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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테크 회사에 싫증 난 분들 계시면 연락 주세요."

코인베이스 부사장 댄 로메로(Dan Romero)가 쓴 이 트윗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거래소에서 나온 보기 드문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수년 동안 다양한 암호화폐 프로토콜을 발전시켜 오긴 했으나 오픈소스 코드와 관련된 작업을 직접 하고 있는 사람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 트윗은 대개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주었다.

암호화폐 개발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회사로부터 스폰서를 받는 데 관심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이런 스폰서십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개발자가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코인베이스와 같은 업계의 대형 스타트업들을 "대형 테크 회사"의 대표적인 예로 보고 있는데, 로메로는 코인베이스를 그와 정반대인 회사처럼 묘사했다는 점이다.

사실 일부에서는 블록체인 업계 내에서 이들 오픈소스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코더들과 실리콘밸리의 사무실에서 상업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주로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들을 판매하는 사람들 사이에 조용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비트코인 코어의 개발자인 루크 다쉬르(Luke Dashjr)가 로메로와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로메로가 이야기했던 포지션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아니며 개발자들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율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후 불만이 가득한 답트윗을 했던 것에서 잘 드러난다.

대신 코인베이스의 경영진이 업무를 지시할 것이며 개발자들이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충돌할 수도 있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일을 하도록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자면, 오랫동안 비트코인 코더였던 다쉬르의 경우에는 라이벌인 비트코인 캐시에 시간을 쓰는 것을 꺼릴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어딘가 동떨어진 이야기를 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업계와 오픈소스 사이의 경계는 계속해서 흐릿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높은 수준에서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오픈소스 공동체들을 지원하는 데 투자하고 싶다. 이 업계의 미래가 대기업보다는 오픈소스에 의해 정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조리 랄로(Jori Lallo)가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그렇긴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로써 우리는 시간을 쪼개어서 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다. 그리고 초기에는 오픈소스를 지원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쓰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초기에 소홀했다는 것은 코인베이스가 쉽사리 털어버릴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트코인 코어의 참여자인 제레미 루빈(Jeremy Rubin)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넓은 범위의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나 기여에 대한 인정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실리콘밸리의 전반적인 문화와 오픈소스 철학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루빈의 말이다.

"이런 측면을 몇 개의 서로 다른 회사들에서 볼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코인베이스가 그중 가장 지독한 것 같다.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들이 일을 해오던 방식도 있는 것이다."

충분치 않다고?

그렇다고는 해도, 랄로는 코인베이스가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로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에 접근했던 사례를 몇 가지 들었다.

예를 들면, 3월 중순에 코인베이스는 코인베이스 프로토콜 팀을 공개했는데, 이 팀의 목표는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들-결제 채널, 지분증명(POS) 블록체인과 경량 클라이언트 등을 관심 분야로 꼽았다-에 기여하는 것이다. 널리 존경받는 비트코인 프로그래머 짐 포젠(Jim Posen)도 이 팀에 합류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코인베이스는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매달 약 2만5천 달러를 기부하는 오픈소스 펀드를 공개했다.

다쉬르조차 코인베이스의 노력이 사업 커뮤니티와 많이 연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나쁘지" 않으며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놓칠 수 있는 통찰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평가한다. 그는 "일반적이거나 이상적인 경우가 아닐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코인베이스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활동이 없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치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루빈은 이런 문제가 단지 하나의 회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루빈은 큰 수익을 내는 블록체인 회사들은 오픈소스 개발자들에게 연구비나 지원비로 각기 수백만 달러씩을 쉽게 기부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은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의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다양한 인터넷 프로토콜과 관련해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갖고 있는 것과 과 똑같은 주장이다.

"이 회사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기에 정말 중요한 다수의 컨퍼런스들도 후원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열린 MIT 비트코인 엑스포에 이들은 후원을 하지는 않고 리크루터들만 여럿 보냈을 뿐이다." 루빈은 이렇게 말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코인베이스가 정말로 오픈소스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런 비판에 답하면서 랄로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시간과 돈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2일 올린 블로그 포스트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회사의 벤처캐피털 부문이 "업계를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전진하게 만들 잠재력을 지닌 초기 단계의 회사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를 다시 생각하기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시간과 돈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블록스트림에서 수석 개발자로 일했던 크리스토퍼 앨런(Christopher Allen)은 이 회사들이 오픈소스 문화에 적응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블록스트림은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전념하는 몇몇 개발자들의 작업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 피고용인에게 개인 프로젝트에 쓸 수 있는 대략 20%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것에 더해 자신이 기여한 기술에 대해 개인의 특허권을 인정함으로써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내가 긍정적으로 고려한 데는 이렇게 오픈소스에 대해 보여준 매우 진보적인 자세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나 자신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다. 제약받지 않고 그 프로젝트들을 계속 진행할 수 있기를 원했다." 앨런의 말이다.

이더리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컨센시스의 창업자 조 루빈(Joe Lubin)은 독립성을 중시하는 문화적 변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센시스는 피고용인들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선택하여 언제 어디서든 그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함으로써 최고의 재능을 가진 개발자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발자를 지키기는 힘들어

많은 수의 선도적인 블록체인들도 재능있는 개발자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보안 스타트업인 비트고(BitGo)에서는 지난 12월 유명 개발자인 알렉스 보스워스(Alex Bosworth)가 그만두었다. 알렉스는 현재 라이트닝 네트워크 구현 작업을 하고 있다.

보스워스에 따르면 대형 테크 회사들, 그리고 현재 대형 암호화폐 회사들의 목표는 애초에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시작한 개발자들의 이상과 충돌하고 있다고 한다.

"테크 회사들은 사용자들을 담장으로 둘러싼 정원에 가두어 제국을 만들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의 필요를 진전시키는 데 무엇이 가장 좋은 방안일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은 사용자들의 필요가 중요하다. 그래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면서 영감을 얻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보스워스의 말이다.

그러므로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개발자들의 작업을 지원하면서 조건을 달지 않는 몇몇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예를 들어, 코인데스크와 이야기한 개발자 중 몇몇은 체인코드랩(Chain Code Labs)을 언급했는데, 체인코드랩은 몇몇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설립자인 알렉스 모르코스(Alex Morcos)와 수하스 대프투어(Suhas Daftuar)가 이전에 월스트리트 벤처에서 번 돈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다. 앨런은 최근 깃허브 블록체인 길드를 시작했는데, 이 길드는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일을 후원하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이니셔티브들에서 나타나는 협업과 자율이라는 특성이 바로 오픈소스 암호화폐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업계가 오픈소스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루빈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의 프로젝트와 운영 스타일을 개발하려는 모험적인 기업가의 자유는 계속되어야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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