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포크 남발하는 블록체인은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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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Brody
Paul Brody 2018년 5월9일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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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트앤영 안에서 블록체인 업계에 앞으로 닥칠 가장 큰 위험이 무엇일지에 관해 논의하다 보면 늘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블록체인이 갈라지는 하드포크 문제다. 포크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너무 자주, 너무 많이 포크가 일어나면 결국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공통 기반으로써 블록체인을 만드는 일은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자주 들린다.

이 문제를 좀 더 들여다보기에 앞서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과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의 차이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폐쇄형 블록체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특정 용도나 분야에만 최적화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규모를 늘리거나 더 많은 이들의 거래를 아우르는 대형 블록체인으로 거듭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예를 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원래부터 기업끼리 디지털상에서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런 범용 플랫폼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만 가능하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공개형 블록체인으로 불리기도 하며, 누구나 별도의 승인 없이 참여하고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다.

공통의 단일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회사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안에서 주요 거래처, 사업 파트너와 연결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이 이런저런 계기로 자꾸 갈라지고 나뉘다 보면 프라이빗 체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범용성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퍼블릭 블록체인을 둘로 나누는 것이 정말 코드를 복사해 붙이는 것처럼 간단하고 쉽다 보니, 블록체인 커뮤니티 안에서 뜻을 모으는 데 어떤 난관에 봉착하기만 하면 논란과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너무 쉽게 포크를 택하곤 한다. (게다가 포크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분쟁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암호화폐가 대변하는 실제 자산이 점점 더 많이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되면서 포크는 갈수록 택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부동산, 귀금속, 금, 미국 달러 등 일종의 에스크로 계좌에 기록된 실제 자산은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로만 거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포크를 해 블록체인을 나눴다가는 새 블록체인에서 실물자산 일부를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암호화폐로 어떤 자산을 구매하고 거래할 때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이 무엇이고, 통용하는 암호화폐가 기반을 둔 블록체인으로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 원칙과 기준을 꼼꼼히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검증과 감사 업무를 맡을 외부 회사는 꼼꼼히 기준을 정해 거래 당사자들로부터 동의를 받고 양측을 이어준다. 앞으로는 이러한 매개자가 될 외부 회사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블록체인에 실물 자산의 소유와 거래를 더 많이 기록하고 그 데이터가 쌓일수록, 그 자산의 실태와 거래 내력을 검증하는 일은 투자자의 신뢰를 담보하는 핵심 원천이 된다.

미래에도 블록체인을 둘로 나누고 갈라서는 것은 이론적으로 늘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실제로 갈라서기로 할 때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커져 실제 포크는 지금처럼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 이용자들은 이미 그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를 많든 적든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그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밖의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을 텐데, 블록체인을 나누어 버리면 그 많은 자산의 기록을 한쪽에만 남겨놓을지 일일이 검증해야 한다. 보유한 화폐의 가치가 한순간에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을뿐더러 자산을 어느 블록체인에 기록할지 일일이 검증하는 작업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은 지금부터 꾸준히 실효성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해가면서 의사결정 과정을 다듬기 시작해야 한다. 변화가 생겨도 여기에 잘 대처하고 블록체인에 참여한 이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면서 운영해야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남을 수 있다. 또한, 이용자들도 블록체인이 규모가 커지고 성숙할수록 변화의 속도도 느려지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신뢰를 얻은 기관이 걸어온 역사를 보면 하나같이 천천히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일관되게 안정성을 추구해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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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폴 브로디(Paul Brody)는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EY)의 글로벌 혁신 블록체인 부문 파트장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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