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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오전 7시에 진행 예정인 EOS 메인넷 스냅샷. 이미지 출처: eoscountdown

EOS는 최근 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암호화폐 중 하나다.

EOS의 창업자는 댄 라리머(Dan Larimer). (우연인지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알파벳 EOS를 한글자판으로 치면 '댄'이 된다.) 댄 라리머는 일찍이 2009년 비트코인에 눈을 떠 암호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 비트셰어를 창업했고, 2016년 스팀잇을 만들기도 했다. 댄 라리머는 지난 2017년 6월 26일부터 올해 6월 1일까지 약 1년동안 ICO를 통해 총 10억개의 EOS 토큰을 판매, 시가총액 세계 2위인 이더리움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을 밝히며 EO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OS 재단인 블록원은 현재 약 70만 이더(약 5600억원)를 조달했다. 흔히 EOS는 비트코인(1세대), 이더리움(2세대)에 이어 3세대 블록체인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EOS의 가격이 최근 급등한 것은 6월3일로 예정된 EOS 메인넷 공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ICO는 어떤 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며 자금을 모은다. 메인넷을 공개한다는 건 백서에서 밝힌 구상을 실제 제품(정확히는 코드베이스)으로 출시한다는 뜻이다. 엄청난 자금을 모집하고 거래소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암호화폐들 중에서도 개발이 난항을 겪으며 메인넷 공개를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메인넷을 공개한다는 건 그만큼 해당 프로젝트가 애초 목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메인넷 공개를 앞둔 EOS 커뮤니티가 더욱 시끌시끌한 이유는 선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웬 선거? 블록체인 세계의 동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의아해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PoW(Proof of Work, 작업증명)라는 방식을 통해 거래기록을 담은 블록을 생성하고, 블록을 생성한 참여자(노드)에 대한 보상으로 코인을 지급한다. 흔히 '채굴'이라 부르는 작업이다. 수많은 참여자들이 서로 채굴을 하기 위해 경쟁하는데,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한 참여자가 유리하다. 이때문에 전용 장비를 갖춘 기업형 채굴자들이 등장했다. 컴퓨팅 파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굴을 위해 막대한 전기가 소모된다. 심각한 에너지 낭비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됐다.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라는 블록 생성 방식이 고안됐다. 컴퓨팅 파워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해당 암호화폐를 많이 보유한 참여자(노드)일수록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확률, 즉 채굴 확률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컴퓨팅 파워 경쟁을 하지 않으니 에너지 낭비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PoS 방식은 해당 암호화폐를 보유한 모든 노드들이 블록생성을 위한 검증 절차를 진행하는 만큼 거래 처리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온 게 DPoS(Delegated Proof of Stake, 위임지분증명) 방식이다. 모든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블록생성에 참여하는 대신, 권리를 위임받은 소수의 대표자(대표 노드)들이 블록생성 작업을 맡도록 함으로써 빠른 거래 처리 속도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EOS를 비롯해 스팀잇, 테조스, 비트쉐어, 아크 등이 DPoS 방식을 채택했다.

EOS는 오는 6월3일 메인넷 공개와 함께 블록생성을 맡을 대표 노드를 뽑는 선거를 치른다. EOS 토큰을 보유한 모든 사람들이 유권자다. EOS 재단인 블록원에 따르면, EOS 토큰 1개당 30표를 행사할 수 있다. 모두 21개의 노드를 선출하는데, EOS에서는 이들을 BP(Block Producer)라고 부른다.

전세계적으로 약 89개팀이 BP가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고, 이중 39개팀이 이미 BP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특히 중국 기반의 20여개 팀이 BP 후보자로 나섰는데, 그 중 중국 최대 암호화폐 보유자 겸 투자자로 유명한 이소래(Li Xiaolai)가 지원하는 EOS 그래비티,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가 지원하는 슈퍼노드, 중국 연합체 EOS 아시아, 오라클체인, 완클라우드, 비트피넥스, ViaBTC 등이 막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EOS 물량을 등에 업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체인파트너스(EOSYS)를 시작으로 네오플라이(EOSeoul), 코인원(Coinone Inc), 페이게이트(PayGate), EOS NodeOne 등 총 5개 팀이 BP 후보자 등록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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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EOS BP 후보자들 위치. 이미지 출처: eoscout

 

이렇게 많은 팀들이 BP가 되고싶어 하는 이유는 뭘까?

BP로 선출되면 EOS 메인 블록체인에서 활용될 댑(Dapp, 분산응용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새롭게 생성될 수 있는 서브 블록체인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더불어 EOS 생태계 활성화 및 블록체인 운영에 직접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EOS 재단의 지원을 받아 EOS 블록체인 상에서 운영될 댑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을 엑셀러레이팅하거나, 수수료 등 EOS 블록체인의 정책 등을 결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BP 선출은 6월 3일 오전 7시(eoscountdown 기준) 메인넷 런칭과 함께 이뤄지고, 이때부터 BP들은 EOS 블록을 생성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BP에 당선된다고 해도 영원히 지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메인넷 런칭 이후 2분6초마다 1번씩 새로운 BP 선출이 반복된다. 즉 유권자들은 언제든지 마음을 바꿔 다른 BP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얘기이고, 처음에 BP에 선출되지 못한 팀도 이후를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EOS는 21개의 BP 이외에 100개의 백업 BP도 선출한다. BP가 유권자들의 뜻에 거스르는 행동을 할 때 즉시 탄핵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백업 BP의 수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데, 블록원은 5월 중 EOS 커뮤니티의 의견을 모아 백업 BP의 수와 그들에 대한 보상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전세계에서 3명만이 존재하는 EOS 중재자 중 한명인 이상선씨는 "BP 후보자들은 2분6초마다 선출이 되기 위해서 경쟁을 하게된다"라며 "6월 3일에 ERC20 토큰은 락업(거래 중지)되고, 제네시스 스냅샷을 통해서 EOS 토큰이 기록됨과 동시에 EOS 블록체인이 구축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EOS 중재자는 BP들의 의사 조율과 토론 활성화 등을 위해서 미국, 중국, 한국 등의 EOS 커뮤니티에서 각 1명씩 총 3명이 선출돼 활동 중이다.

이상선씨는 "본격적인 BP 선출에 앞서 초기 EOS 블록체인 런칭을 위해 22인의 임시 BP들을 5월 중순까지 EOS 커뮤니티 내부적으로 임의로 선출하게 된다. 이들은 최초 BP 선출 투표에 참여할 수 없으며, 대신 차후에 투표자들에게 기여도를 인정받아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상선씨 설명에 따르면 DPoS를 위한 EOS BP는 총 21인으로 구성되지만 EOS 메인 블록체인의 최초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 21인의 임시 BP들과 기존 ERC20 기반의 EOS 토큰 보유 정보 등을 기록할 'BIOS BOOT Node' 1인 등 22인이 맡게 된다. 22인의 임시 BP는 투표로 선출될 첫번째 BP가 선출되기까지 활동하게 되며, BP가 선출됨과 함께 해체된다. 단, 미리 선출될 임시 BP에 대한 정보는 디도스(DDoS) 공격 등 사이버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비공개된다.

EOS BP에 도전하는 권용길 네오플라이(EOSeoul) 대표는 "글로벌 각지에서 BP에 참여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라며 "BP 선출은 2분6초마다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적극적으로 밋업을 개최하며 EOS 보유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BP 참여 의사를 밝힌 EOS NodeOne의 류한석 대표는 "EOS NodeOne은 세계 각지의 역량있는 기업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공학박사, 데이터 과학자, 금융 전문가 등이 블록체인과 EOS에 대한 비전에 공감해 하나로 뭉친 팀"이라며 "우리는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가치의 선순환을 추구해 EOS 생태계를 커뮤니티와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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