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겨레 자료사진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리플(Ripple)의 스웰(Swell) 콘퍼런스에서 미래의 혁신적인 기술을 지나치게 규제하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백악관 보좌관 출신의 진 스펄링 리플 이사와 대담을 진행했다. 지난해 기조연설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맡았다.

리플은 최근 들어 규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리플을 비롯한 암호화폐 업체들이 미국 인터넷 발전을 위한 모임(SAIV, Securing America's Internet of Value Coalition)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워싱턴 정가에 블록체인에 관한 로비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모임은 로비 회사에 자금 일부를 리플의 암호화폐인 XRP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펄링과 진행한 질의응답 시간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당면한 사이버 보안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한, 금융 기술에 관한 콘퍼런스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 총기 관련 규제나 외교 정책, 자신이 최근에 펴낸 소설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콘퍼런스의 취지에 집중했던 관객들이라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블록체인 같은 새로운 기술에 시민들이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을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던 1990년대 후반 등장한 전자상거래와 블록체인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 로봇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을 자꾸 개발할수록 이런 새로운 기술에 대해 누구나 똑같이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지고 문제로 대두될 겁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가 돈세탁을 거쳐 테러 단체나 범죄 조직의 자금줄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새로운 기술이 악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성추적 위치확인 시스템인 GPS를 예로 들며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되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했다.
"주의를 기울여 예방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옛날 잣대를 들이대 규제할 수는 없습니다. 자칫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우를 범할지도 모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어 블록체인 기술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소득 계층을 불문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가능성과 미래는 그야말로 엄청납니다. 그러나 여기에 기존의 정치, 경제, 사회 정책을 섣불리 적용하려 했다가는 일을 그르칠지도 모릅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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