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건 회장의 빗썸 인수,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등록 : 2019년 7월 11일 15:00 | 수정 : 2019년 7월 11일 23:23

지난 9일 깜짝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코스닥 상장사인 두올산업이 공시를 통해 싱가포르 법인 SG BK그룹 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두올산업이 빗썸을 우회 인수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두올산업의 인수 대금은 빗썸 인수에 쓰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9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난해 10월 12일 빗썸은 BK글로벌컨소시엄이 빗썸의 지주회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의 50% + 1주를 4억 달러(약 4700억 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 7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즉, 빗썸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빗썸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BK글로벌컨소시엄은 BK메디컬그룹의 김병건 회장이 블록체인 개발 업체 원루트(ONEROOT) 토니쑨 대표와 함께 빗썸 인수를 위해 만든 법인이다.

김병건 BK글로벌컨소시엄 공동 대표

김병건 BK글로벌컨소시엄 공동 대표.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김병건 회장은 BK글로벌컨소시엄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BXA 토큰 사기 판매 논란이 커지자 같은 해 12월 27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의혹 해소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BK글로벌컨소시엄의 구성원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공동대표로 원루트 토니쑨 대표가 있다. 그 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업체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기밀유지협약(NDA)을 이유로 답을 피했다.

또 김 회장은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인수 자금 납부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분 인수 계약금인 약 400억 원은 이미 납입했으며, 2019년 2월 중 남은 금액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K글로벌컨소시엄이 빗썸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은 4300억 원이 남은 상태였다.

빗썸 인수 진행 과정.

빗썸 인수 진행 과정. 정리=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김병건 회장이 약속한 2월이 됐지만, 인수 자금은 모두 납부되지 않았다. 김병건 회장은 2월 18일 계약금과 중도금 등 1000억 원은 납부했으나, 남은 잔금 3700억 원은 ‘해외송금 문제’를 이유로 납부일을 3월 말로 한 달 연기했다. 그렇게 연기한 납부기한(3월31일)도 하루를 넘긴 4월 1일, BK글로벌컨소시엄은 공식 SNS를 통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의 최대 7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인수 납부일을 9월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4700억 원 규모의 인수 과정과 조건이 6개월 만에 3번이나 바뀐 셈이다.

BK글로벌컨소시엄은 애초 빗썸의 대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가, 나중에 인수 지분을 70%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다. 20%가 늘어난 만큼 금액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때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70%의 가치는 앞선 인수 계약을 고려했을 때 약 5.6억 달러(약 6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BK글로벌컨소시엄은 오는 9월 기납입한 1억 달러를 제외한 남은 4.6억 달러(약 5400억원)를 완납해야 한다.

4월14일 BK글로벌컨소시엄은 또 하나의 발표를 한다. 일본의 투자펀드인 ‘ST 블록체인 펀드’로부터 2억 달러(약 2300억 원)를 투자받았다는 내용이다. 김병건 회장은 이 투자 유치에 대해 “2억 달러는 빗썸 인수대금으로 활용될 계획”이라며 “ST 블록체인 펀드는 BK글로벌컨소시엄의 지분을 보장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BK글로벌컨소시엄의 지분 구조는 역시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BK글로벌컨소시엄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70%를 인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5.6억 달러 중 1억 달러를 납입해 4.6억 달러의 잔금이 남았다. 또한 일본 ST 블록체인 펀드로부터 2억 달러를 조달해 올 9월 납입에 필요한 금액은 2.6억 달러(약 3100억원)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으로 알려진 두올산업이 SG BK그룹 지분 57.41%를 2357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소식이었다. 올해 4월 1일 공시된 두올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두올산업의 수익(매출액)은 377억 6356만 8554원이며, 자본 총계는 259억 7723만 6405원에 불과하다.

SG BK그룹 지배 구조.

SG BK그룹 지배 구조. 정리=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SG BK그룹은 BK메디컬그룹의 김병건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싱가포르 법인이다. SG BK그룹은 BK SG라는 싱가포르 법인의 지분 50.5%를 보유한 지주사다. BK SG는 싱가포르 법인인 BTHMB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BTHMB홀딩스는 BK글로벌컨소시엄의 공식 법인명이다. 결국 SG BK그룹의 대주주가 되면, 빗썸의 대주주인 비티시홀딩컴퍼니의 대주주가 돼 빗썸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물론 BK글로벌컨소시엄이 남은 잔금인 3100억 원을 9월까지 납입할 경우다.

그리고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 두올산업의 SG BK그룹 지분 인수로 2357억원이 마련된 만큼 최종적으로 BK글로벌컨소시엄이 추가로 준비해야 할 금액은 이제 740억원만 남았다.

BTHMB홀딩스 공식 입장문. 출처=빗썸

 

두올산업의 SG BK그룹 지분 인수 공시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BTHMB홀딩스는 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BTHMB홀딩스는 두올산업 및 SG BK그룹과 재무적 투자 및 인수와 관련해 체결된 계약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일주일 전 두올산업을 포함한 몇몇 기업이 BTHMB홀딩스에 재무적 투자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나 어떠한 계약도 체결된 적이 없으며, SG BK그룹은 BTHMB홀딩스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한 지배구조로 돌이켜봤을 때 SG BK그룹이 BTHMB홀딩스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빗썸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BTHMB홀딩스의 공식 입장문과 두올산업의 공시 내용이 서로 다르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공시를 보면 취득예정날짜가 9월15일로 명시된 만큼 기본 골격을 바탕으로 양사가 지속해서 협의할 것”이라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두올산업이 BK글로벌컨소시엄을 통해 빗썸의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두올산업의 공시가 발표된 당일과 이튿날 김병건 회장에게 두올산업으로부터 받을 SG BK그룹 지분 인수 대금이 BK글로벌컨소시엄의 빗썸(비티씨홀딩컴퍼니) 인수 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개인적인 답을 못하게 돼 있어서 답을 할 수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병건 회장은 SG BK그룹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답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선 더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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