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 ‘신원확인 자판기’ 1천대 나온다

자판기 업체 12곳과 제휴…신분증 스캔 등 방식으로

등록 : 2019년 4월 24일 18:30 | 수정 : 2019년 4월 24일 16:33

비니 링햄. 사진=코인데스크

시작은 맥주였다. 그러나 판매 전에 나이 등 소비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 제품은 상당히 많다. 그 가운데 자판기로 판매할 수 있는 모든 제품이 곧 시빅(Civic)이 진출하려는 시장이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SXSW 행사에서 시빅은 나이를 확인한 뒤 술을 살 수 있는 고객에게만 맥주를 판매하는 자판기를 선보였다. 이어 이제 자판기 업체 12곳과 정식 제휴를 맺고 미국 전역에 있는 자판기에 신원확인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업체 12곳의 명단: AAEON, AR Systems, Fastcorp Vending, Global Vending Group, greenbox Robotics, Invenda, IVM, IVS, Retail Automated Concepts, SandenVendo, The-Venders, Wemp)

시빅의 CEO 비니 링햄은 자판기 시장을 통해 신원확인 기술의 유용성을 전체 시장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자판기 시장은 더 넓은 시장으로 가는 관문과도 같다. 사람들은 자판기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보고 디지털 신원확인 기술의 실제 쓰임새를 직접 체감하게 된다. 자동화 판매와 관련한 시장 전체가 시빅에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이번에 시빅과 제휴를 맺은 자판기 업체 12곳이 운영하는 자판기는 총 100만 대가 넘는다. 시빅은 그 가운데 올해 말까지 적어도 1천 대의 자판기에 신원확인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운전면허증을 비롯한 신분증을 자판기에 스캔해 나이를 인증하고 물건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빅 측은 자판기 운영자가 원하면 신분증 스캔 대신 보안 질문에 답하고 이를 확인하는 방법을 채택할 수도 있게 될 거라고 밝혔다. SXSW 행사에서 시험 운영했던 자판기도 본인만 알 수 있는 보안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신원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링햄은 시빅의 결제 앱인 시빅 페이(Civic Pay)에서 제미니의 스테이블코인 제미니달러(GUSD)를 이용해 결제하는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변동성이 매우 낮다. 소비자는 시빅 페이에서 제미니달러를 구입한 뒤 이를 결제에 직접 쓸 수 있다. 자판기 운영자와 업체는 스테이블코인을 받으면 수수료를 많이 아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링햄은 덧붙였다.

“나이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없는 제품을 파는 자판기 운영 업체들은 더 싸고 빠른 결제 수단을 애타게 기다려 왔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받으면 업체들은 기존에 내던 것보다 수수료를 80~90% 아낄 수 있다.”

시빅은 여전히 신용카드 회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자판기에서 신원을 확인한 뒤 문제없는 소비자에게만 물건을 판매하므로 지불 거절(chargeback)이 일어나 수수료만 내고 결제를 물릴 위험이 낮아진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기존 자판기보다 신원확인 기능을 탑재한 자판기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훨씬 낫다.”

시빅은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을 언제쯤 시빅 페이에 도입할지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맥주는 시작일 뿐

시빅은 우선 담배, 술, 법적으로 허용된 대마 성분 제품 등을 자판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신원확인 기술을 장착할 계획이다.

시빅 페이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 품목을 다른 제품군으로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시빅은 기대하고 있다. 링햄은 특히 시빅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로 의약품을 제시했다.

의약품은 술, 담배처럼 반드시 연령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이용자들은 신원 확인을 거쳐 일상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천식, 인슐린, 항히스타민제 등 약품을 사려면 약국에 가서 직접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링햄은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시빅의 신원확인 기술을 의약품 판매에도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은 의약품 분야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제휴를 맺는 건 한참 뒤의 일이 될 것이다.”

시빅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전미 자동판매 협회(NAMA) 박람회에서 신원확인 기술을 도입한 자판기를 시연할 예정이다.

총 80만여 대의 자판기를 운영하는 업체 산덴벤도(SandenVendo)의 CEO 마이크 바이저는 “자판기 시장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 도입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를 뒤바꿀 만한 기술을 가장먼저도입하는 건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기위한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