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타트업 두 곳이 현재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자동화 봇넷(사용자가 모르게 바이러스 같은 악성 소프트웨어의 통제를 받는 컴퓨터들)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새로운 이더리움 기반 솔루션을 발표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봇이 문제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봇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인간임을 증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박스에 체크를 한다거나, 더 성가시게는 신호등이나 건널목, 혹은 자전거 같은 물체가 있는 흐릿한 이미지를 숨은그림찾기 하듯 뚫어지라 쳐다보고 골라내야 하는 일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물론 자율주행차들이 아무 데나 들이받지 않게 되는 것도 이런 우리의 노력 덕분이지만 말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완전 자동화된 사람과 컴퓨터 판별' 쯤이 되는 캡차(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는 사용자 관점에서도 꽤 성가신 문제지만, 광고가 얼마나 실제 인간에게 노출되고 또 얼마나 봇에게 노출되는지 알 수 없는 기업들에도 심각한 골칫거리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데이터월렛(Datawallet)의 CEO 세라핀 리온 엥겔은 “기업들이 광고 네트워크에 지출하는 비용의 37%가 봇에게 노출돼 허비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데이터월렛은 광고 네트워크 내에 봇이 출현하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 “봇인지 아닌지 정체를 밝혀라(Bot or Not protocol)”라는 새로운 제품을 발표했다. 데이터월렛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또 다른 스타트업인 에니그마(Enigma)와 협약을 맺어 제품을 개발했다.

두 회사는 에니그마의 이더리움상 “시크릿 계약” 프로토콜 출범과 일정을 조율하여 지난 8월에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에니그마의 프로토콜은 3분기 말로 출시 일정이 잡혔다가 지금은 더 연기된 상태다.

데이터월렛은 아직 플랫폼을 출범하지 않았지만, 엥겔의 말에 따르면 4분기를 목표로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두 회사는 봇을 가려내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엥겔은 서너 달 동안 실제와 비슷한 실험 환경에서 파일럿을 운영해본 뒤 이르면 내년 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봇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것


데이터월렛은 서비스를 출범하며 “자기주권 지갑(self-sovereign wallet)”이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생성하는 데이터를 소유하고 이를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계획에 따르면 이 프로토콜은 이더리움을 통해 사용자들이 소셜 미디어나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를 광고회사 등의 기업에 판매할 수 있게 해준다.

퍼블릭과 프라이빗키를 한 쌍으로 사용하는 암호화폐 기술은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데이터의 암호화폐 해시는 블록체인에 포스팅되며, 이때 데이터월렛의 암호화폐 토큰으로 결제가 완료된다. 데이터월렛은 지난 2월에 ICO를 진행해 4,000만 달러를 모았다.

엥겔은 데이터월렛이 개인 신분증명을 포함하는 이 프로토콜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찾다 라이트 버전 솔루션이 웹사이트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엥겔은 봇넷들의 데이터 생성 패턴은 “매우 기계적”이라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봇들이 인간을 따라 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데이터 생성 내역일 것이다. 사람의 활동을 데이터로 뽑아보면 봇들의 활동과 확연히 다른데, 봇들은 예를 들어 한꺼번에 200명의 축구선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식으로 작동한다.”

작년 ICO에서 4,500만 달러를 모은 에니그마는 사용자들이 귀찮은 캡차를 피하려다 개인정보를 노출하게 되는 상황을 예방하는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을 제공할 예정이다.

“'봇인지 아닌지 밝혀라' 프로토콜은 광고 사기나 시빌 공격(Sybil attack, 일종의 네트워크 해킹 공격으로 봇넷을 사용해서 한 사람의 행위를 여러 사람의 행위인 것처럼 속여 서버나 웹사이트, 서비스 등을 마비시키는 공격)을 예방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광고 사기와 시빌 공격 모두 온라인 세상에서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탈중앙화 기술들은 신분 증명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이는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유지될 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이 부분에서 에니그마의 프로토콜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니그마의 공동창립자이자 CPO인 칸 키사군의 설명이다.

엥겔은 프로토콜의 규모를 어떻게 확장할지(그리고 데이터월렛이 제안하는 다른 서비스는 어떻게 확장할지)를 포함한 질문들의 해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엥겔은 “내년 1분기 말 즈음에는 미국에서 월간 사용자가 50만 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더리움의 높은 네트워크 사용료와 제한된 처리량이 상당한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엥겔은 이어 에니그마가 이더리움 외의 다양한 스마트 계약 네트워크에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체인 없이도 프로토콜을 운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더리움상에 초기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일단은 그 정도로 해두자.”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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