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문제 ‘포용성 부족’

등록 : 2019년 6월 10일 10:00 | 수정 : 2019년 6월 10일 10:17

Why Bitcoin’s ‘Culture War’ Matters

출처=셔터스톡

오늘은 비트코인의 유해성과 포용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앞으로 며칠간 내 트위터에 난리가 나겠지만, 그래도 이 주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먼저 내가 어느 편인지부터 밝히겠다. 나는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포용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용기 내어 비판해 온 사람들 편이다. 특히 비트코인 커뮤니티 안에서 무시당하고 무례한 대접을 받았던 여성들을 지지한다. 이들은 암호화폐 기술의 가능성에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백인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하위문화와 분위기에 좌절했다. 비트코인 기술이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커뮤니티가 나서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

이 칼럼을 쓰는 목적은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이들을 응원하고 비호하는 것 말고도 또 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하나 더 보태자면 암호화폐 기술 개발과 생태계에 ‘커뮤니티’와 ‘문화’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려는 목적도 있다.

 

망치 문화란 무엇인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은 비트코인이 그저 기술이자 도구에 불과하며, 인간의 행동과 관련한 가치 판단을 비트코인에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비트코인은 도덕적 관념이 없는 기술이기에 정치나 문화와는 하등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쓰는 사람 중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고 사람이 문제지 기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다.

이들은 모욕을 당했다면 당사자끼리 문제를 풀면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 커뮤니티 안에서 모욕을 당했더라도 이를 괜히 커뮤니티 전체의 문제로 비화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커뮤니티를 바꿔보려는 시도도 이들이 보기엔 소용 없는 일이다. 변호사 프레스턴 번이 바로 그런 주장을 했다.

비트코인은 포용적이지 않다. / HTML은 포용적이지 않다. / 망치는 포용적이지 않다. / 비트코인, HTML, 망치의 공통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이다. 도구는 사람이 만들어낸 대로 존재할 뿐이다. 도구가 해로울 때는 그 도구를 쓰는 사람이 해로울 때밖에 없다.

 

그럴듯한 말이다. 그러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로 든 도구들 사이에 존재하는 분명한 차이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먼저 번이 말한 망치는 말 그대로 쇠로 된 망치를 의미한다. 반면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넓은 맥락에서의 비트코인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저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코인 코드와 프로토콜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생겨난 생태계와 커뮤니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번이 예로 든 각각의 도구에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붙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망치 커뮤니티’에 관해 논의하자고 하면 이상해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망치의 설계나 사용법에 대해 논의하고 싶은 망치 마니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정하고, 그러한 망치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이라고 추측해보자.

사실 가상의 망치 커뮤니티를 상정하더라도 실제로 기술의 설계와 진화에 있어 망치 커뮤니티가 맡을 역할이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비트코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미미하다는 점이 문제다. 나는 망치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몇백 년 동안 망치 기술과 관련해 혁신이라 부를 만한 커다란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으리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망치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나 기술 표준을 정하는 문제로 망치 사용자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반면 비트코인의 오픈소스 기술은 지속해서 진화한다. 엔지니어를 개발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 기술이 여전히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드 수정과 관련해 항상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다툼이 벌어진다. 잘 알다시피 블록 크기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끝에 아예 커뮤니티가 갈라지기도 했다.

커뮤니티가 돌아가는 사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코드를 포크해서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면 된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비트코인은 입지가 탄탄한 브랜드로 이미 자리 잡았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서 비트코인과 같은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현재의 설계는 마음에 들지만, 앞으로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라는 말은 실효성이 없는 말이다.

‘망치 생태계’라는 것이 실제로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못이나 강철, 고무, 나무를 거래하고 이용하는 생태계를 복잡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망치 컨벤션이 열린다면 전시할 수 있는 상품이 컨센서스 같은 암호화폐 행사만큼 다양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글로벌 화폐 시스템을 혁신할 목적으로 탄생한 비트코인은 다양한 기술자를 끌어모았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설계, 관리, 판매 방식에 각자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 상에 개발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암호화, 결제 채널, 스마트 계약이나 다른 중요한 기술과 관련한 개발자들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음악이 다양한 음을 조율하는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화폐 = 커뮤니티

폴 비그나와 나는 책 ‘암호화폐의 시대(The Age of Cryptocurrency)’를 집필하면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커뮤니티가 비트코인이 성공을 거두는 핵심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게 다가왔다. 비트코인이 심오한 사회적 관념을 포괄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보기에 비트코인은 화폐의 재발명이자 가치 교환 시스템 전체의 혁명이었다.

화폐는 화폐에 대한 광범위한 믿음에 기초한다. 사람들이 화폐의 가치를 믿어야만 그 화폐가 기능할 수 있다. 펠릭스 마틴도 화폐란 사회적 기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화폐의 기능성과 이용성은 토큰의 물리적인 가치보다는 토큰이 대표하는 가치로 인해 생겨난 커뮤니티의 동의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금이나 달러, 은행 계좌에 적힌 숫자, 암호화폐 모두 마찬가지다.

이는 곧 화폐의 성공에는 활기차고 성장하는 커뮤니티가 필수적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커뮤니티 = 문화

커뮤니티는 필연적으로 문화와 공동의 관점,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것이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의 행동을 (비공식적이고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관장한다.

커뮤니티가 진화하면서 문화는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반대로 더 배타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커뮤니티의 성장을 돕거나 방해한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미국 문화를 고찰한 뒤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시한 포용성이 경제 확장의 주요 동인이었음을 적절하게 짚어냈다. 실로 미국의 문화는 미국이란 나라가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지프 나이가 제시한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문화는 정말 중요하다. 모두가 거래 기록을 공유하는 P2P 거래소와 중앙 권력이 검열하기 어려운 속성을 내세운 암호화폐가 각계각층의 이익에 복무하고 영향력을 늘려나가려면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포용적인 문화를 갖추어야만 한다.

포용적인 문화를 정착하려면 먼저 커뮤니티의 다양한 사안에 관한 논의에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규범과 관습이 바뀌어 노예 제도가 사라지고, 길거리에 침을 뱉거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데 새치기를 하는 것이 손가락질받는 행동이 된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는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어느 부분이 해로운지, 더 많은 이들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문화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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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