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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물이 소유한 캘리포니아 저택의 별칭은 부추 저택(chive mansion)이다. 뒤뜰 텃밭에서 부추가 자라서 그렇게 불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중국 산시성에서 소고기를 파는 도매업자로 일하다가 비트코인에 일찍 눈을 떠 벼락부자가 된 궈홍카이 씨는 갑자기 불어난 재산을 중국 밖에 안전하게 보관하고자 해외 부동산을 구매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홍카이 씨는 지난 4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500개를 팔아 그 돈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로스 가토스(Los Gatos)라는 지역에 약 9,300㎡ 넓이의 저택을 구매했다. 비트코인 차익 거래로 번 돈으로 구매한 롤스로이스도 부추를 심어놓은 작은 텃밭 가까이에 있는 차고에 주차돼 있다.

홍카이 씨는 코인데스크에 “미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비트코인을 팔 수 있고, 그 돈으로 원하는 것을 뭐든지 다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구매한 저택을 “부추 저택”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대량으로 매각하는 데 취약함이 입증된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부르는 은어가 바로 “부추”이기 때문이다.

중국 규제기관들이 중국 내에서 암호화폐를 대대적으로 단속하자, 암호화폐 백만장자들은 자산 다변화를 위해 외국 부동산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암호화폐로 직접 부동산을 구매하고, 홍카이 씨 같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외국 화폐로 바꿔서 은행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을 사들인다.

미국 암호화폐 부동산 스타트업인 슬라이스(Slice)를 만든 이들은 전체 이용자 가운데 1/3가량이 아시아권 사람들이며, 이 가운데는 홍콩 증권 중개업체로부터 토큰화한 자산을 사들이려는 중국 투자자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코인데스크에 설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면 다른 해외 보유 자산처럼 세금이나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홍콩 브로커를 통해 이루어지는 중국인들의 외국 부동산 투자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제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부자들이 갑자기 생겨난 부를 익숙한 방식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데 쓰고 있다.

또 다른 암호화폐 기반 부동산 장터인 프로피(Propy)의 CEO 나탈리아 카라야네바는 “적게는 5만~10만 달러 정도의 구매 요청에서부터 최근에는 300만~400만 달러에 달하는 실리콘 밸리 지역의 부동산 구매 요청도 있었다”고 코인데스크에 말했다.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돈을 국외로 반출하기 쉽기 때문에 홍콩에 은행 계좌를 만들고 사업의 일환으로 포장해 국외로 자금을 반출하는 대신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암호화폐로 쌓은 부가 모이는 곳


카라야네바의 말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부동산이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특히 런던이나 캘리포니아의 베이 에이리어 같은 핀테크 산업 중심지가 인기가 많다.

“스탠포드 같은 좋은 학교가 있는 동네의 주거용 부동산이 수요가 많고, 또 비교적 더 안정적인 국가에 자산을 분산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까지 조회 수가 월 5만 건 정도인 프로피 웹사이트 트래픽의 절반은 중국이 차지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중국 이외 지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톰 데이타 솔루션(ATTOM Data Solutions)이 10년 이상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단독주택의 1/4가량이 융자 없이 현금 거래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중개인들을 위해 구매자와 주택 소유주를 이어주는 스타트업 셋스케쥴(SetSchedule)의 CEO 로이 데켈은 중국 비트코인 부자들이 비트코인으로 직접 부동산을 구매하기보다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중국 투자자들의 열기가 약간 떨어진 것 같지만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같은 도시들은 아직도 인기가 대단하다. 이른바 초갑부 중국인들은 투자 다변화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다.”

투자처를 찾는 큰손들


반면 데켈은 “많은 블록체인 지지자들”이 투자용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매하고 있고, 이로 인해 판매자들이 외국 구매자로부터 암호화폐를 받는 직거래에 점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피같은 플랫폼은 거래와 관련된 각 관할 사법 당국의 제도와 법을 모두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가 생겨난 이유는 단지 탈세 목적이 아니라 합법적인 시장을 이용하기 불편해서일 수도 있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는 과열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카지노 같다”고 평가했다. 또 <로이터>는 주택 개발자들을 위한 보조금 축소 등 부동산 개발 규제가 계속해서 강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부동산 가격이 무려 40%나 올랐다.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은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일찌감치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카라야네바의 말이다.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이들이 중국 사람들만은 아니다. 2017년에 유럽인들은 영국의 미셸 몬 남작 부인이 진행한 두바이의 아스톤 크립토 플라자의 호화 아파트 프로젝트에 비트코인을 대거 투자했다.

암호화폐로 일군 부가 세계적인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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