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회장

 

게임회사 넥슨이 유럽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공시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올 봄부터 넥슨이 비트스탬프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넥슨은 이를 부인해왔다. 넥슨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바 있다.

넥슨은 지난 5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보고서에서 해외 계열사로 비트스탬프 홀딩스(Bitstamps Holdings N.V.)가 신규 편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넥슨의 지주회사 (주)엔엑스씨의 벨기에 투자법인 NXMH B.V.B.A.가 지난 2월1일 벨기에 법인 비트스탬프 홀딩스를 설립(지분 99%)했다. 넥슨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엔엑스씨는 김정주 회장과 가족이 98.2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고, 이 회사는 NXMH B.V.B.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넥슨은 비트스탬프 홀딩스의 업종을 지주회사라고 밝혔다. 이 회사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비트스탬프는 2011년 8월 유럽에 설립된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다. 애초 슬로베니아에 법인을 설립했지만, 이후 영국을 거쳐 지금은 룩셈부르크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 달러(USD)와 유로(EUR) 입출금이 가능하고, 비트코인(BTC), 라이트코인(L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비트코인캐시(BCH)를 거래할 수 있다. 코인마켓캡 정보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약 5200만달러(약 580억원) 규모다.

넥슨은 또 위의 보고서에서 비트스탬프 홀딩스가 지난 4월25일 일본 회사인 비트스탬프 재팬(Bitstamp Japan Co.,Ltd)을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여러 나라의 거래소를 인수해 국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자금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엔엑스씨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엔엑스씨와 그 종속기업의 총 자산은 7조1086억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219억원에 이른다.

지난 4월 넥슨이 약 4000억원에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당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는 "넥슨코리아는 비트스탬프 인수건과 관련된 게 없다. 나 조차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부인했다. 비트스탬프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회사를 해외 계열사로 편입시킨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넥슨은 비트스탬프 인수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엔엑스씨 홍보실은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비트스탬프 홀딩스는 거래소 비트스탬프와는 다른 회사"라고 밝혔다. 비트스탬프 홀딩스와 비트스탬프 거래소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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