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키티가 구글·삼성 투자를 유치했다

등록 : 2018년 11월 2일 10:47 | 수정 : 2018년 11월 2일 10:48

어느덧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만큼 이름을 알린 디지털 고양이 수집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IT 대기업들의 투자를 발판 삼아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

이미지=www.cryptokitties.co

 

크립토키티를 설립한 액시엄 젠(Axiom Zen)에서 크립토키티 사업을 전담하려고 분사한 대퍼 랩스(Dapper Labs)는 지난 수요일 총 1,500만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사 벤록(Venrock)이 주도한 이번 투자에는 구글 벤처스(Google Ventures), 삼성넥스트(Samsung NEXT), 앤드리센 호로비츠(a16z)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들이 참여했다. 이 밖에 탤런트 에이전트인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Endeavor), 이스포츠 기업 액시오매틱(aXiomatic) 등 벤처 투자 분야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대퍼 랩스는 올해 초 앤드리센 호로비츠와 유니온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 등으로부터 1,2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벤록의 파트너 데이비드 팩맨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생겨나는 디지털 수집품 시장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상에서 유일한, 그래서 희귀한 아이템을 만들어 유통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수집품 시장은 가히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벤록은 사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좀처럼 투자하지 않는 회사였다. 그러나 팩맨은 무엇보다 그동안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던 행위를 디지털상에서도 할 수 있도록 문을 연 첫 번째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크립토키티의 가치를 높이 샀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이미 현실에서 대부분 하고 있기는 한데, 온라인에서, 디지털 세상에서는 아직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를 오랫동안 찾아왔어요. 희귀하고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었죠.”

팩맨은 벤록에서 일하기 전에 디지털 음원 판매 업체인 이뮤직(eMusic)에서 일하며 지적 재산권과 저작권에 관한 경험을 쌓았다. 대퍼 랩스의 CTO이자 암호화폐 기반 수집품 시스템이 토대로 삼고 있는 이더리움 토큰 표준 ERC-721을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한 디에터 셜리는 팩맨이 파트너로 있는 회사가 투자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작은 스타트업 단계에서 더 큰 회사로 성장하는 데 팩맨만큼 유용한 멘토가 돼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대퍼 랩스는 올해만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해 총 2,700만 달러를 모았다. 곧 대퍼 랩스가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셜리는 구체적인 서비스나 제품에 관해서는 철저히 말을 아끼면서도 앞으로 몇 주 안에 새로운 것이 나올 거라고 귀띔했다. 이미 대퍼 랩스는 홈페이지에 티저 페이지를 만들었고, 대퍼 랩스 직원은 현재 프라하에서 열리고 있는 이더리움 개발자 회의 데브콘(Devcon)에 관련한 트위터에 해당 티저 페이지를 올리기도 했다.

셜리는 이어 이달 말부터는 크립토키티에서 새로운 고양이가 정기적으로 출시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대퍼 랩스는 올해 투자받은 돈으로 이용자들이 분산 앱(dapps)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블록체인 세상으로 인도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블록체인은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다. 그리고 백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해보고 이용해보는 것이 그 가치를 깨닫는 훨씬 빠른 길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크립토키티도 엄연한 게임이다

크립토키티는 굳이 분류하자면 게임에 속한다. 하지만 고양이를 수집하는 이들이 보유한 고양이를 마음대로 바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규칙이 엄격하지 않고 자유도가 높은 게임에 속한다.

최근 대퍼 랩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의미에서 게임에 좀 더 가까운 요소를 가미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셜리도 “크립토키티 이용자들이 훨씬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른바 인터랙티브 게임 분야에서 많은 히트작을 낸 유비소프트(Ubisoft), 징가(Zynga), EA스포츠(EA Sports) 같은 게임회사 출신 인재를 새로 영입한 것도 대퍼 랩스가 크립토키티의 게임 요소를 강화하리라는 예상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분산 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게임의 장점은 서비스를 관리하는 중앙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팀을 꾸려 원하는 대로 기존 게임을 보완하고 새로운 요소를 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셜리도 이렇게 자유롭게 캐릭터를 꾸미고 바꿀 수 있는 것이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유한 고양이에게 다양한 옷을 입힐 수 있는 일종의 파생 게임인 키티햇(KittyHats)이 대표적인 예다. 또 올 여름에는 몇몇 희귀 고양이를 보유한 이용자에게 보유권을 인정해주는 라이선스 관련 규정이 업데이트되기도 했다.

크립토키티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게임 관련 요소를 더하고 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고양이를 모으고 모은 고양이로 재미있는 것을 할 수 있을지 이용자들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어떤 건 안 되는 무엇은 금물이라는 제약은 없다. 크립토키티가 곧 하나의 장르가 될 것이다.”

 

개발중

대퍼 랩스는 이번에 투자받은 돈으로 미국 지사도 열 계획이다. 크립토키티를 만든 액시엄 젠은 캐나다 회사다. 지사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기회도 적극적으로 살릴 생각이라고 셜리는 말했다. 팩맨도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수집품을 출시하고 싶어 하는 지적 재산권 관련 사업체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특히 이미 오프라인에서 수집품을 팔아 성공을 거둔 회사들은 디지털상에서도 수집품을 제대로 출시해 운영하고 싶어 한다. 대퍼 랩스의 CEO 로함 가레고즐루는 이렇게 말한다.

“디지털상에서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진화를 거듭했고, 스마트계약을 여러 네트워크에서 호환해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 제공자와 개발자, 소비자가 그 어떤 중개인도 거치지 않고 완벽하게 직접 소통하고 수집 게임을 개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셜리는 대퍼 랩스가 다양한 제휴사와 협력해 수집 게임을 개발하고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NBA인데, 미국 프로농구 측은 수집품에 관한 대부분 사항을 대퍼 랩스의 경험과 계획에 맡길 생각으로 보인다. 반면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이 풍부한 유비소프트 같은 회사와 손잡고 만드는 수집품 게임에서는 대퍼 랩스가 직접 개발을 맡아 관여하는 부분이 훨씬 좁을 것이다.

셜리는 어떤 식으로든 온라인에서 ‘내 것’을 분양받아 육성하고 거래해본 경험을 어려서부터 하며 자란 세대가 구매력이 높아질수록 이 분야의 기회가 커질 것으로 믿고 있다.

“현재 자라나는 세대는 어떤 것을 교환하더라도 얼굴을 보고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온라인상에서 디지털로 물건과 가치를 교환하는 데 더 익숙한 세대입니다.”

* 기사를 쓴 브레디 대일 기자는 곧 출산 예정인 고양이 두 마리를 포함해 크립토키티 다섯 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