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암호화폐 규제가 블록체인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등록 : 2018년 8월 13일 11:35 | 수정 : 2018년 8월 15일 12:27

한겨레 자료사진

 

올해 3월 G20의 중앙은행장과 재무장관들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여 국제 무역에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논의했다. 의제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확산되고 암호화폐 시장의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정부 감독 기관과 정계가 주목하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 문제가 포함되었다.

그때부터 G20은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을 줄이고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적인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 규정을 만들기 위한 집중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이 분야의 많은 기업가와 투자자가 정부의 감독에 따른다는 것 자체가 미래의 성장을 저해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쪽이 참여해서 협력하면, 주요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의 채택을 촉진하고 더 많은 기관 투자가의 참여를 유도하는 급변점(tipping point)을 앞당길 수 있다.

중앙은행장과 재무장관들이 올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암호화폐를 논의하기로 예정되었고, G20 정상회담이 11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좋든 싫든 G20 회담 결과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지금부터 회의 개최 전까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정부와 기업가 사이의 장기적 관계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총재이자 G20 금융안정위원회 의장인 마크 카니(Mark Carney)가 지난 3월에 언급했듯이 블록체인은 “금융 시스템과 경제의 효율성과 포괄성을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적 포럼

G20은 원래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겪은 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의 포럼으로 시작됐다. 이후 G20은 주요 경제 현안을 다루기 위한 해당 국가 원수들의 협력 기구로 진화했다.

2009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대침체(Great Recession)의 결과로, G20은 금융 불안정을 방지하고 이에 긴밀하게 대처하기 위해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를 만들었다. 금융안정위원회는 설립 초기부터, 세계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하고 올바른 경제 관리 정책을 장려하기 위해서 창설된 자발적 국제 규제 체계인 바젤협약(Basel Accords)을 통해서 은행 감독 규정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G20이 금융안정위원회와 더불어 전 세계적 규제 체계로 가장 적합한 이유는 첫째, 가장 관련 있는 이해당사자와 결정권자가 모이는 기구이고, 둘째로 다국적 규범을 만들 수 있으며, 셋째, 암호화폐와 그것이 여러 분야에 끼치는 영향을 이미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규제 체계건, 입법을 추진하고 국내 고려 사항의 균형을 맞출 정치적 힘을 가진 국가수반, 좋은 정책을 입안하고 법을 시행할 기술적 역량을 가진 재무 및 경제 장관, 그리고 상업 은행의 감독에 막대한 영향을 가진 중앙은행장의 협력이 필요하다.

부수적으로 G20은 세금 회피, 자금세탁, 그리고 투자자 보호 같은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규제 체계가 여러 나라 사이에 원만하게 적용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규제 체계는 기업이 지리적 이점을 이용, 법망을 회피해서 규제 차익을 노리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G20 회원국과 금융안정위원회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이미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 주의하고 노력하는 분위기가 G20에 조성되어 있다.

의제

각 나라는 암호화폐와 연관 분야를 규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포괄적인 규제 체계가 나오기까지는 아마 몇 년이 더 걸리겠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G20과 금융안정위원회가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문제는 암호화폐를 실질적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스위스가 연방 금융시장 감독국(Swiss financial market supervisory authority, FINMA),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증권 기구(Israeli Securities Agency)를 통해서 암호화폐를 결제 토큰, 유틸리티 토큰, 자산 토큰으로 분류하는 등 여러 나라가 암호화폐의 성격을 정의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를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 작업은 기업가와 투자자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확고한 기준을 마련해줄 것이며, 정부도 규제를 운영하고 집행하는 데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한편,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관점은 영국 금융감독원(FCA, Financial Conduct Authority)이 핀테크에 적용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Sandbox)의 유용성에 힘을 실어준다. 암호화폐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면 발생할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샌드박스를 이용,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해서 일본이 보여준 리더십은 칭찬받을 만하다. 일본 금융청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암호화폐가 주류가 되도록 돕기 위해서 거래소의 면허 취득을 강제하고, 자율규제기관과 협력해서 감독을 강화한 바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이 어떻게 암호화폐를 처리할지, 정부가 어떻게 세금을 징수할지 파악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또한,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고객신원확인(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준수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다.

산업에 끼칠 영향

앞에 언급한 몇몇 문제점은 일괄적으로 묶어 G20이 채택한 은행 규제와 같은 조처를 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명소인 스위스 추크(Zug)와 몰타의 발레타(Valletta) 지방의 이름을 따서 바젤 협약과 비견될 만한 추크 혹은 발레타 협약을 만든다고 가정하자. 이 협약을 통해서 여러 나라가 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암호화폐 규제를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하는 자발적 규제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화된 규제로 인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강화된 규제는 업계 이해당사자의 협력을 받고, 더 넓은 시장을 대비해서 위험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대기업 사용자의 블록체인 채택을 촉진하고 기관투자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

많은 대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과 잠재적인 활용 사례를 이미 연구하기 시작했다. 규제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 상장 회사의 내부 및 외부 규정 준수에 따른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고, 결국에는 블록체인이 전통적인 에스 곡선(S-curve)을 보이며 본격적인 성장기를 열 수 있다.

업계 이해당사자들은 규제 당국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가와 정부가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규정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한 G20의 규제 체계야말로 장기적이고 창의적인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끌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조처일 것이다.

 

* 글을 쓴 조나단 파딜라(Jonathan M. Padilla)는 칭화대의 슈와츠먼 스칼러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동 대학원에서 “신경제를 위한 새로운 규정: G20을 위한 암호화폐 규제 제안”이라는 논문을 썼다. 저자는 주요 전자상거래 및 천연자원 회사에서 블록체인 자문위원을 지냈고, 행정 및 정치 분야 경험이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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