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구원 조주현 수석연구원


블록체인 적용 기업 위한 3단계 접근법


세계 4대 컨설팅 회사로 꼽히는 딜로이트는 지난 5월16일 뉴욕 컨센서스 현장에서 대기업의 74%가 블록체인 기술이 “사업에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4월 미국, 중국, 멕시코,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의 기업 1000여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였다. 전체 응답 기업의 34%는 이미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중이라고 답했고, 41%는 늦어도 내년까지는 블록체인 적용사례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뒤쳐지지 않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위한 검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달리 이미 오랫동안 해온 사업이 있는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블록체인 연구를 맡고 있는 조주현 수석연구원은 대뜸 새로운 사업,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조 연구원은 “기업에서 새로운 아이템이 나와 검토가 진행될 때 보통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얘기하는 게 효율성, 비용 대비 효용이다. 코스트베네핏 이슈가 대부분 먼저 나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따지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소실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3편의 블록체인 관련 보고서를 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여러 기업들의 블록체인 태스크포스 회의나 세미나에 참석해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위해 3단계 접근법을 제안했다.

1단계는 처음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는 “기존 비즈니스 영역에서 어떤 특정 부분, 작은 아이디어일지라도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일부 파트라든가 사업부문을 찾는 게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2단계는 블록체인 기술 하나만 보는 관점을 벗어나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 하나만 어디 적용시키려다 보면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과 한꺼번에 융합돼 아이디어가 도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영역의 아이디어로만 발굴하려면 어렵다. 요즘 기업들을 만나면 여러가지를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보라고 말씀을 많이 드린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 아이디어를 어디에 쓸 것인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전략적인 사업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블록체인 기술의 기반이 정보인 만큼 정보를 내부적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방안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 연구원은 “실제 사업 측면만 아니라 관리나 모니터링 등 업무 프로세스 측면에서 절차가 줄어든다든가 시간이 단축된다든가 효율화를 기대하고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케이스를 최근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 측면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말은 곧 정보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역량을 가지고 기업 내부적으로 분석적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정말 한 번에 신규 비즈니스 차원으로 날아가지 않는 이상 이런 3가지 단계가 실제 기업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될까. 조 연구원은 “일단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자금의 흐름을 동반하는 그런 쪽에 우선적으로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것 같다. 실제로도 무역금융 쪽이 기업 비즈니스 쪽에서 가장 먼저 적용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