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발행한 블록체인 기반 채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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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18년 9월10일 11:51
암호화폐 순수주의자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종종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로 할 수 있는 일에 불필요하게 과도한 자원을 소모하는 기술이라고 깎아내린다.

그러나 여러 기업이 비록 대부분 아직 실험 단계이긴 해도 다양한 상황에서 이 분산원장 기술을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실제 화폐와 관련한 분야에 대한 시도 또한 늘어나고 있다. 비록 이들의 시도는 검열 저항성과 탈중앙화라는 이상적인 블록체인 기술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바로 그 덕분에 오히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전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고배를 마시고 개발자들은 퍼블릭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 해결에 빠져 있는 동안 우리는 서로 신뢰할 수 없는 다양한 현실 경제 주체들이 같은 장부를 기록해야 하는 실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미지: gettyimages


 

지난달, 세계은행이 세계 최초로 시도한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세계은행은 호주 커먼웰스은행(CommBank)과 함께 프라이빗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해 1억 1천만 호주 달러(우리돈 8백억 원) 규모의 2년 만기 채권을 모두 일곱 개의 투자기관에 발행했다.

물론 이는 암호화폐 기반 금융 혁신가들이 꿈꾸는 중개자가 없고 개인간 직접 발행이 가능한 증권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채권에서는 호주 커먼웰스은행이 발행인이자 인수인 역할을 한다. 또한, 단 두 기관이 총 네 개의 블록체인 노드를 운영한다.

하지만 세계은행 재무팀의 자본시장, 은행, 지불 분야 운영 책임자인 폴 스네이스는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채권 구매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으며, 많은 시간이 걸리던 계정 조정 과정을 없앰으로써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금까지의 경험만으로도 우리는 기존 시장이 요구하던 기능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발행 비용 절감


이 채권의 완전한 실시간 운용을 위해서는 일종의 디지털 화폐와의 결합이 필요하다. 비록 이 분야에도 조금씩 진전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주요 금융 기관이 디지털 법정 화폐나 스테이블 코인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네이스는 채권 거래에 있어 “최소단위 결제(atomic settlement)”를 가능하게 하는 이 세계은행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 실험을 통해 “기존에 며칠씩 걸리던 결제 과정을 장기적으로 수초 내로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를 통한 절감되는 비용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세계은행은 매년 500~600억 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한다. 이 채권의 인수 비용뿐 아니라 발행 비용과 상대 계약자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세계은행은 저소득 국가의 개발을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블록체인 기반의 채권 발행을 통해 세계은행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다. 저소득 국가의 정부도 이득을 볼 수 있다. 스네이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개발도상국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프로젝트를 위해 융자를 받을 때 이를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기술이다. 비용 절감을 원하는 모든 채권 발행자들은 이 기술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다국가 기관 협력: 드문 블록체인 실험


사실 극히 관료적인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세계은행이 지난해 블록체인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이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앞장서고자 블록체인 랩까지 만든 것은 어쩌면 놀라운 일이다.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나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연합(UN)과 함께 이런 기관들의 노력이 블록체인 기술이 오늘날 금융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려줌으로써 이들 중앙화된 기관을 무시하는 자유주의적 암호화폐 개발자들에게조차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분산원장 기술은 결국 채권, 주식, 실물자산의 선물 등, 단순히 “새로운 자산”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자본 거래의 표준이 되어 수조 달러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국제개발기구들 또한 다른 여느 기관처럼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끊임없는 정치적 요구를 받아야 하는 정부, 그리고 분기별 이익에 반응하는 주주들의 의견에 신경 써야 하는 기업과 달리, 이들 개발기구의 책임자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면이 있다. 스네이스의 팀도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국가 간 지불 실험을 시도했다가 취소한 적이 있듯이 이들은 너무 급진적인 실험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한 다양한 시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물론 이들 모델은 “권위 증명” 합의 기제라는, 매우 협소한 의미의 분산 장부를 사용하고 있지만, 세계은행과 IMF, UN의 사람들은 또한 내게 장기적으로 볼 때 그들이 가격 변동성 문제와 대용량 거래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 완전한 비허가 시스템 또한 효용을 가지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직 태동기에 있으며, 개발자들에게는 새로운 시도를 권장 하는 이 암호화폐 업계에서, 이런 제한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시도 또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밝은 미래


좋은 소식은 이 새로운 세계은행 채권이 발행되고 사용되는 동안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비록 이 채권의 만기는 - 세계은행의 다른 주요 채권이 5년 혹은 10년 만기인 데 비해 - 2년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네 단계가 있다. 바로 6개월마다 이루어질 세 번의 이자 지급과 이자와 원금을 함께 변제하게 될 마지막 단계이다.

특히 스네이스와 직원들은 이 채권이 2차 시장에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더 많은 기관이 이 상품과 관련을 맺는다는 뜻이다. 또한, 캐나다의 TD 증권사가 시스템의 완전 노드를 운영하는 시장 조성자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한 호주 중앙은행이 관찰자 노드를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모든 시도는 세계은행뿐 아니라 각국 정부 및 해당 정부의 금융기관, 그리고 자본 시장에서 이를 거래할 모든 이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분산 시스템이 업계의 표준이 되려면 아직 많은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증권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 조가 물려 있음에도 중개 비용이 매우 많이 들며 신뢰의 위기 및 자산 붕괴를 초래하는 금융 위기 등의 갖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는 매우 환영할 만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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