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은행들 암호화폐 스타트업 계좌 발행 거절 못한다

새 암호화폐 법률 5~6월 제정 전망…관련 기업에 증명서, ‘비자’ 발급

등록 : 2019년 4월 29일 10:00 | 수정 : 2019년 4월 29일 10:11

Banks Can’t Snub Crypto Startups Thanks to France’s New Blockchain Law

파리 블록체인 위크 홍보사진. 사진=Wachsman PR

선진국 중에서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업에 관한 프랑스의 접근 방식은 가히 아방가르드라고 부를 만하다.

프랑스 금융감독원(Autorité des Marchés Financiers, AMF)이 작성한 규제 프레임워크 초안이 대표적이다. 프랑스 금감원은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마주하는 고질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바로 주거래 은행은 커녕 은행 계좌도 열기 힘든 스타트업들의 현실에 손을 내민 것이다.

새로운 법률에 따르면 규제를 지키기로 하고 노력하는 기업들은 은행 계좌 개설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는 미국과는 크게 다르다. 미 규제 당국은 은행들에게 “평판이 깎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디지털 화폐 관련 기업들에 예금 계좌를 열어주지 말라고 암묵적으로 권한다.

프랑스 금감원의 핀테크, 혁신 및 경쟁력 부문을 이끄는 도미띠유 데세틴은, 적절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암호화폐 기업들의 간곡한 요청을 정부 당국이 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총괄해 온 데세틴은, 프랑스 정부와 입법기관이 규제 당국의 관리를 받는 한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히려 앞으로는 스타트업에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는 은행은 규제 당국이 이유를 물었을 때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계약 자체는 어디까지나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은행 간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내용은 정부가 간여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관리를 받는 기업에 계좌 개설을 거부할 경우에 은행은 금감원에 정당한 사유를 밝혀야 한다.”

데세틴은 몇 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에 대한 은행들의 태도가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자금이기에 그런 플랫폼에 계좌 개설을 꺼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 법률은 ‘모든 종류의 크고 작은 은행’에 계좌 개설 의무를 지운다.

은행 계좌 개설 의무 조항은 지난 11일 프랑스 의회에서 최종 검토에 들어간 포괄적인 블록체인 법안(PACTE)의 일부다. 프랑스 정부는 PACTE 법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법률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며, ICO 프로젝트, 거래소, 수탁업체 등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프랑스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비자’ 를 받을 수 있다.

파리에 있는 법무법인 시몬스앤시몬스의 파트너 변호사 에밀리앙 베르나르 알지아스는 프랑스 의회와 친 암호화폐 성향의 의원들이 꽤 오랫동안 암호화폐 기업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PACTE 이전에는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프랑스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이 계좌 개설을 거절하려면 프랑스 규제 당국에 이유를 설명해야 하므로, 아마도 그런 상황은 피하려 할 것이다.”

 

줄을 서는 기업들

이 법안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달 중순 파리에서 열린 블록체인 서밋에서 프랑스의 브루노 르마리 재무장관은 유럽연합을 상대로, 프랑스의 법안을 “암호화폐 자산을 규제하는 공동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표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증명서 발급 등을 위한 공식 신청 절차 관련 발표는 여름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금감원의 데세틴은 크고 작은 거래소를 포함해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사 20~30곳이 이미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포함해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가 신청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선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예를 들어 후오비가 이 라이선스를 원한다면 신청할 수 있다.”

데세틴은 앞으로 몇 달 뒤 법령이 발표되면 법의 효력이 발생한다면서, “5월, 늦어도 6월에는 법이 제정되기를 희망한다. 9월부터는 ICO도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중개인 라이선스는 연말이나 그 전에 마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데세틴은 프랑스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비자를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둔것은, 빠른 변화 속에서 혁신을 가로막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규제 프레임워크에 맞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도 있다”며 “이를테면, 완전히 탈중앙화된 프로젝트는 특정한 기업이 바탕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일하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나르 알지아스도 새로운 규제는 통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산업의 진흥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같은 분위기에는 공감했다.

“PACTE 법과 금감원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선택사항인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기업들이 신뢰감을 쌓고 새로운 고객과 파트너를 찾는데 라이선스가 도움이 될 거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 방법은 놀랍도록 효과를 보고 있다. 9월 이후에나 발급하기 시작할 예정인 라이선스를 받고 싶다는 외국 암호화폐 기업만 이미 수십 개가 넘는다.”

 

자금 관리

이 법안 덕분에 약 2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보험 자금을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PACTE 법은 헤지펀드와 동등한 특수전문펀드(specialized professional funds)가 생명보험사들을 대신해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프랑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큰 변화가 아직은 요원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법무법인 크라머 르방 나프탈리 & 프랑켈의 파트너 위베르 드 보플란은 새로운 법 덕분에 생명보험사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론적일 뿐”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드 보플란은 암호화폐 자산을 위한 기관 등급 수탁 솔루션의 부재 등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EU 규제(대체투자펀드, Alternative Investment Funds, AIF)는 물론 프랑스 법률 하에서도 이미 특정 펀드는 암호화폐 자산을 포함해 블록체인에 등록된 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사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자 한다면(이는 이미 허용되어 있다), AIF나 FPS 펀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수탁 펀드는 암호화폐 자산을 보관할 준비가 아직 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곧 그러한 시도가 생겨나리라 생각한다.”

소시에떼 제네럴의 자회사는 최근 퍼블릭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에서 토큰 형태로 채권(커버드 본드)을 발행했다.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소시에떼 제네럴이 단독 투자자이기는 했지만 다른 채권과 상환 우선순위가 같다고 한다. 이는 차후에 소시에떼 제네럴이 증권 거래소에 채권을 판매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소시에떼 제네럴이 블록체인을 유효한 증권 기록 시스템으로 인정한 2017년의 프랑스 법령을 활용해 채권을 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법은 프랑스의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펀드가 관리하는 자산의 최대 20%를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해 ICO 참여를 장려한다.

ICO에 관한 프랑스의 접근 방식은 증권의 정의가 훨씬 더 포괄적인 미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증권거래위원회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이 모든 ICO는 증권이라고 말했던 유명한 사례가 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증권의 정의가 좁고 명확히 정의된 금융 파생 계약이나 주식, 채권 또는 펀드 등의 상품을 의미한다.

데세틴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프랑스에서는 ICO에서 발행한 토큰이나 암호화폐 대부분이 증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요약

  • 프랑스가 새로운 암호화폐 법을 통해 규제를 받는 모든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가 은행에 계좌를 열 권리를 부여했다.
  • ICO 프로젝트, 거래소, 수탁업체 등 암호화폐 관련 기업은 증명서나 ‘비자’를 받을 수 있다.
  • 새로운 암호화폐 관련 법은 프랑스 생명보험과 사모펀드가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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