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비판과 옹호는 가라. 친절한 설명, 논리적인 근거로 무장한 블록체인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외나무 다리가 아닌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 만났다.

창간 두 달째를 맞은 코인데스크코리아가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주제로 맞짱토론 3부작을 선보인다. 토론 패널로는 국내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의 공동창업자이자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산파 노릇을 한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와 국내 주식자산을 8000억원 가량 운용 중인 펀드매니저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참여했다. 사회는 코인데스크코리아의 윤형중 기자가 맡았다.

토론은 각 주제별로 3부로 나눠 진행됐고, 각 부의 주제들인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1부), ‘ICO를 허용해야 하는가’(2부), ‘거래소를 어떻게 건전화할 것인가’(3부)를 두고서 열띤 논쟁이 펼쳐졌다. 이번 토론은 그동안 블록체인을 주제로 한 다른 토론보다 한 발짝 더 나간 토론을 지향했다. 그동안의 토론이 암호화폐가 화폐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토론에선 이 두 가지 논점을 워밍업 질문으로만 다뤘다. 김진화 이사는 “비트코인이 화폐냐는 질문 자체가 논의 구조를 왜곡했다. 마치 그 질문은 1995년 정도에 인터넷이 팩시밀리냐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고, 강대권 본부장은 “암호화폐가 그 자체로 화폐가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며 아직 결론을 내리기 섣부르고, 이로 인해 “암호화폐가 화폐냐는 질문이 뫼비우스 띠처럼 이어져 본질적인 논의를 방해한다”고 밝혔다.

워밍업 토론서부터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는 본토론에서도 이어졌다. 김 이사는 “블록체인이 구현하려는 효율성은 거래가 초당 몇 건 이뤄진다는 수준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의미의 효율성”이라며 “데이터가 비가역 불변의 상태로 보존된다는 측면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강 본부장은 “사토시가 개발한 비트코인 자체가 애초에 느리게 설계됐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도 빠른 속도와 분산화가 강한 보안성과 함께 갈 수 없다는 ‘트릴레마’를 본인 스스로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 김 이사는 강 본부장을 향해 “유시민 작가와 똑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채택한 알고리즘의 특성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말했고, 강 본부장은 “비트코인이 채택한 알고리즘인 ‘작업증명’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미래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고, 무조건 지분증명으로 가야하지만, 그것조차 보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몇 년째 개발이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두 패널은 각자의 시각에서 쌓은 전문성으로 팽팽한 논리 대결을 벌였다. 토론을 보다 보면 ‘오라클의 역설’, ‘트릴레마’ 등 전문적인 용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부 토론 말미엔 “블록체인이 왜 인터넷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인가”, “블록체인이 진화하면 사람들이 체감하기에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패널들에게 주어졌다. 김 이사는 “미래는 기계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초연결시대”라며 “블록체인의 중요한 특징인 중개자 없는 합의시스템과 스마트 계약이 초연결시대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강 본부장은 “블록체인이 그리는 미래를 응원하지만,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이를 둘러싼 투기현상이라는 세 가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블록체인이 잠재력이 있다면, 그에 파생된 투기라는 사회현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잘 관리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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