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

 

이미 6개월간의 냉각기를 거쳤지만, 소매 부문 수요 부진과 우물쭈물하는 기관들, 그리고 블록체인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활동에 비해 여전히 너무 높아 보이는 현재 시가총액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지난 7월 비트코인 가격이 5,700달러를 기록했을 때 이 가격이 올해 비트코인 가격의 최저점이 되리라면서 앞으로는 가격이 오를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전망은 희망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무조건 낙관하는 대신 주의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포물선 모양을 그리며 20,000달러까지 고공 행진을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이 시작된 건 지난 2015년 8월 경이다. 당시만 해도 개당 200달러도 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의 이후 가격 고공 행진은 말 그대로 엄청났고 기록적이었다. 보통 강세장에서도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앞서 올해 초 전망했던 것처럼 올해는 아마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알트코인의 레몬시장(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유리한 위치에 있어 상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시장 구조), 규제를 도입하려는 규제기관과 인프라 성장통 등 여러 가지 환경이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단기 하락 조짐


1월 이후로 비트코인 채굴 해시레이트(hashrate,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초당 연산의 총합)가 세 배로 뛰었고, 이는 엄청난 양의 새로운, 또는 더 효율적인 채굴 장치들이 등장해 채굴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가격 하락과 결합하면 기계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거나 전기를 더 싸게 가져다 쓸 수 없는 채굴자들이 수익성에서 큰 손해를 겪게 된다. 결국, 비트코인 가격은 단 7개월 만에 90% 하락했다(알트코인도 비슷하거나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수익률이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되면,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팔아 매도세를 주도하게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거래량은 뚝 떨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지난 겨울이나 봄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최근의 물량 상승 중 얼마가 쇼트스퀴즈(short squeeze,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급하게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에서 비롯됐는지, 또 얼마가 새로운 장기 구매자들에게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작년에 FOMO(Fear of Missing Out, 상승장에서 오는 기회를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겪은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들었다.


  • 3개월 전에 진행된 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 가운데 “가까운 미래에 비트코인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0.5%도 되지 않았다.

  • 거래 수수료와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비트코인 수익은 작년 가을과 비교했을 때 50% 이상 줄어들었다.

  • 구글 검색 데이터를 토대로 전망해보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비트코인 시장을 되살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다음으로 비트코인 애널리스트, 시장 참여자,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의 평가와 분석을 모아보면 다음 몇 가지 특징을 읽을 수 있다.

첫 번째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2019년 이전에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증권거래위원회가 일단 정해둔 심사 기한인 9월 안에 상장지수펀드가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중 대부분은 가격과 관계없이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증권사들이다. 이들은 매수, 매도 포지션을 적절히 조합해 이익을 낸다. 뮤추얼 펀드나 연금 펀드 등 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자산을 매입하는 성향이 강한 기관들은 현재 비트코인 보관 방식에 확신이 없어 아직 투자하지 않고 있다.

"어떤 네트워크의 유용성 또는 실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과 같다"는 밥 멧칼프(Robert Metcalfe)의 법칙은 특히 초기에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유입돼 실제로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느냐를 측정한다. 이를 토대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가치를 살펴보면(NVM, Network Value to Metcalfe) 현재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뒷받침하기에 너무나 부족하다.

여기서는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세계 각지의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라는 사실에서 대부분 파생된다고 가정한다. 더 많은 사람과 기업이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거래할수록 우리가 디지털 화폐에서 기대하는 유동성과 효용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NVM 비율은 블록체인에서 매일 거래에 참여하는 주소들을 측정해 대략적으로 산정한다.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 같은 회사들에도 비슷한 가치평가 모델들이 생겨났다. 이 회사들의 경우 월간 이용자들의 숫자가 기업 가치와 상당한 연관이 있다.

(NVM 비율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NVM 비율은 예전 주소와 새로운 주소 간의 차이나 거래 금액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스팸 공격을 감가하지 않고, 블록 크기에 대한 제한을 인정하지 않으며, 비트코인을 통해 소량이지만 고가의 콜드 스토리지(오프라인 저장고) 주소에 의존하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기관들의 시장 진입도 고려하지 않는다. 가치평가 모델을 제련하는 작업이 아직 남아있다. 비트코인은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 핵심 가치를 갖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초기 도입 단계에 있고, 따라서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 가치평가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다. 따라서 NVM의 체인상 활동에 기반한 가치평가 방식도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비트코인 거래의 일간 달러 가치가 시가 총액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높거나 낮은지를 측정하는 NVT 비율을 보더라도 비트코인은 과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피난처로서의 비트코인에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굵직한 사건들이 지난 몇 달간 여러 차례 일어났다. 북한의 대실패, 변동성의 급증, 무너지는 중국 주식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들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주의사항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낮아지리라는 전망을 섣부르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예의주시해야 할 사항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우선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지난해 12월보다 60% 이상 하락했다.

  • 3월 이후로 중국 위안화는 달러 대비 8% 하락했다. 내림세가 지속된다면 중국 자본이 피난처를 찾아 비트코인으로 몰려들 수도 있다.

  • 전체 암호화폐에서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옮긴이: 비트코인 우세지수는 50%를 넘었다) 현재 비트코인 생태계는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떤 일이 일어나든 비트코인 우세지수가 급격히 낮아지기는 어려워졌다. 시장도 천천히 이 점을 깨닫고 있다.

  • 2015~2017년까지 이어진 고공 행진은 역사적이었지만,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2011년 말부터 2013년 4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100배 증가했고, 6개월간 조정을 거친 후에 다시 10배로 뛰었다.

  • 가치 투자자들은 (미리 정해진 비트코인 공급량에 따라) 2020년 5월에 채굴하는 블록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를 염두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보상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면 연간 새로 생겨나는 비트코인 양도 전체의 3.7%에서 1.79%로 낮아진다.

  •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승인은 지연되기는 했지만 큰 사건이 될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접근하기 훨씬 더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을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상장지수펀드가 2004년에 승인, 출시된 뒤 금값은 350%나 올랐고, 지금도 그때보다 200% 높다. 2017년의 고공 행진으로 비트코인 인프라 측면에서 기업 활동이 활발해졌고, 보안 업체들은 여러 가지 네트워크 보안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며 가치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결론


시장은 최근의 30개월 동안 계속된 가격 고공행진을 흡수하고 조정할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이는 가격이 더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에 비트코인이 또 한 번 가격 최고점을 갱신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 흐름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낮아질 것이다.

 

*글을 쓴 투르 데미스터(Tuur Demeester)는 경제 전문가이자 개인 투자자다. 이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코인데스크는 투자 정보에 관해 책임지지 않는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