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영국 의회에서 곤욕을 치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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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liese Milano
Annaliese Milano 2018년 5월4일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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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영국 의회에서 열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공청회 분위기는 회의론이 팽배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앞서서 설파한 이는 의원들이 아니라 비영리단체 에비던스 베이스드 매니지먼트 센터(Centre for Evidence Based Management)의 디렉터 마틴 워커(Martin Walker)였다.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에서 제품 개발자로 일하기도 했던 워커는 은행 간 결제 시스템인 리플(Ripple)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금융 부문의 비효율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리플이 내놓은 암호 자산 XRP를 겨냥해 비판을 집중했다.

리플 측에서는 규제 당국과의 관계를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 라이언 자고네(Ryan Zagone)가 방어에 나섰다. 또 킹스칼리지 런던에 박사후과정 연구원으로 있는 그라마테이아 코치알로우 박사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자산 이동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스타트업 에버레저(Everledger)의 최고운영책임자 크리스 테일러도 패널로 출석해 영국 의회 재무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먼저 자고네는 리플의 기술 덕분에 금전 거래와 자금 이동 내역을 추적하고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워커는 곧바로 리플이 내놓은 기술이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가 만들어놓은 메시지 시스템보다 딱히 더 나은 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워커는 "결제 과정을 추적하고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거래 당사자가 상황이 바뀔 때마다 이를 기록하고 보고하게 하는 것"이라며, "기존 장부를 블록체인 분산원장으로 바꾼다고 결제 내역을 정리해 올려놓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이를 기록하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워커는 또 서로 다른 통화로 거래할 때 두 통화의 매개 수단으로 XRP를 사용하도록 한 리플의 또 다른 시범 사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그러한 매개 통화로는 대개 미국 달러가 쓰인다. 워커는 이런 매개 통화는 유동성 부족을 완화하는 게 관건인데 XRP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매개 통화라면 유동성이 부족할 때 이를 메워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XRP가 매개 수단이 되려면 누군가 리플에서 필요한 만큼 화폐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리플 가격이 어땠는지 생각해 보라. 불과 지난 두 달 사이에 가격이 80% 빠졌다가 다시 100% 급등하기를 반복했다. 매개 통화로써는 물론이고 지급 결제 수단으로써도 전혀 쓸모가 없다. 암호화폐를 금융 분야에 도입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위험을 떠안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청회에 참석한 관계 부처 장관들도 리플에 많은 질문을 했다. 특히 리플 연구소(Ripple Labs)와 XRP의 관계가 정확히 무엇이냐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스튜어트 호시에(Stewart Hosie) 의원은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물었다.

"사람들은 XRP를 살 때 리플 연구소가 발행한 자산 혹은 화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XRP를 산다고 리플 연구소의 지분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법정 화폐로 교환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대가로 받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돈을 주고 사는 거다. 도대체 XRP를 구매하는 목적이 무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이언 자고네는 호시에 의원에게 이는 "대표적인 오해"라며 곧장 해명에 나섰다.
XRP는 우리 회사(리플)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공개된 오픈소스다. 누구나 보고 쓸 수 있는 공개된 기술인 것이다. 리플은 결제 과정을 현대화하는 데 관심을 갖고 설립한 회사로 우리는 이미 공개된 오픈소스를 개발해 우리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다시 말하지만 리플은 XRP를 만들지 않았다. 리플이 XRP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어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오픈소스 개발자들 가운데 일부가 XRP를 잘 활용해 사업으로 구현한 리플에 보상 개념으로 준 것이다. 리플이라는 회사와 XRP 사이에는 어떠한 직접적인 관계도 없다.

이어 XRP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자리를 잡기 위해 고안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자고네는 리플이 XRP를 기관 투자자들에게만 팔고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들에게 XRP를 간혹 판매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뿐 리플과 XRP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워커는 공청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재무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혁신이라는 달콤한 말에 혹해서는 안 된다. 특히 금융 관련 상품이 혁신적이라고 하면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모쪼록 위원회가 지난날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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