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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디지털 통화 형태의 유로를 발행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유럽연합 의회 소속의 한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디지털 통화 발행의 기초가 될 핵심 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 전역에서 현금 사용률이 높으므로 현재로서는 디지털 화폐 발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유로 통화 체계에서 현재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CBDC)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

그러면서 드라기 총재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의 핵심이 될 분산원장 기술(DLT)이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유럽중앙은행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 전체에서 발생한 결제 건수 가운데 현금결제 비율이 78.8%로 가장 높았다. 반면 신용카드와 현금카드의 합산 비율은 19.1%로 현금 사용률보다 훨씬 낮았으며, 현금과 카드 외의 결제 방식이 나머지 2.1%를 차지했다. 당시 유럽중앙은행은 “현금 사용이 다른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유럽중앙은행은 분산원장 기술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활용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태국 중앙은행인 타일랜드은행(Bank of Thailand)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의 개념증명 첫 단계를 내년 3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타일랜드은행은 태국 내 8개 금융기관과 손을 잡고 금융기관 컨소시엄 R3가 개발한 기업형 블록체인 코다(Corda) 분산원장 플랫폼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듯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 통화연구소는 디지털 통화와 관련된 특허를 지금까지 40개 이상 출원했다. 이 중에는 암호화폐의 핵심 기능을 기존의 통화 시스템에 연결하는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또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도 현금 사용률이 감소함에 따라 자체적인 암호화폐 개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의 도입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홍콩 금융청이 디지털 통화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6월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CBDC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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