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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스타트업 아이두(Eidoo)가 금 시세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려는 암호화폐 이콘(ekon)을 출시했다. 이더리움 토큰 표준인 ERC-20을 따르는 이콘은 분산 거래소에서 여러 가지 통화로 바꿀 수 있는 지갑에 보관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다른 무엇보다 가장 이목을 끄는 점은 토큰 한 개를 언제나 99.9% 순금 1g과 바꿀 수 있게 가격을 정해놓았다는 점이다. 아이두는 발행한 토큰에 상응하는 순금을 직접 금고에 저장해놓고 비축분을 90일마다 감사받을 계획이다. 아이두를 세운 나탈레 페라라는 대변인을 통해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보안 금고에 저장해놓은 금괴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사람들이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영상 링크를 웹사이트에 올려 이콘을 보유한 이들은 언제나 원하면 토큰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물리적으로 입증할 생각이다."

아이두는 거래소에서 이콘 토큰을 사고파는 데 드는 수수료로 EDO라는 토큰을 받아 수익을 낸다. 페라라는 또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토큰을 실제 금으로 바꿀 때도 소정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4K 순금으로 그 가치가 보장되는 만큼 우리는 보유한 금괴만큼만 토큰을 발행할 것이고, 또 토큰을 사려는 이는 고객파악제도를 비롯해 스위스 법이 정한 규정에 부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이두는 지난해 10월 토큰 판매로 약 310억 원을 모았고, 이후 아이두 앱은 ICO를 진행하는 플랫폼으로 여러 차례 쓰이기도 했다. 이어 아이두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금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날로 치솟는 스테이블코인의 인기

아이두의 발표에 앞서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인기가 이미 치솟고 있었다. 앞서 뉴욕주가 승인한 제미니(Gemini)와 팩소스(Paxos/itBit) 스테이블코인 두 개가 같은 날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미국 달러와 1:1로 교환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만큼 달러를 비축해두었는지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테더(USDT)가 여전히 스테이블코인 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최근 테더 대신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겠다는 거래소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달러 등 신용 화폐 대신 금의 가격에 토큰의 가치를 연동한다는 발상은 스테이블코인 업계에서도 새롭다. 그도 그럴 것이 금의 시세 자체가 그다지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APMEX의 자료에 따르면 금값은 실제로 지난봄부터 150달러나 내렸다가 지난 한 달 새 25달러가 올랐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의 왕천웨이 박사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금값이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기에 녹록지 않은 잣대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를 대체해 금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금값은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 세계 대부분 거래소와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를 일종의 기준 통화로 사용하므로, 스테이블코인을 만든다면 그 기준 통화에 가치를 연동하는 것이 가장 낫다.

왕천웨이 박사는 올해 두 편의 논문을 펴냈는데, 하나는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에 관한 논문이고, 다른 하나는 테더 토큰과 비트코인의 관계를 분석한 논문이었다. 웨이 박사는 암호화폐 보유자 가운데는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거나 덜한 자산을 보유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투자자 몰릴까?

오히려 실제 자산과 암호화폐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을 막는다는 지적이 있다. 암호화폐 기반 부동산 투자가 좀처럼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예를 들어 아펙스 토큰 펀드(Apex Token Fund)의 스캇 호크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은 모든 자산을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블록체인에서 관리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금 상장지수펀드가 아무리 안정적이고 좋다고 해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토큰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두 이용자가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에 대비해 금의 가치와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자산을 어느 한 곳에 맡겨두려 한다면 바로 그 수단이 되어줄 토큰이 있으면 적격이라고 호크는 말했다.

멀티코인 캐피털(MultiCoin Capital)의 카일 사마니를 비롯해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토큰화하지 않았을 뿐 그런 종류의 헤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단히 새로운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 알맹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변한 건 전혀 없다."

다만 이것저것 생겨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대대적인 광고가 실제로 이목을 끌어 효과를 내기도 하는 법이다. 퀼즐랜드대학교의 왕천웨이 박사도 그 점을 언급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 자유주의 학파의 관점에서 본다면 매력이 없지 않은 제품이 될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Brady Dale Brady Dale is a senior reporter at CoinDesk. He has worked for the site since October 2017 and lives in Brookl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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