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브록 피어스에 EOS 500만개 투표권한 위임

등록 : 2019년 7월 29일 14:00 | 수정 : 2019년 7월 29일 15:28

브록 피어스가 빗썸으로부터 500만개의 EOS 대리투표 권한을 받았다.

브록 피어스가 빗썸으로부터 500만개의 EOS 대리투표 권한을 받았다. 출처=brockpierce.io

 

빗썸이 보유하고 있는 EOS 중 500만개를 BP 투표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 EOS 커뮤니티의 기대와 달리, 빗썸은 국내 BP에 투표하지 않았다. EOS 대리투표(proxy) 기능을 활용해 비트코인재단 의장이자 EOS 고래로 알려진 ‘브록 피어스’에게 투표 권한을 대거 위임한 것이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파악한 투표 권한 위임 절차는 다음과 같다.

7월10일 오후 5시 34분 10초 ‘ha4c4jpquydj’라는 EOS 계정 하나가 생성됐다. 그로부터 19분 후인 5시 53분경 빗썸 EOS 계정인 ‘bithumbshiny’로부터 1 EOS가 이동됐다. bithumbshiny의 계정에는 25일 기준 2461만9486.2201 EOS가 보관돼 있다. 이후 4차례에 걸쳐 양 계정 사이에 소액의 EOS를 주고받는 테스트가 이뤄졌다. EOS 계정 생성 후 정상 동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적인 절차다. 테스트가 끝난 같은 날 6시 45분경 드디어 빗썸의 또 다른 EOS 계정인 ‘btxrxqhi5isf’에서 ha4c4jpquydj로 499만9999 EOS가 이동됐다. btxrxqhi5isf는 bithumbshiny 계정으로부터 2019년 5월16일 오후 3시 2분경 생성된 EOS 계정이다. btxrxqhi5isf에는 ha4c4jpquydj 계정으로 499만9999 EOS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1655만5165.7154 EOS가 들어있다.

ha4c4jpquydj에서 EOS 500만개의 투표 권한이 브록 피어스의 계정인 brockpierce1로 위임됐다.

ha4c4jpquydj에서 EOS 500만개의 투표 권한이 브록 피어스의 계정인 brockpierce1로 위임됐다. 출처=bloks.io

도합 500만개의 EOS를 확보한 ha4c4jpquydj 계정은 투표 권한을 획득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500만개가 이체된 지 3분 후인 오후 6시 48분경 EOS CPU와 NET에 각각 249만9999.5 EOS씩 스테이킹(stake)을 했다. 테스트로 전송된 1EOS도 0.5EOS씩 양쪽에 스테이킹했다. EOS 투표 권한을 얻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기여한다는 의사표시인 스테이킹을 반드시 해야 한다. 스테이킹 된 EOS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투표에 사용된 EOS를 거래에 사용하고 싶다면, 투표 철회인 언스테이킹을 해야 한다. 언스테이킹을 한 EOS는 3일 후부터 거래할 수 있다.

EOS 투표 권한을 획득한 ha4c4jpquydj는 2019년 7월 12일 오전 11시 50분경 브록 피어스의 EOS 계정인 ‘brockpierce1’에 대리투표 권한을 위임했다. 그렇게 브록 피어스는 빗썸이 위임한 500만표와 원래 갖고 있었던 463만5121표를 더해 총 963만5121표를 가진 슈퍼 고래가 됐다. 전 세계 EOS 대리투표자 중 1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 BP 순위를 바꿀만한 힘이 생긴 셈이다.

브록 피어스가 대리투표자 중 1위에 올랐다.

브록 피어스가 대리투표자 중 1위에 올랐다. 출처=alohaeos.com

 

국내 EOS BP들은 실망하는 눈치다. EOS 블록체인 운영 권한을 위임받은 21명의 대표(BP, 블록프로듀서) 가운데 한국팀은 한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심지어 EOS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여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조 BP 91명에도 단 2팀(노드원-53위, 이오시스-67위)에 그쳤다.

지난해 화려하고 거창한 공약을 내세우며 상위 BP를 꿈꿨던 국내 EOS 팀들은 무너져 내린 상황에서, 지난달 17일 빗썸이 막대한 EOS 보유량을 바탕으로 BP 투표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국내 BP는 반색하고 있었다. 특히 국내 EOS 생태계와 BP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한국 BP에 지원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올해 발표된 빗썸의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빗썸이 자체 보유한 EOS는 182만3732개, 회원 위탁 물량은 5428만1836개로 총 5610만5568개이다. 전 세계 EOS 5.6%에 달한다.

중국계 BP에 밀려 잔뜩 움츠러들었던 국내 BP들로서는 기대가 컸다. 그랬기에 브록 피어스 권한 위임에 따른 상처도 컸다.

“빗썸이 EOS 생태계 확산과 국내 BP 영향력 확대를 위해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해서 기대감이 컸었다. 빗썸의 표를 받기 위해 국내 BP와 EOS 관련 업체들은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준비를 해 왔다. 그런데 빗썸이 브록 피어스에게 500만표라는 엄청난 권한을 아무도 모르게 줬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브록 피어스가 EOS에 기여한 바는 높이 사지만, 국내 EOS 생태계에 의미 있는 발전을 이끌지는 의문이다.” – 국내 EOS BP 관계자.

브록 피어스에게 위임된 표 가운데 일부는 결과적으로 국내 BP 지원에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피어스는 자신의 표를 전 세계 BP 30명에게 투표하는데, 이 가운데 국내 BP인 노드원(NodeOne)도 포함된다.

빗썸이 보유한 EOS 전체 물량에 견주면, 피어스에게 위임된 500만개는 10%도 되지 않는다. 빗썸 측은 EOS를 보유한 거래소 회원들도 투표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는 등 국내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입장이다.

“브록 피어스는 빗썸에 EOS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등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재단 의장이면서도 EOS 초기부터 생태계 확산에 큰 노력을 해 왔다. 브록 피어스가 빗썸의 500만표를 EOS 생태계 확산에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빗썸 회원을 대상으로 EOS 투표 툴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빗썸 자체 보유 물량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국내 EOS BP에도 투표가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빗썸 관계자

한편, 일각에선 빗썸이 고객 동의 없이 위탁 물량을 투표에 임의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비티씨코리아닷컴의 감사보고서는 지난 4월11일 발표됐는데, 당시 공시된 빗썸의 EOS 자체 보유 물량은 182만3732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500만표를 위임하기엔 300만EOS 이상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은 EOS 자체 물량이 꾸준히 늘었다고 반박했다.

“감사보고서 작성 시점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당시에는 EOS를 182만여개 보유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올해 자체 보유 물량을 꾸준히 늘려나갔다. EOS 투표에 사용된 500만개는 100% 빗썸 자체 보유 물량이다. 빗썸은 앞으로 EOS 자체 보유 물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 빗썸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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