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리브라에 첫 반응…금융위 “금융 시스템 안정성 저해 우려”

등록 : 2019년 7월 8일 16:40 | 수정 : 2019년 7월 8일 16:47

출처=리브라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지난달 백서를 공개한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와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다른 여러 나라 정부·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부정적 기류가 읽힌다.

금융위는 지난 5일 ‘리브라(Libra)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내어,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24억여명이 은행예금의 10분의 1을 리브라로 이전할 경우 리브라 적립금이 2조달러를 초과한다”면서 리브라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은행들의 지불 능력이 떨어지고 대출금이 줄어들면서, 해외로 막대한 양의 자금이 이전돼 국제수지가 취약한 신흥 시장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법정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뱅크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리브라를 통해 환전 및 해외 송금에 걸리는 절차가 간소화되면, 국제 자본 이동과 관련한 각국의 정책적 대응 능력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위는 은행을 통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리브라가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금융회사는 리브라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리브라연합) 참여를 거절했다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리브라가 중앙은행의 통화를 대체하거나 기존 법정 통화와 병행해 사용될 경우 각국 정부 통화 정책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소개했다. 리브라로 인해 디지털 결제수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이 촉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금융위는 덧붙였다.

금융위는 리브라가 전통 은행 산업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업자가 고객 자금으로 은행 예금 대신 채권 등을 매입할 경우 은행의 재무 상태가 위축될 수 있다. 또 리브라를 통해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해외 송금이 가능해지면, 2018년 기준 국내 14조원, 전세계 620조원 규모에 이르는 은행의 해외 송금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금융위는 리브라의 상용화 가능성이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수십억명의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과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편리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제와 IT,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28개사와 협회(리브라연합)를 구성해 범용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의 근거로 작용했다.

다만, 금융위는 해당 보고서가 언론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리브라 백서와 국내외 언론 보도 및 해외 동향을 정리한 것일 뿐, 금융위의 공식 의견은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정책 및 감독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도 리브라에 대한 조사 및 심사를 예고하는 등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하원에서는 청문회 실시 전까지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으며, 유럽연합에서는 유로존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G7은 리브라 문제를 전담할 태스크포스 구성에 나섰으며, 일본, 영국에서도 부정적 반응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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