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ICO 정책, 정부와 업계는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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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18년 8월29일 18:55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과 블록체인센터는 8월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형 ICO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김병철 기자.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과 블록체인센터는 8월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형 ICO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김병철 기자.


 

블록체인 업계 "정부가 ICO를 금지해 국부유출이 심각합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허용해야 합니다."

금융위 "미국, 영국은 IC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근데 왜 (그 나라 기업들은) 스위스, 싱가포르에 가서 ICO를 할까요?"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과 블록체인센터(오킴스 법률사무소)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한국형 ICO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다른 나라의 ICO 규제 현황에 대해 업계와 정부의 시각 차이가 매우 크다는 걸 그대로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9월 ICO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많은 한국 기업들은 스위스 추크(Zug) 등에 법인을 세우고 ICO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2017년 6월 보스코인(Boscoin), 2017년 8월 아이콘(ICON), 2017년 12월 에이치닥(Hdac)이 잇따라 추크에서 ICO를 했다. 메디블록은 2017년 12월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ICO를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ICO 규제로 심각한 국부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글로벌코인평가 대표/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는 "제 추정으론 100여개 국내 기업들이 ICO를 위해 해외에 나가있다"면서 ICO로 벌어들인 많은 돈이 현지 세금이나 인건비로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추크에선 스위스인 대표와 임원 3명을 고용해야 하고, 한국인과 현지인 직원 채용 의무 비율이 5대5라며 정부가 ICO를 허용하면 이런 비용이 국내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헌 블록체인센터 센터장(변호사)은 2018년 2분기에 ICO 법인이 설립된 나라를 보면 미국, 싱가포르, 영국 순서라며 "하지만 구성원의 국적을 보면 한국 출신 기업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고 설명했다.

권 센터장은 이어 "싱가포르에서 법인이 ICO를 하더라도 계좌를 만들 수는 없다"면서 "한국에서 계좌를 만들 수 있게 하면, 싱가포르로 가는 중국 사업가를 전부 한국에 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상규 중앙대 로스쿨 겸임교수(변호사)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사례를 소개하며 "ICO 업체가 자율기구를 만들어서 스스로 규제하면 된다"며 "규제가 혁신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 정책을 다루는 금융위원회의 현실 인식은 상당히 달랐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과장은 "전 세계적으로 ICO를 금지한 나라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나라가 있는데, 오히려 블록체인 논문을 제일 많이 발표하는 건 중국, 미국, 영국 순서"라고 말했다.

정부의 ICO 금지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저해한다는 업계 주장에 대한 반론이다. 중국은 ICO를 전면 금지하고 미국은 법을 어겼다고 판단하면 발행 중지 명령, 벌금 등을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업계 전문가들이 스위스 등의 정책을 한국과 많이 비교하는데 "단편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하나 오해하는 게, 스위스, 싱가포르가 과연 자국민에게 ICO를 개방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면서 "그 나라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도 활발하지 않고, 프랑스는 자국민 대상 ICO는 금지하고 해외 투자자는 허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금융위원회의 설명에 대해 정병국 의원은 "스위스와 싱가포르가 우리(2017년 7월 발표하려던 가이드라인)와 똑같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우리 기술자들이 거기에 가서 하느냐"며 "정부가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야 변명이 합당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어떤 예산 지원, 정책보다 규제를 풀어주면 된다. 그게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본다"면서 "문제가 있는 거 다 알지만 그렇다고 다 막아버리면 어떻게 진흥이 되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암호화폐 특구를 만들어서 실험해보자는 주장도 여러차례 나왔다. 정 의원은 "영국은 지브롤터와 같이 특구를 만들어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지금 답을 얻을 수 없다면 제주도 같은 곳에서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에서 법인을 설립해 ICO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형기 볼트체인 대표는 "싱가포르의 법인세 15%도 너무 비싸다"며 특구를 만든다면 그것보다 법인세를 낮춰야 다른 나라 기업까지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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