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으로 채굴한다고? “천만에! 우린 청정에너지 산업”

등록 : 2019년 5월 12일 08:00 | 수정 : 2019년 5월 12일 09:45

Bitcoin Miners Send Message at Fidelity: We Run on Clean Energy, Not Dirty Coal

피델리티 채굴 서밋. 출처=피델리티

 

지난주 피델리티 채굴 서밋(Mining Summit)에 모인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암호화폐 산업이 청정에너지의 주역이 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환경적 재난이라는 비판에 정면으로 맞섰다.

5월3일 열린 서밋은 장소부터 남달랐다. 비트코인 채굴에 시험 삼아 투자한 피델리티 응용 기술 센터(Fidelity Center for Applied Technology)는 피델리티의 글로벌 본사가 있는 보스턴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피델리티는 대부분 금융 서비스 기업들보다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인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서비스(Fidelity Digital Asset Services)를 출범했고, 몇 주 안에는 거래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행사가 시작되자 피델리티는 우선 300여 명의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피델리티 랩스(Fidelity Labs)의 혁신 부문 매니저인 주리카 불로빅은 채굴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했다. 그 이후에는 초청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자들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전 세계 전력의 0.26%를 소비해 환경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통념에 반박했다.

솔루나(Soluna)의 CEO 존 벨리제어는 채굴자들이 지속적으로 저렴한 에너지를 찾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나는 모로코에 대형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1차 소비자는 솔루나의 채굴자들이 되겠지만,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모로코의 전력망에 통합된다고 한다.

벨리제어는 비트코인 채굴 덕분에 재생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소가 곳곳에 생겨나면 암호화폐 산업 전체의 이미지가 바뀔 거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으로 인해 거대한 차세대 인프라가 탄생할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소가 여럿 생겨날 것이다. 10년 안에 비트코인에 대한 통념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벨리제어는 채굴로 인해 글로벌 컴퓨팅 네트워크와 새로운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소의 채산성이 높아져, 예전과 달리 정부 보조금이 없어도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 아니라 강물로 발전한다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리서치 부서장 크리스 벤딕슨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은 대부분 중국산 석탄에서 나온다”는 통념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벤딕슨이 이끌고 있는 연구팀은 최근 주요 채굴 지역과 채굴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채굴자들 대부분은 큰 강을 끼고 있는 산지에서 채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재생가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채굴의 48%는 중국 쓰촨성에서 이루어지며, 이곳의 에너지 90%는 재생가능 에너지다. 채굴 12%는 중국 내 기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도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은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당된다.

전 세계에 있는 채굴 지역을 보여주는 코인셰어스의 발표 자료

 

채굴자의 35%는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와 퀘벡, 미국 워싱턴주, 아이슬란드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나머지 5%는 그 외 지역에서 채굴을 진행했다. 대부분 채굴 지역은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이 높고, 특히 수력발전 에너지의 비율이 높았다.

 

채굴 활동이 활발한 지역의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

 

벤딕슨은 또한, 수력발전 전력의 대부분이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수력발전에 쓰이는 댐은 큰 강을 끼고 건설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지역은 보통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낭비되는 유휴 전력을 채굴자들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채굴자 분포에 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했냐는 질문에 벤딕슨은 채굴자들이 직접 제공한 정보가 대부분이라고 답했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다. 채굴자 포럼을 살펴보고, 채굴자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기사도 읽어봤다.”

벤딕슨은 중국 채굴자 커뮤니티의 경우 폐쇄적이고 해외 커뮤니티에서 진행되는 일에 무관심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질문에 기꺼이 대답해줬다고 말했다.

 

낭비 전력 활용법

업스트림 데이터(Upstream Data)의 스티븐 바버 대표는 석유 시추 때 나오는 천연가스(이른바 부수가스)가 저렴하고 즉시 이용이 가능한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석유 회사들은 이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소각해서 제거한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데이터에 따르면 매년 1400억㎥의 가스가 낭비된다.

바버는 업스트림 데이터가 석유 시추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해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바버는 캐나다에 있는 시험용 설비를 통해 이미 연간 1만 톤이 넘는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바버는 “2017년부터 포집한 가스를 사용해 채굴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험 단계에서 45kW의 발전 장치와 비트메인의 앤트마이너 S9 채굴기를 사용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2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업스트림은 석유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의 앨버타와 서스캐처원에 있는 석유 회사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로 진출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텍사스의 소규모 석유 회사가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장에 비트코인 채굴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바버는 덧붙였다.

“석유를 찾아 시추를 했는데, 석유는 나오지 않고 다량의 가스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가스는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석유 회사로서는 가치가 없다. 이때 시추장을 버리고 손해를 볼 바에는 비트코인 채굴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 석유 회사들은 비트코인 채굴 설비를 사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가스를 처리하려면 어차피 비용이 든다. 암호화폐 채굴로 가스를 제거하면 일석이조라는 사실을 잘 설득했더니, 한 석유 회사는 채굴자들에게 가스를 무료로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고 한다.

물론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환경 보호를 최우선순위로 놓고 채굴에 나선다는 뜻은 아니다. 벤딕슨은 “채굴자들은 환경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석 연료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게 되면 비용이 지나치게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히 환경에도 이로운 일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채굴은 가장 저렴한 에너지를 찾는 강력한 동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