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크립토키티, 다마고치 모두 능가한다…NFT 활용 게임 ‘엑시인피니티’

[인터뷰] 알렉산더 라슨 엑시인피니티 공동창업자 겸 COO

등록 : 2019년 6월 12일 15:00 | 수정 : 2019년 6월 12일 15:16

4일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와 만난 알렉산더 라슨(Aleksander L. Larsen) 엑시인피니티(Axie Infinity) COO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노트북에 붙이신 거 크립토키티 스티커인가요? 저희 스티커 드릴테니 그건 떼시죠.”

COO 라슨과 CEO 응우옌 쭝(Nguyen Trung)을 비롯한 엑시인피니티 팀 구성원들은 대부분 크립토키티 ‘탑 플레이어’ 출신이다. 애초부터 크립토키티 커뮤니티에서 채팅하다 만난 사이다. 블록체인, 특히 이더리움의 대체불가능토큰(NFT, Non-fungible token)을 통해 게임 속 자산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완전히 귀속할 수 있다면,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전에 없이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하지만 이들에겐 공통의 의문이 있었다.

‘크립토키티가 게임인가? 솔직히 아직까진 마켓플레이스 수준 아닌가?’

노르웨이 출신인 라슨은 ‘워크래프트3’와 ‘도타’ 등 경쟁형 게임의 프로 게이머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CEO 쭝 역시 “경쟁적인 개발자 문화”에 오래 몸 담았다. 라슨은 “둘 다 승부욕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합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이더리움의 ERC-721 NFT로 이들이 처음 만든 게임 엑시인피니티의 핵심 요소가 전투를 통한 이용자 간 경쟁인 건, 어쩌면 매우 자연스럽다.

알렉산더 라슨 엑시인피니티 공동창업자 겸 COO. 출처=해시드 제공

엑시인피니티는 크립토키티와 포켓몬, 그리고 다마고치의 특징을 적절히 섞었다. 아쿠아형, 식물형, 곤충형, 파충류형 등 여섯 가지 종류의 엑시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건 포켓몬 게임과 닮았다. 각각의 엑시가 NFT로서 블록체인에 올라간다는 점은 크립토키티와 같다. 12일 현재 6만8078개의 엑시가 블록체인에 기록됐다. 이용자들은 NFT로 등록한 엑시를 다른 엑시와 교배하거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엑시는 110이더(6월 12일 오후 2시 현재CPDAX 기준 약 3261만원 상당)에 거래됐다.

하나의 엑시는 눈, 입, 귀, 뿔, 꼬리, 등을 비롯한 여섯 개 파츠로 구성된다. 각각의 파츠 역시 아쿠아형, 식물형, 파충류형 등 다양한 특질을 갖는다. 500여개에 이르는 파츠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엑시의 체력(HP)과 속도(speed), 공격력(skill) 및 사기(morale) 등 능력치가 달라진다. 이 부분은 포켓몬이나 크립토키티와 다르다.

게이머는 엑시들의 공격 및 방어 순서를 고려한 전략에 따라 팀을 구성해 배틀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엑시인피니티는 단순 대결만 가능했던 다마고치도 넘어선다. 현재까지 약 400만건의 배틀이 이뤄졌다. 라슨은 “크립토키티에서 한 발 나아가 게이머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눈, 입, 뿔 등 파츠 조합에 따라 엑시의 능력치가 달라진다. 출처=엑시인피니티 홈페이지 캡쳐

과거엔 모든 엑시 배틀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트랜젝션을 발생시켰지만 지금은 아니다. 라슨은 “게임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게이머가 수수료를 내야 하면, 그 게임은 오래 가지 않을 거란 걸 일찍이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완전히 탈중앙화 된 게임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더리움 외에 좋은 대안이라 할 만한 플랫폼이 없었다. 또 이미 많은 개발자가 이더리움 위에서 개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경쟁 플랫폼에 대해 이더리움 개발 도구들이 꽤 성숙한 편이었다.”

현재 엑시인피니티는 룸네트워크(LOOM Network)를 비롯한 사이드체인 활용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에는 룸네트워크와의 업무협약을 발표했다.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룸네트워크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엑시인피니티 자체 토큰인 루나(LUNA) 토큰과 룸네트워크의 룸(LOOM) 토큰 간 스와핑과 룸 토큰 스테이킹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라슨은 “게이머에게 좋은 이용자 경험을 먼저 제공한 뒤, 기술이 이어지면 다시 탈중앙화 전략을 택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시인피니티의 주요 수익 모델은 캐릭터와 아이템, 그리고 루나시아(Lunacia)라는 이름의 가상 세계 속 랜드(land) 판매다. 엑시인피니티는 지난 1월 랜드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사전 판매 물량의 96%가량이 팔려 5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라슨은 “루나시아 월드 토지 소유자는 ‘Play to Earn(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소유한 랜드에 엑시를 풀어 놓고, ‘리소스 노드’에 접근해 자원을 캐 오도록 할 수 있다. 또 엑시가 채취한 자원을 게이머의 랜드로 옮겨 오는 과정에서 다른 게이머의 랜드를 지나쳐 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엑시가 흘린 자원을 다른 게이머가 획득할 수도 있다. 리소스 노드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랜드를 갖고 있을수록, ‘불로소득’을 얻을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라슨은 “바로 이 점 때문에 최고 5000달러에 랜드 판매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루나시아 랜드 보유자는 엑시를 활용해 자원을 채취하거나, 다른 게이머의 엑시가 떨어뜨린 자원을 줍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출처=엑시인피니티 홈페이지 캡쳐

엑시인피니티의 장기 목표는 루나시아를 둘러싼 가상현실 생태계 조성이다. 엑시를 비롯한 루나시아의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게이머와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2차 콘텐츠를 창작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라슨은 “엑시인피니티 게임으로 확보한 이용자 풀을 2차 창작자들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계약 기술을 활용하면, 엑시인피니티는 이들이 추가로 만들어 낸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엑시인피니티는 ‘루나시아 SDK(개발 도구)’를 개발 중이다.

엑시인피니티를 통한 루나시아 생태계 확장이 성공하려면, 충성도 높은 게이머와 개발자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필수적이다. 라슨의 설명처럼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진짜 소유권’은 이미 게이머의 충성도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엑시인피니티 커뮤니티 구성원 가운데는 자신이 소유한 엑시를 타투로 몸에 영구히 새긴 이도 있다.

한 엑시인피니티 팬은 자신이 소유한 엑시를 타투로 새겼다. 출처=엑시인피니티 공식 유튜브

“게임간 자산의 상호운용이 가능하다는 건, 단순히 한 게임에서 레벨업을 해 놓은 캐릭터나 아이템을 다른 게임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크립토키티를 비롯한 초기 NFT 활용 게임에 주목한 건, 가상 세계의 정체성이 여러 게임에 걸쳐 옮겨다니는 미래의 출발점이 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특정 게임 캐릭터의 일부를 뱃지화 해 다른 게임으로 가져가거나, 게이머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삼는 게 NFT를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면 특정 월드에서 입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월드에서 획득한 NFT를 갖고 있어야 하도록 제한하는 식이다.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이런 미래가 정말 가능할지 실험해 보려는 거다.” – 알렉산더 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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