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머스크,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 가동

등록 : 2018년 8월 14일 13:06 | 수정 : 2018년 8월 15일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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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과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Maersk)가 자신들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물류 플랫폼에 ‘건장한 선원들’을 모집했다. IBM과 머스크는 양사가 공동개발한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에 총 94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지난 1월 머스크에서 분사한 물류 플랫폼의 이름은 트레이드렌즈(TradeLens)로 정해졌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의 규모 덕분에 트레이드렌즈에는 다양한 해운 관련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다수의 항만 운영사와 세관, 물류 회사, 심지어는 경쟁 해운사인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까지 가입해서 플랫폼을 시험해왔다.

트레이드렌즈는 이제 파일럿 단계를 마치고, 연말까지 본격적인 운용에 앞서 얼리어댑터 프로그램(early adapter program)을 통한 시험 운용을 시작한다.

또한, 트레이드렌즈가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플랫폼임을 강조하기 위해, IBM과 머스크는 마케팅 전략을 수정, 자신들의 공동 물류 플랫폼 프로젝트를 합작 투자(joint venture)가 아닌 “합작 협업(joint collaboration)”이라고 명칭을 변경했다.

머스크에서 글로벌 물류 디지털화 사업을 이끄는 마이클 화이트는 “물류 플랫폼을 출범하면서 머스크나 IBM에 특화된 솔루션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IBM은 기술에 함께 투자했고, 지적 재산권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 현재 주주로 등재된 건 두 회사뿐이지만,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에 이 물류 플랫폼이 개방되어 있다고 화이트는 강조했다. 합작 투자라고 언급한 머스크의 언론 발표와는 달리 화이트는 “합작 투자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IBM 대변인은 초기의 49:51 지분 분할은 양사가 앞으로 함께 마케팅을 벌일 협업 관계에서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의 의견을 존중한 조처다. IBM 대변인은 또 IBM과 머스크 양쪽 모두 트레이드렌즈 플랫폼 사용권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자가 고객과 계약을 맺은 뒤, 파트너와 계약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각종 수수료와 수입을 거두는 구조이다.

이 새로운 모델을 통해서 양사는 시장에 더욱 빨리 진입할 수 있고, 이전에 계획했던 합작 투자보다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IBM 측은 설명했다.

 

공통된 언어

트레이드렌즈는 리눅스 재단의 오픈 소스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사용하는 IBM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자연히 다른 IBM 및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와의 연계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IBM의 글로벌 무역 담당 부사장 토드 스캇은 말했다.

“고객이 원한다면 두 개의 서로 다른 블록체인 – 예를 들면 트레이드렌즈와 IBM의 식품 공급망 푸드트러스트(Food Trust) – 간에 데이터 교환을 아주 쉽게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설계했다.”

이런 개방형 물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트레이드렌즈는 자사의 개방형 선적 API를 비롯해 유엔의 무역촉진 및 전자거래 표준 제정 국제기구(UN/CEFACT)와 오픈쉬핑(OpenShipping.org) 같은 선적 표준 기구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을 업계에 제안하고 있다. 스캇은 이렇게 설명했다.

“국제 표준 기구들과 공동 작업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외에도 우리가 보유한 API는 125개 가까이 된다. 이 기술을 개발자 커뮤니티에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자신의 고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스캇의 말을 업계 모든 사람이 상생을 꾀하는 훌륭한 제안으로 선뜻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제무역어음협회(International Trade and Forfaiting Association, ITFA)의 션 에드워즈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IBM과 머스크야 ‘우리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우리 시스템을 쓰는 자들만 받아들이겠다.’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유럽 법인의 법무팀장이기도 한 에드워즈는 업계의 표준 시스템 채택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모두가 참여하는 범용 무역 네트워크(Universal Trade Network) 같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에드워즈는 트레이드렌즈가 디지털화하고 있는 물류 프로세스와 관련이 있는 은행용 무역 금융 블록체인 솔루션들을 언급하면서, 소비자가 서로 다른 암호를 써서 여러 시스템에 접속하듯이 은행과 기관도 여러 플랫폼 위에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이질적인 기반 기술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표준이 만들어지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압도적인 규모로 인해서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방식이 등장하는 두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같은 회사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HSBC의 참여

물론, 트레이드렌즈 홀로 이 경쟁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전 세계 190개국 150만 개 회사를 연결하는 공급망 결제 플랫폼 트레이드시프트(Tradeshift)가 이미 정착된 가운데, 은행 업계의 거인 시티그룹(Citigroup)이 물밑에서 분산원장기술(DLT),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인공 지능 기술을 망라한, 무역금융과 공급망이 결합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트레이드렌즈는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머스크의 자회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들의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우려에 대해 화이트는 트레이드렌즈에서 일하는 머스크 팀은 해운 컨테이너 비즈니스인 머스크 라인(Maersk Line)이나 물류회사인 댐코(Damco)의 영리 활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법인에 소속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 보호조치 외에도 트레이드렌즈의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고 화이트는 덧붙였다.

“다른 해운사의 민감한 정보는 별도의 노드에 보관된다. 따라서 A 해운사는 B 해운사와 C 해운사의 정보를 볼 수 없다.”

블록체인의 상호운용성과 관련한 트레이드렌즈의 다음번 행보는 위트레이드(we.trade)나 바타비아(Batavia) 같은 IBM 블록체인과 하이퍼레저 기반의 무역금융 블록체인이 목표가 될 것이다.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일지 모르지만, 모든 기술과 프로세스를 망라하는 플랫폼을 상상해볼 수 있다. 무선주파수인식(RFID) 추적기가 어떤 사물의 접근을 탐지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거나 서류에 서명이 되는 등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무역 금융과 관련해서 IBM은 트레이드렌즈의 92개 파일럿 협력사 중에 은행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했지만,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코인데스크의 취재 결과 HSBC는 “트레이드렌즈를 두 차례 만났고, 플랫폼 출범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트레이드렌즈가 순항하는 가운데, IBM과 머스크 양사는 무역 금융 은행과 해운 보험사 등을 추가로 유치하면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화이트는 플랫폼의 미래를 낙관했다.

금융 기관과 보험 회사를 포함한 많은 다양한 산업 기관이 우리 플랫폼을 활용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