의 가격이 오를 것은 자명했다. 바이백 회차가 늘어나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인 코인힐스를 보면, 실제 비트소닉은 다섯 차례의 바이백이 끝난 지난 3월 기준, 국내 거래소 중 거래량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바이백이 끝나자 더이상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팔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BSC 토큰의 가격은 8개월째 2850원에 머물렀다. 가지고 있는 BSC를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싶은 사람도 처분할 방도가 없어 ‘강제 보유’를 해야 했다.

그러던 중 비트소닉은 11월 초 ‘비트소닉가스(BSG)’라는 새로운 토큰의 판매 공지를 올렸다. BSG는 BSC의 파생 토큰으로, 차후 BSC 메인넷을 사용할 때 트랜잭션 수수료로 사용되는 토큰이다. 이런 콘셉트의 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온톨로지 메인넷에서 쓰이는 온톨로지 가스(ONG)나 쎄타 플랫폼에서 쓰이는 쎄타퓨엘(TFUEL) 등도 트랜잭션 수수료로 이용되는 코인들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BSG가 도입된 맥락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트소닉이 하한가 고정 정책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거래소 토큰을 비싼 가격에 떠넘겨놓고, 쌓여있는 잔여 매도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BSG를 출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ONG나 TFUEL같은 코인들은 기존 플랫폼 토큰 홀더(보유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준다. 돈 받고 팔지 않는다”면서 “비트소닉이 BSG를 팔면서 이 토큰을 BSC 마켓과 원화마켓에 동시 상장했는데, 이는 BSC를 못 팔고 있는 사람에게 BSG를 사서 원화로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4일 오전 9시 현재, 이같은 경로로 BSG를 팔고 원화를 살 경우 얻을 수 있는 돈은 1BSC당 약 33.99원 정도다. 같은 시점 거래가(사실상 하한가)의 약 40분의1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BSC 투자자는 “국회에서 특금법이 통과된 후, 제도권에 들어갈 때 BSC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니 BSG라는 우회로를 만들고 하한가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비트소닉이 베트남에서 엠투빗이라는 거래소를 만들겠다면서 MTO라는 거래소 코인을 팔기 시작했는데, MTO 코인을 홍보하는 엠투빗 블로그에도 BSC 가격이 수십 배 올랐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소닉은 소정의 계산 아래 BSG 출시와 BSC 하한가 폐지를 실시한 것이고, 이후에는 베트남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거래소 경영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3일 비트소닉 네이버 카페에서 투자자들이 하한가 정책 관련 게시물들을 올리고 있다. 출처=비트소닉 네이버 카페

이런 시점에 하한가 고정 정책이 폐지되는 것도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비트소닉 쪽은 “좀 더 원활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하한가 제도를 폐지하게 됐다. 특금법 통과를 계기로 정부 거래소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 FATF 권고안에 맞춰 다양한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도입 등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원활한 거래 환경 조성에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비트소닉 “거래소 경영 잘 되면 토큰 가격 다시 오를 것”

비트소닉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비교적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BSC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비트소닉 거래소의 경영이 잘 되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인원 비트소닉 실장은 “현재 글로벌 거래소 준비를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특금법 등을 대비해 자금세탁방지나 ISMS 인증 등 준비를 몇달 전부터 해오고 있다”면서 “거래소의 여러가지 사업이 잘 되면 BSC 가격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한가 정책을 비롯해 BSG 발행까지가 계획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정 실장은 “BSG 역시 메인넷에서 써야 하기 때문에 미리 판매를 한 것이지, BSC 매도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도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했던 것처럼 다시 하한가 고정 정책이나 대규모 바이백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논의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베트남에 새로 설립되는 거래소에서도 그런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트소닉은 기사 발행 후인 4일 오후 4시 33분께 새 공지사항을 올려 애초 10일에 걸쳐 폐지할 예정이었던 하한가 고정 정책을 앞당겨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거래소는 공지사항에서 “BSC의 거래 유동성을 조금 더 빨리 확보하고자 10일간 진행 예정이었던 30% 하한가 적용 일정을 4일간으로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하한가 정책은 폐지됩니다”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오는 6일 12시 이후부터는 BSC 토큰에 대한 가격 제한이 전면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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