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별 블록체인 사업 총정리

등록 : 2019년 7월 4일 18:00 | 수정 : 2019년 7월 4일 18:18

정부가 암호화폐 사업을 규제하는 상황에서 라이선스 사업자인 은행이 할 수 있는 블록체인 사업은 많지 않다. 하지만 페이스북, 카카오 등 거대한 플랫폼을 가진 IT 회사들이 금융업에 꾸준히 진출하는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디지털 전환’ 구호 아래 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을 모아봤다. 암호화폐 관련 사업보단, 분산원장을 활용한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출처=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

국내 은행 중 블록체인 관련 인력 규모가 가장 크다. 글로벌디지털센터 아래 블록체인팀(8명)이 있으며, 지금까지 약 100개의 국내외 블록체인 사업모델을 검토했다. 이중 은행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추린 후, 블록체인 관련 특허 47개를 출원했다.

1. GLN
하나금융그룹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은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이라는 이름의 국제 지급결제망이다. 전 세계에 가맹점을 보유한 비자, 마스터카드의 지급결제망과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쉽다.

단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염두하고 추진 중이며, 신용카드가 아닌 QR코드 등을 활용한 간편결제 방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7년 8월 국제 컨소시엄을 만들었고, 그해 11월 블록체인 기술의 개념증명(POC)을 마쳤다.

지금까지 14개 국가에서 57개 기업이 GLN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지난 3월엔 대만 제휴사인 타이신 은행과 함께 GLN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멤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선불전자지급수단인 ‘하나머니’를 충전하면, 대만 내 가맹점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다만, 아직 GLN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지는 않아 국제은행간 송금망인 스위프트(SWIFT)망을 사용하고 있다. 제휴사쪽에서도 블록체인 망에 대한 기술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양국에서 법제도 완비돼야 하기 때문이다. 즉 아직은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국제 결제망이다.

이성웅 KEB하나은행 글로벌 디지털센터팀장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이성웅 KEB하나은행 글로벌 디지털센터팀장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2. 고려대 학생증 발급
KEB하나은행은 고려대 학생증카드 발급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목표는 2019년 연내 도입이다. 고려대가 학적부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은행과 공유하면, 학생증 발급 기간을 2주에서 2~3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3. 블록체인ID 인증 서비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ID 인증 플랫폼’을 하이퍼레저 패브릭으로 구축 중이다. SK텔레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LG유플러스 등 5개 업체가 노드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모바일 블록체인 신분증 구조. 이미지=SKT


 

출처=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2017년 7월 디지털전략본부 내 블록체인랩(5명)을 만들었다. 2019년에는 블록체인 활용한 수익모델을 상용화하고, 2020년부터 해당 서비스의 플랫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병설 디지털R&D센터 블록체인랩 수석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발표한 신한은행의 블록체인 사업 자료.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유병설 디지털R&D센터 블록체인랩 수석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발표한 신한은행의 블록체인 사업 자료.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1.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
증명 서류를 블록체인에 올려 은행과 공유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2019년 5월 의사 대상 대출상품인 ‘신한 닥터론’에 우선 적용했다. 기존에는 대출 신청한 의사가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정회원임을 확인 받는 과정이 2~3일 걸렸으나 이젠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의 고려대 학생증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2. 장외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신한은행은 2018년 11월 이자율 스와프 거래에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은행과 금융기관이 계약을 체결할 때 필요한 체결 정보의 확인 과정을 자동화했다. 현재 중개회사 2곳이 참여하고 있다.

3. 골드인증서
은행에서 골드바를 사면 종이 보증서를 함께 준다. 신한은행은 2016년 8월 이 보증서 정보를 블록체인에도 저장해, 종이 보증서를 잃어버려도 골드바를 인증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4. 그룹 통합인증 올패스(가칭)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 한 곳에 로그인하면 그룹내 나머지 앱에서도 자동 로그인되는 서비스다. 2019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올패스를 향후 16개 은행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인증서비스 ‘뱅크사인’과 결합할 계획이다.

5. 블록체인 회사 투자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블록체인 개발사 블로코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블로코는 2015년 신한금융그룹이 운영하는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 1기였고, 그중 최우수 업체로 뽑혔다. 신한은행은 올패스를 블로코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6. 지역화폐
신한은행은 2018년 8월 KT와 지역화폐 등 블록체인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신규 사업에 KT가 개발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7. 해외송금, 무역금융 서비스
리플의 해외송금 플랫폼 ‘엑스커렌트(xCurrent)’를 활용한 해외송금, 그리고 무역금융의 기술 검증과 관련된 파일럿 테스트를 마쳤다. 그러나 비용과 수익성 문제 등으로 상용화하지 못한 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8. 디지털 자산 보관서비스
고객의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의료정보, 신용정보 등)을 보관해주는 모바일 금고 서비스다. 이더리움 기반으로 2018년 5월 파일럿 테스트까지는 마쳤으나, 지금은 디지털 자산이 암호화폐밖에 없어서 상용화하지 않았다. 유병설 디지털R&D센터 블록체인랩 수석은 “마이 데이터가 디지털 자산화 되면 나중에 적용해보려고 유관 부서와 협의 중”이라며 “향후 각광받는 수탁 서비스로 연계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유병설 디지털R&D센터 블록체인랩 수석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발표한 신한은행의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유병설 디지털R&D센터 블록체인랩 수석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발표한 신한은행의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빨랐고 암호화폐를 대하는 태도도 과감했다. 블록체인이 널리 알려지기 전인 2015년 11월 코인플러그와 문서인증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연계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과 디지털 화폐 발행도 계획했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한 서비스는 없다. 현재 디지털전략부 내 신사업추진팀(6명)이 블록체인을 포함한 신사업을 연구, 개발 중이다.

1.위비코인
2017년 8월 한창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즈음 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현 아이콘루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7년 말까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위비코인) 발행, 사용과 충전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한 후, 해당 기술을 적용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8년 1월 우리은행은 LG CNS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얼마 후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내 상점 등에서 위비코인을 시범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위비코인은 선불충전방식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암호화폐)이다. 하지만 추진 과정 중에 정산은행이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됐고, 위비코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기술인 블록체인으로 코인 발행, 사용, 정산이 가능한지 파일럿 테스트한 결과, 기능성과 안전성은 문제 없었다”면서도, “기존 기술을 대체하여 구현할 만큼의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상용화 서비스 구현은 유보했다”고 말했다.

2.리플 해외송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017년 12월 일본 SBI 금융그룹과 리플랩스의 합작법인인 ‘SBI 리플 아시아’와 제휴를 맺었다. 리플 플랫폼인 엑스커런트를 통한 해외송금 기술 검증도 마쳤다. 하지만 비용, 사업성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일 간 파일럿 테스트는 정상적으로 완료했으나 송수신 대상인 일본 측 사업 환경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아 유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들이 사용하는 스위프트 망엔 전세계 200여개국 1만1000개 금융기관이 참여하지만, 리플넷은 2019년 1월 기준 200개를 겨우 넘었다.

3.블록체인ID 인증 서비스
우리은행은 KEB하나은행 등과 함께 SK텔레콤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ID 인증 플랫폼’의 노드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출처=KB국민은행 제공

출처=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1.마곡페이
우리은행과 논의되던 위비코인 대신 LG사이언스파크에 도입된 디지털화폐가 마곡페이다. 이용자가 마곡페이로 결제하면 국민은행이 결제금액을 현금으로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1월 LG그룹과 블록체인, AI 등 신기술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인프라 설계’를 첫번째 과제로 선정했다. 단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암호화폐’ 사용은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마곡페이는 LG 사이언스파크 주변 상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오는 8월에는 LG 전 계열사로 확장 서비스한다. 향후엔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LG CNS와 KB국민은행은 분양권, 회원권 등을 디지털 토큰화해 온라인에서 당사자 간 직접 거래 또는 유통을 하는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딜라이트(DELIGHT)도 준비하고 있다.

2.디지털자산 수탁
KB국민은행도 신한은행처럼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블록체인 스타트업 아톰릭스랩과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톰릭스랩은 암호기술인 ‘다자간 보안 컴퓨팅(Secure MPC, Multi-Party Computation)’를 활용해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탁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출처=NH농협은행

출처=NH농협은행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2019년 1월 디지털R&D센터를 신설하면서 그 아래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를 담당하는 디지털기술파트(4명)를 만들었다. 신기술을 은행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초기 단계다.

1.P2P 금융 원리금수취권증서

‘원리금 수취권 증서’는 P2P 투자 종료시 투자자가 받을 원금과 이자가 적혀 있는 문서다. 지금까지는 P2P 금융사가 이메일이나 팩스로 투자자에게 전달했으나, 이 문서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P2P 금융사, NH농협은행이 공유한다.

투자자는 NH스마트고지서라는 NH농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푸시서비스)을 통해 증서를 조회할 수 있다. 현재는 NH농협은행 API를 이용하는 P2P금융사 중 팝펀딩과 모우다, 미드레이트가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류창보 NH농협은행 디지털기술파트장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NH농협은행의 블록체인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류창보 NH농협은행 디지털기술파트장이 2019년 6월26일 오픈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NH농협은행의 블록체인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2.계열사간 협업
농협은 농협중앙회 아래 8개의 금융지주, 21개의 경제지주 등 많은 계열사로 이루어져 있다. 계열사간 계약도 빈번하다. NH농협은행은 이런 계약서를 블록체인에 올리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창보 디지털기술파트장은 “금융회사가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건 종이문서 등의 디지털화와 결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2금융권인 농축협 예금통장으로 NH농협은행에서 거래하려면, 계약서를 팩스로 주고받아 예금주 본인확인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걸 디지털로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2016년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핀테크 블록체인 해커톤을 운영했다. 2년 후인 2018년 7월 IBK기업은행은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하고, 그 안에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을 연구하는 혁신R&D센터를 만들었다.

1. 테라와 업무협약
IBK기업은행은 2019년 5월 블록체인 스타트업 테라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술 공동연구를 통한 블록체인 기반 사업모델 개발과 실용화를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창업한 테라는 기업은행의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IBK핀테크 드림랩(Dream Lab)’ 5기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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